메뉴 건너뛰기

close

최순실씨 사무실의 컴퓨터에서 발견된 박근혜 대통령의 2014년 3월 드레스덴 연설문. 붉은 글씨로 된 '그러나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 추진한다면, 북한의 경제특구에도 본격적인 외자유치는 불가능할 것입니다'라는 표현은 실제 연설문에서 빠졌다.
 최순실씨 사무실의 컴퓨터에서 발견된 박근혜 대통령의 2014년 3월 드레스덴 연설문. 붉은 글씨로 된 '그러나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 추진한다면, 북한의 경제특구에도 본격적인 외자유치는 불가능할 것입니다'라는 표현은 실제 연설문에서 빠졌다.
ⓒ JTBC

관련사진보기


최순실씨의 손을 거친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연설문에서 북한 자극 표현이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JTBC는 24일 밤 메인 뉴스프로그램 <뉴스룸>에서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미리 받았다"라고 보도하면서, 최씨 사무실의 컴퓨터에서 발견된 연설문 4개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박 대통령의 통일 방법론이 담긴 2014년 3월 드레스덴 연설문도 있다.

이 방송은 드레스덴 연설문에서 붉은 글씨로 된 문단·문장·단어 30여 곳 중에서 20곳 가량이 실제 연설에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오마이뉴스>가 최씨 사무실의 컴퓨터 속 드레스덴 연설문과 박 대통령의 실제 연설을 비교한 결과, 붉은 글씨로 된 북한 자극 표현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최순실) 회장이 제일 좋아하는 건 연설문 고치는 일", "연설문은 고쳐놓고 문제가 생기면 애먼 사람을 불러다 혼낸다"라는 최씨 측근 고영태씨의 발언이 19일 공개된 이후, 그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 중", "파악 중"이라며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앞서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 2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말한 바 있다.

박정희 대통령 관련 부분, 표현 바뀌어

최씨가 받은 연설문에는 핵개발을 계속 추진하는 북한에 경고하는 문장이 들어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 추진한다면, 북한의 경제특구에도 본격적인 외자유치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이 문장 뒤에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적극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이어진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실제 연설문에서는 이 내용이 빠졌다.

또한 두 연설문을 비교해보면, 박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한 내용이 다소 바뀌기도 했다.

[최씨 컴퓨터 속 연설문] (50년 전) 한국의 대통령은 2차 대전의 폐허를 극복하고 라인강의 기적을 이룬 독일에서 한국의 희망을 보았습니다.

[실제 연설문] (50년 전) 한국의 대통령은 2차 대전의 폐허를 극복하고 라인강의 기적을 이룬 독일의 기적을 한국에서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셨습니다.

통일 방안을 제한하는 표현도 바뀌었다.

[최씨 컴퓨터 속 연설문] 저는 남북 간에 존재하는 장벽을 허물고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3가지 원칙을 지켜나가고자 합니다.

[실제 연설문] 저는 이 자리에서 평화통일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 북한 당국에게 세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인 통일 방안 3가지 역시 바뀌었다. "첫째, 인도주의 원칙입니다"라는 표현은 "첫째, 남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문제부터 해결해 가야 합니다"라고 바뀌었다.

"둘째, 통일시대를 위한 공동발전의 원칙입니다", "셋째, 남북 주민간 동질성 회복의 원칙입니다"는 각각 "둘째, 남북한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를 함께 구축해 나가야 합니다", "셋째, 남북 주민간 동질성 회복에 나서야 합니다"라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손석희 앵커는 <뉴스룸>에서 "이것을 최씨가 수정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최씨를 거쳐 간 연설문이 실제 연설에선 왜 달라졌는지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태그:#드레스덴 연설, #최순실 게이트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