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에서 열린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과 2차전은 모두 NC 다이노스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이제 5판 3선승제의 PO에서 NC는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홈에서 2승을 선취한 NC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LG 트윈스는 홈에서 반등을 노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의 2차전 호투에도 불구하고, 타선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며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될 위기에 놓였다. 준PO까지만 하더라도 좋은 흐름에 있던 LG의 경기력은 지난 2경기엔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그들의 반등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들이 부활이 가장 절실하다

이들이 부활이 가장 절실하다 ⓒ LG 트윈스


좌타자들, 장현식의 몸쪽 스플리터를 때려내라

NC가 LG를 상대하는 데 있어 가장 우려했던 점은 바로 '좌투수 부재'다. NC의 외국인 선수 해커와 스튜어트는 모두 우완 투수이며, NC에는 좌완 선발 카드가 마땅지 않다. 또한 불펜에서도 원종현, 김진성, 임창민 모두 우완투수다. 이렇기 때문에서도 좌타자가 주를 이룬 LG의 타선을 상대로 버거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LG의 좌타자들은 NC의 우투수를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좌타자들인 박용택, 오지환, 김용의는 플레이오프에서 20번의 기회 중 단 하나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다. 박용택과 오지환 모두 우투수의 몸쪽 코스에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는 데(박용택 – 63타수 13안타 0.206, 오지환 – 25타수 4안타 0.160) 이를 공략한 해커와 스튜어트의 속구, 투심, 커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이런 특징 때문에 3차전 NC는 장현식을 선발투수로 내정한 것으로 보여진다. 장현식은 속구와 슬라이더, 스플리터를 주로 던지는데 LG전에서 특히 이 스플리터로 많은 재미를 봤다. 시즌 평균 6%의 스플리터 구사율을 보이는 장현식은 LG전에 등판한 3경기에서 19.8%, 10.3%, 20.0%의 구사율을 보였다. 슬라이더를 때려내는 데 강한 LG의 좌타자들을 상대로 결정구를 이 구질로 사용한 것이다.

그런데 박용택과 오지환은 스트라이크 존 몸쪽에서 종으로 떨어지는 스플리터에 대한 대처가 시즌 중에는 매우 좋지 않다. 박용택은 11번의 스윙 중 단 2번, 오지환은 7번의 스윙 중 단 1번만 방망이에 맞혔다. 그나마 오지환만이 몸쪽으로 떨어지는 이 구질에 1개의 안타가 있을 뿐이다. 따라서 3차전도 중심타선에 배치될 것으로 보여지는 이 좌타자들이 얼마만큼 장현식의 몸쪽 스플리터에 대처할 수 있느냐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차전 끝나고 웃는 캡틴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3차전 끝나고 웃는 캡틴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 LG 트윈스


류제국, NC의 우타선을 봉쇄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류제국의 변화구 주무기는 '싱커'다. 싱커라는 구질 자체가 좌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흘러나가기 때문에 좌타자들이 상대하기 까다롭다. 그래서 류제국은 우타자에게는 0.263의 피안타율을 기록했지만 좌타자에게는 0.243의 피안타율을 보였다. 우완투수임에도 주무기 싱커가 있어 좌타자 상대 승부가 더 좋았던 것이다.

NC의 중심타선 중 나성범과 테임즈를 상대로는 류제국이 상대할 수 있는 좋은 결정구가 존재한다. 하지만 우타자 박석민, 이호준을 상대할 때 류제국이 신중한 승부를 보여야 한다. 류제국은 이 두 타자에게 모두 홈런을 허용했던 기억이 있다. 특히 8월 이후 13번의 선발등판에서 맞은 단 1개의 피홈런은 바로 지난 9월 13일 이호준에게 허용한 홈런이었다.

이들은 최근 페이스도 좋다. 이호준은 1차전과 2차전 모두 안타를 기록하며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고, 박석민은 2차전에서 홈런을 기록했다. 따라서 이들을 상대로는 시즌 중과는 다른 패턴의 피칭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류제국은 싱커와 커브를 주 변화구로 던지기 때문에 우타자에게는 포심패스트볼 혹은 커터를 주로 사용해 승부를 한다. 하지만 커터가 구속은 130km 후반대로 나와도 슬라이더만큼 각이 예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헛스윙을 많이 유도하지는 못한다. 지난 이호준에게 맞았던 홈런 역시 커터를 받아쳐 허용했다.

이에 3차전에서는 최대한 다양한 변화구를 이용해 타이밍을 뺏거나, 기존에 빈도수가 다소 낮았던 체인지업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지난 와일드카드전 KIA와의 경기에서 보여줬던 우타자 맞춤형 피칭을 이번 3차전에서도 다시 보여야 한다.

작은 플레이 하나도 꼼꼼하게 다시보자

이번 포스트시즌은 극심한 타고투저 시즌이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많은 점수가 나지 않고 있다. 지난 PO 1차전과 2차전에 기록한 양 팀의 점수 합은 총 7점이다. 그만큼 투수력이 좋은 양 팀이 붙었기 때문에서도 진루타, 수비 등 세밀한 플레이 하나가 승패를 좌지우지 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번 3차전은 지난 2번의 경기보다는 다득점이 날 가능성이 크다. 출루 기회가 많아지게 되면 여러 가지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LG는 특히 벼랑 끝에 놓인 만큼 신예 장현식을 상대로 루상에서 많이 흔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김용의-이천웅 테이블세터진의 출루는 필수적인 요소다.

어쩌면 LG에게는 올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 지도 모른다. 와일드카드 전부터 매 시리즈 위기의 순간에서 극복했던 팀인 만큼 3차전에서도 자신들의 경기력을 회복한다면 좋은 승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온 쌍둥이들을 맞이하는 홈 관중들 앞에서는 앞선 두 경기와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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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NC 다이노스 잠실야구장 플레이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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