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SBS <8뉴스> 기사 제목.
 SBS <8뉴스> 기사 제목.
ⓒ SBS

관련사진보기


최순실씨 관련 SBS 뉴스에 달린 베스트 댓글.
 최순실씨 관련 SBS 뉴스에 달린 베스트 댓글.
ⓒ 인터넷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난 보수지만, 저건 깎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준 것도 다 몰수 해야지"
"탄핵이 시급하다. 탄핵 먼저 해라..!!"
"최순실 강제 입국 시킨 후 구속시켜. 보도되는 거 보면 검찰수사 대비해서 증거인멸하고 있더만."

23일 방송된 SBS <8뉴스> "'최순실 예산 전액 삭감' VS. '정쟁화 안된다'" 기사에 달린 베스트 댓글들이다. 심지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색채가 강하다는 네이버 댓글도 이 정도다. 무려 3만 개를 육박하고, 2만 개가 훌쩍 넘는 공감들이 달렸다. 왜 이런 '공감대'가 형성됐을까. 일요일이던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2017 예산안 심사방안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의 다짐이 민심을 반영하고 있어서다.

"내년 예산에 스며들어 있는 '비선 실세 국정 농단' 내용들을 모두 찾아서 전액 삭감하겠습니다."

그는 또 "정부가 400조 원 규모로 제출한 2017년 예산안은 경제와 민생을 살리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며 "법인세 정상화와 소득세율 인상을 통한 공평한 세제 개편을 하겠다"고 밝혔다. 맞다. 결국은 돈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나라 살림을 불려 나가도 시원찮을 판에,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최순실씨에게 세금을 밀어줬다는 의혹들이 속속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안 그래도,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보다 돈을 더 물 쓰듯이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 사업이 헛발질로 드러나고 있는 형국에, 그 예산을 도피 중인 최순실씨와 그의 측근들이 전횡한 정황은 국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우선 굵직한 돈 문제만 따져 보자.

헛 돈 쓴 '창조경제'의 핵심키인 '최순실 예산'

23일 JTBC <뉴스룸> 보도 화면.
 23일 JTBC <뉴스룸> 보도 화면.
ⓒ JTBC

관련사진보기


"1617억."

더민주가 깎겠다고 한 '최순실 예산'의 대략적인 총액이다. 앞으로 이 어마어마한 액수가 또 얼마만큼 불어날지 모르는 일이다. 더민주는 최순실씨가 개입해 판을 짰고, 차은택씨가 주도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정권 차원의 주요 정책으로 추진했던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 사업 등의 예산을 깎겠다는 것이다. 지난 23일 jtbc <뉴스룸>이 보도한 내용이다.

"우선 차씨가 주도했던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사업을 전면 수정하겠다고 합니다. 이 사업은 올해 904억 원이 배정이 됐었는데 내년도 예산안에는 1178억 원으로 증액돼 있었는데 이것을 모두 깎겠다는 것이고요. 또 K-밀 사업 예산과 국제개발협력사업 예산의 경우도 사업자 일부가 미르재단으로 흘러가는 의혹이 있는 만큼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을 했습니다."

사실 이게 전부면 얼마나 감사할까.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2015년까지 3년간 투입된 창조경제 사업 예산은 이미 21조5615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9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제출받은 예산 내역만 놓고 봐도 이 정도다. 4대강이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 그 만큼의 예산을 더 쏟아 부어야 할지도 모른다.

만약 '비선 실세'들의 국정 농단으로 국민의 혈세가 줄줄 센 것이라면, 이는 참담한 일이다. 거기에 대기업으로부터 최소 80억을 후원받은 K스포츠재단의 자금이 최씨 모녀가 설립한 회사로 흘러들어갔다는 구체적 정황까지 나왔다. 세금 뿐 아니라 전방위적 조사가 필요하다. 정유라씨의 "삼성 200억 원 후원예정설"이 보도된 지금, 지난 18일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했던 <시사IN> 주진우 기자의 인터뷰는 곱씹을 만하다.

"미르재단하고 K스포츠재단은 전경련에서 삼성이 가장 큰 역할을 했습니다. 삼성과 그다음에 전경련이 만들어서 이렇게 돈을 모아놓고 사라진 게 아니라 창조경제, 문화융성 그다음에 평창올림픽이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올림픽을 위한 스포츠 부대행사. 이 관련된 일을 차은택과 (최순실씨의 측근인 고영태씨로 알려진) 이분께서 다 했습니다. 이게 관련된 예산이 30조가 좀 넘습니다."

오죽했으면 새누리당 의원들까지 나섰을까

김영우 의원의 페이스북 글.
 김영우 의원의 페이스북 글.
ⓒ 페이스북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최순실씨에 대한 의혹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나타나고 있다. 대기업 돈을 빼앗아 해외로 빼돌리려 했고, 이화여대를 풍비박산낸 것도 모자라 민간회사 인사까지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다. 그 딸은 아무 직책도 없는 아버지를 버젓이 '박 대통령을 보좌'한다고 쓸 정도이니 할 말이 없다.

최순실, 정유라, 고영태, 차은택 관련 내용이 온 세상을 뒤덮고, 언론은 독일까지 쫓아가서 추적 조사를 하는 판인데도 옴짝달싹 안 했던 검찰이 청와대의 수사지침이 내려지자마자 뒤늦게 설레발을 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23일 더민주가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며 내놓은 최순실씨 관련 브리핑 중 일부다. 그렇다 의문이다. 독일로 도피한 최순실씨는 물론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핵심 인물들이 대부분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핵심인물인 최순실씨와 그의 딸 정유라씨와 관련한 추문들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오죽했으면, 새누리당 의원들까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우병우 수석 거취와 수사를 포함해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을까.

"최순실과 우병우 수석은 온 나라가 그들 때문에 시끄러운 데도 꿈쩍도 않고 있다. 그러니 대통령의 좌순실 우병우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이쯤 되면 대통령께서 이 문제를 푸셔야한다. 엄중한 처벌은 그냥 받는 게 아니라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가능한 것이다. 지금 이 상태로는 불가능하다."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이 22일 쓴  페이스북 글)

"대통령께서 용단을 내리셔야 합니다. 우병우 수석은 국민과 국회를 조롱이나 하듯, 자진사퇴 촉구에도 끝내 눈과 귀를 닫았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청와대의 소극적 태도에 국민이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국민을 위해 정치가 있고 국민을 위해 청와대가 있는 것입니다. 현재의 상황에서 남은 선택은 한가지입니다. 대통령께서 우병우 수석을 해임하는 일입니다. 국민이 진정 바라는 것은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한 청와대의 진실 규명 노력입니다."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이 23일 쓴  페이스북 글)

세금 누수는 막아야 한다

'최순실 게이트'를 끊고 가느냐 마느냐. 아마도 박근혜 정권의 명운이 여기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SBS와 종편 등 방송을 포함, 전방위적인 언론의 표적이 되고 있고, 이미 국민들에게까지 그 피로감이 충분히 전달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치를 찍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새누리당이 '송민수 회고록'을 통해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를 '종북몰이'로 몰아세웠지만, '최순실 게이트'의 힘은 훨씬 강력해 보인다. 향후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와의 개인적·정치적 인연(혹은 악연)까지 모두 까발려 질 공산이 크다. 

그래서 더 국회 차원의 '최순실 예산' 삭감이 중요하다. 검찰 조사를 압박하기 위한 여론조성 차원에서도 그러하며, 실질적으로 '이명박 4대강'에 맞먹는 창조경제사업 관련 예산을 중지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게 세금의 누수를 막는 길이다.

보수언론까지 나서서 쏟아내는 '팩트'와 보도에도 불구하고, 눈을 막고 귀를 닫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줄 수 있는 최대의 메시지 역시 '돈' 아니겠는가.


태그:#최순실, #정유라, #박근혜, #차은택, #고영태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