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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께서는 21일 경찰의 날에 경찰 공무원 앞에서 "지속 가능한 국가 혁신을 이뤄내려면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법질서가 바로 서야 한다"며 "작은 불법부터 '갑질 횡포',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헌법 파괴행위까지 어떠한 불법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대통령의 상기 말씀은 대한민국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한 최소한의 요소이지요! 근데 이 말씀은 대통령께서 하실 말씀이 아니라, 국민이 대통령께 간곡히 부탁할 말씀으로 사료됩니다.

상기 대통령께서 경찰에 적시한 주 말씀인" 작은 불법부터 갑질횡포, 사회 근간을 뒤흔드는 헌법파괴 행위들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자세로 임해달라"는 말씀을 경찰이 액면 그대로 듣고 실천하면, 제일 먼저 경찰조사를 받아야 할 사람이 누군지 아십니까?

대한민국은 자본주의에 기초한 자유민주주의 헌법질서 안에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이 민간기업 돈 800억 원을 강제모금해 미르와 k 스포츠 재단을 설립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것이야 말로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대한민국 헌법을 파괴하는 반국가 사범의 전형이 아니겠습니까?

박병원 경총 회장은 전경련이 주도한 미르재단 모금 과정에 대해 지난해 11월6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회의에서 '정부가 미르'라는 재단법인을 만들었고, 전경련을 통해 대기업들 발목을 비틀어서 450억~460억원을 내는 것으로 굴러가는 것 같다"며 "이런 식으로 일하는 것에 대해 문예위가 시비를 걸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전경련 모금내막을 잘 아는 박병원 회장의 이 발언은 청와대 권력이 민간기업 돈 800억을 강취해 미르와 k 스포츠 재단을 설립했다는 세간의 의혹을 반증하는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다수의 대기업 임원들도 재단설립의 취지나 목적을 모르는 상태에서 전경련이 강제로 하자니까 정부에서 시키는 것이라 생각하고 기업경영의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 부득이하게 모금을 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지금 두 재단이 최순실 차은택 사금고로 전락해 박근혜 비선게이트로 발전, 나라가 뒤집힐 지경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음에도, 대통령께서는 20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민간기업이 순수하게 좋은 취지로 두 재단에 800억 원을 출연했고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즉 본인과 청와대는 무관하고 큰 문제가 없는데, 만약 문제가 있다면 엄정하게 수사하라며 사실상 수사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것입니다.

과연 이윤추구의 달인인 민간 기업들이 '박근혜와 청와대'가 없는데 자연인 최순실·차은택만 보고, 3일 만에 일사분란하게 군사작전 하듯 천문학적 돈을 출연했다는 것을 새누리 친박세력과 극우 세력 말고 누가 믿겠습니까?

또 양대 재단은 대통령 비선최측근 최순실과 차은택을 위한 초호화 식사제공을 하는 두 사람의 전용식당이 되었지 않았습니까? k 스포츠 재단의 자금이 최순실 유령회사로 지목되는 더블루케이로 유입되었다는 정황들이 속속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대통령께서는 민간기업이 좋은 취지로 설립했는데, 모함이 난무하면 어느 기업이 좋은 일에 투자하겠느냐며 자신에 대한 방어벽을 쳤습니다. 초절정 유체이탈의 진수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국가권력의 민간기업 강제모금 의혹은 여러 가지 정황으로 사실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청와대 안종범을 필두로, 최순실, 차은택 등은 대통령님이 말씀하신 반 헌법 파괴사범일 가능성이 농후해졌습니다. 이는 대통령님이 경찰에 주문한 잣대에 의하면 발본색원하고 엄단해야 할 중형사범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배후에는 누가 있을까요?

박근혜 대통령님, 사돈 남 말 한다는 뜻 아시나요? 즉 자기도 같은 잘못이 있으면서 제 잘못은 제쳐 놓고 남의 잘못만 나무란다는 뜻입니다. 혹 철렁하는 무엇이 있으십니까?
예수 그리스도의 다음과 같은 성서 말씀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상소하듯 바칩니다.

성서에는 예수께서 바리새이, 율법학자 등 당대의 권력자들이 모세의 율법을 들어 당시 백성들을 핍박하자 "이 사탄의 자식들아, 네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에 티만 보려하느냐" 는 준엄한 질타를 하셨습니다.

국민이 대통령의 말에 대한 답으로 드리는 한 마디는 '사돈 남 말하지 말고, 박근혜 대통령, 너나 잘하세요!'가 아닐까요?

덧붙이는 글 | 성준경씨는 정치평론가입니다.



태그:#사돈남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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