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가 2년 만에 가을야구에서 리턴매치를 벌인다. 양 팀은 오는 21일부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에서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NC는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쳤고 LG는 4위를 기록하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기아 타이거즈를,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각각 물리치고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왔다.

첫 대결이었던 지난 2014년 준플레이오프에서는 LG가 3승 1패로 승리했다. 당시 NC는 3위, LG는 4위였다. 1군 진입 2년차에 창단 첫 포스트시즌이었던 NC는 베테랑들을 앞세운 LG의 노련미에 속수수책으로 당했다.

NC는 2년 전에 비하여 한 단계 성장했다. 어느덧 가을야구도 3년 연속 경험한다. 앞서 두  번의 포스트시즌에서는 정규시즌의 위용이 무색하게 다소 허무하게 고배를 마신 만큼 올해는 가을야구에서도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의욕이 강하다. 정규시즌이 끝난 이후 주축 선수들이 충분히 휴식을 취한 NC는 벌써 6경기를 치르고 올라온 LG보다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다. 정규시즌 상대 전적 역시 9승 1무 6패로 NC의 우위다.

NC, 팀을 둘러싼 구설수 극복할 수 있을까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둔 20일 오후 경남 창원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공연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LG 양상문 감독(왼쪽)과 NC 김경문 감독이 서로 눈을 바라보며 가벼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둔 20일 오후 경남 창원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공연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LG 양상문 감독(왼쪽)과 NC 김경문 감독이 서로 눈을 바라보며 가벼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다만 NC는 가을야구를 앞두고 경기외적인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미 이태양이 승부조작 혐의에 연루되어 야구계에 충격을 안겼다. 시즌 후반에는 에릭  테임즈가 음주운전으로 도마에 올라 잔여 경기와 포스트시즌 1경기 출장 정지의 징계를 받아 LG와 1차전에 나설 수 없다. 이태양에 이어 또 다시 승부조작 의혹에 휩싸인 이재학은 아예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재학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으며 수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NC는 구단 이미지 실추와 포스트시즌에서의 논란을 의식하여 이재학을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이 원정 도박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을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삼성은 주축 투수들의 공백을 이기지 못하고 두산에 왕좌를 내줘야 했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NC 선수단의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LG는 '위대한 4위'를 꿈꾼다. LG는 초반 부진을 딛고 뒷심을 발휘하여 가을야구에서 여러 번 이변을 연출했던 좋은 기억이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2002년에도 4위로 가을야구에 올라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여 명승부를 펼친 바 있다. 지난 2014년에도 초반 꼴찌를 극복하고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으며, 올 시즌 역시 8월 초 한때 8위까지 떨어지는 위기를 극복하고 승승장구하며 여기까지 올라왔다. 

LG는 포스트시즌임에도 다소 여유있는 4선발 체제와 플래툰 시스템으로 선수들의 체력부담을 최소화하는 운영을 펼쳤다. 상승세를 탄 LG는 경기감각에서 NC보다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감독의 지략 대결도 관심사다. 이번 플레이오프 대결은 두 감독의 이름을 빗대 '달의 전쟁'으로도 불린다. 부산 동성중 선후배 사이이기도 한 두 감독은 프로야구 50대 사령탑를 대표하는 감독들이다. 김 감독은 올 시즌 통산 800승을 돌파했고 두산과 NC 사령탑을 거치며 총 9번째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 가을야구 청부사다. 양상문 감독은 2014년에 이어 다시 한 번 LG를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오랜 지도자 경력에 비하여 두 감독 모두 우승 경험이 없다는 게 옥의 티로 꼽힌다. 김경문 감독은 국가대표 사령탑으로서는 2008 베이징올림픽 전승 우승을 통하여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KBO에서는 한국시리즈 준우승만 3회나 기록했다. KBO에서 800승 이상을 거둔 6명의 감독 중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전무한 감독은 오직 김경문 감독뿐이다. 양상문 감독은 롯데와 LG 사령탑을 거치며 올해가 1군 사령탑으로 5번째 시즌이며 지금까지는 정규시즌 4위와 플레이오프가 자신의 감독 최고 성적이었다.

주목되는 김경문과 양상문의 지략 대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둔 20일 오후 경남 창원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공연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LG 유강남(왼쪽부터), 이동현, 양상문 감독, NC 김경문 감독, 이종욱, 김태군이 서로 4차전에서 끝낼 것이라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둔 20일 오후 경남 창원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공연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LG 유강남(왼쪽부터), 이동현, 양상문 감독, NC 김경문 감독, 이종욱, 김태군이 서로 4차전에서 끝낼 것이라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두 감독은 자신이 믿는 선수들을 과감하게 중용하고 웬만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추진력에서 닮은 면이 많다. 하지만 세부적인 용병술로 들어가면 김 감독이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변칙적인 야구를 자주 구사한다면, 양 감독은 정규시즌과 단기전 모두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지않는 정공법에 더 충실한 스타일이다.

아무래도 부담은  최근 가을야구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김경문 감독이 조금 더 크다. 김 감독은 올해를 끝으로 NC와의 게약이 만료된다. NC가 최근 주축 선수들의 전력누수와 사건사고로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감독의 위기관리 능력이 더욱 중요한 변수가 됐다.

양 팀은 1차전에서 나란히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와 헨리 소사를 선발로 낙점했다. NC의 에이스인 해커는 올 시즌 23경기 140.2이닝 13승 3패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LG전에서는 2승을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이 5.40으로 다소 높았다. 하지만 지난 7월 31일 3이닝 7실점으로 고전한 경기를 제외하면 나머지 2번의 등판에서는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선발승을 챙긴 만큼 LG전에 큰 부담은 없다.

다만 이재학의 하차로 선발진 운용에 부담이 커진 NC는 해커가 등판하는 1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 간판타자 테임즈가 1차전에서 결장하는 것이 아쉽지만 NC는 올해 정규시즌 테임즈 결장한 21경기에서 11승10패도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둔 바 있다.

LG는 이번에도 정석을 택했다. 지난 16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투입했던 1선발 데이비드 허프가 4일 휴식 이후 21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 충분히 선발등판이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양 감독은 순번에 따라 소사를 선택했다. 소사의 NC전 성적은 5경기 30이닝 2승 2패 평균자책점 5.10로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소사는 정규시즌보다 포스트시즌에서 더 강한 모습을 보인 경우가 많다. 지난 13일 넥센과 준PO 1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의 호투 이후 6일 휴식만의 등판이라 체력과 컨디션도 좋다.

허프는 정규시즌 NC전에서 단 1경기만 등판하여 승리 없이 물러났지만 내용 면에서는 7이닝 1실점으로 쾌투했다. 선발진에 자신감이 있는 LG는 가장 믿음직한 허프를 상대 에이스 해커와 무리하게 맞대결시키기보다 좀 더 휴식을 주면서 2차전 이후를 대비하는 길을 택했다. 양 감독의 뚝심이 플레이오프에서도  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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