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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란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고치기도 했다는 최씨 측근의 발언이 나온 가운데, 최근 박 대통령의 연설문에 치명적인 오류가 연달아 나온 사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연설기록비서관은 물론 대통령의 여러 참모의 검토를 거쳐 완성되는 대통령 연설문에서 오류가 나오는 것은 흔치 않다. 특히 지난 7, 8월 이러한 오류가 연달아 나오면서 대통령 연설문 작성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치는 일을 했다는 주장이 그저 최씨의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허황된 말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청와대, 최순실의 대통령 연설문 작성 개입설 부인했지만...

 JTBC는 지난 19일 <뉴스룸>에서 최순실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씨와 한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JTBC는 지난 19일 <뉴스룸>에서 최순실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씨와 한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 JTBC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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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는 지난 19일 <뉴스룸>에서 최순실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씨와 한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고씨는 "회장이 제일 좋아하는 건 연설문 고치는 일", "연설문은 고쳐놓고 문제가 생기면 애먼 사람을 불러다 혼낸다"라고 주장했다.

고씨는 최순실씨의 이름이나 청와대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JTBC는 "하지만 이 자리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눴던 미르재단 전 핵심관계자 이아무개씨는 고씨가 자리를 뜨자 '회장은 최순실이고, 대통령의 연설문을 일일이 고친다는 뜻'이라고 부연 설명을 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20일 청와대 관계자는 고씨 주장에 대해 "말이 되는 소리냐"라고 반박했다.

'안중근 의사 순국 장소' 틀린 대통령 연설

하지만 청와대의 반박에도, 최근 박 대통령의 연설문에서 나온 치명적인 오류의 배경에는 최순실씨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7월 7일 실패한 제품 사례를 성공 사례로 잘못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미국의 울워스라는 쥐덫 회사가 있는데 여기서 만든 쥐덫은 한번 여기에 걸린 쥐는 절대로 놓치지 않고 잡을 수가 있었고, 또 거기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예쁜 모양의 위생적 플라스틱 쥐덫으로 만들어서 발전을 시켰다"라고 말했다.

이어 "옛날에, 쥐덫을 그렇게 상품으로 대단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만 이런 정신에는 우리가 생각하게 하는 바가 많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울워스 쥐덫을 제품 혁신에 따른 성공 사례로 언급했다. 하지만 경영학에서는 실패로 언급되는 사례로, '더 나은 쥐덫의 오류(Better Mousetrap Fallacy)'로 불린다. 기업이 고객의 수요와 취향을 고려하지 않고 고품질 제품 개발에만 열을 올리면 실패한다는 내용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제71주년 광복절을 맞아 경축사를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월 15일 제71주년 광복절을 맞아 경축사를 하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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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여 뒤 박 대통령은 더욱 치명적인 오류를 범한다. 박 대통령은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안중근 의사께서는 차디찬 하얼빈의 감옥에서 '천국에 가서도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라는 유언을 남기셨다"라고 말했다.

안중근 의사가 목숨을 잃은 곳은 하얼빈이 아닌 뤼순 감옥이다. 광복절 경축사는 청와대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연설이다. 이러한 연설에서 기초적인 사실 관계를 틀린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당시 큰 비판이 쏟아졌다.

대통령 연설문 작성자들 "연설문 오류, 이해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의 연설에서 한 달 동안 2차례에 걸쳐 치명적인 오류가 나온 것을 두고, 대통령의 연설을 작성했던 이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청와대 공보수석으로서 김영삼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박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직후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어떻게 그런 실수가 빚어졌는지 이해가 잘 안 된다"라고 말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연설문을 작성한 강원국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 역시 같은 신문에 "해석이 엇갈리는 사안이 아닌 역사적 사실에 대해 잘못 이야기했다는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다. 적어도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연설에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잘못된 언급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더구나 광복절에 안중근 의사와 관련된 사실 관계가 틀린다는 건 이해가 안 된다. 있을 수 없는 중대한 실수다. 대통령과 연설비서관 둘이서 쑥덕쑥덕 연설문을 만드는 게 아니다. (내가 청와대 있을 땐) 연설문 점검 회의를 대통령 주재로, 또 비서실장 주재로 여러 차례 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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