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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성주에서 열린 사드 배치 철회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성주와 김천이 연대해 미국 사드 몰아내자" 등의 피켓을 들고 있다.
 지난 8일 성주에서 열린 사드 배치 철회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성주와 김천이 연대해 미국 사드 몰아내자" 등의 피켓을 들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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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경상북도지사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찬성한다며 대승적으로 수용할 것과 정부의 과감한 지원을 요청했지만 성주와 김천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관련기사 : 김관용 경북도지사 "사드, 국가안위 위해 수용해야")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는 '생명을 내놓으며 대승적 결단을 하라는 김관용 지사에게'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그는 지금까지 김천의 사드 배치 반대 현장을 단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다"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천대책위는 "사드의 실체를 모를 리 없는 그가 북한 핵미사일 방어를 위해서는 사드 배치가 필요불가결하다며 성주 군민들의 피해가 적은 곳으로 옮겨줄 것을 정권에 요청했다"며 "사드 배치 문제가 이렇게 꼬이게 된 데에는 도지사 김관용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지사 김관용은 도민의 고통은 헤아리지 않고 오직 정권의 심기만 대변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며 김 지사의 발표문에 대해 조목조목 따지며 "우리 김천을 더 이상 전쟁 무기로 더럽히지 말라"고 강조했다.

김천시의회도 김 지사의 발표문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고 나섰다. 김천시의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김천시의회는 아무런 동의 없이 경상북도지사, 경상북도의회의장, 김천시장, 성주군수, 성주군의회의장 연명으로 보도된 사실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항의했다"고 밝혔다.

배낙호 김천시의회 의장은 "어떤 설명과 동의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김천시의회가 동의한 것처럼 보도된 것에 대해 즉각 김천시의회 의장의 이름으로 삭제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김천시의회는 "사드 배치와 관련하여 기존의 입장과 변화된 것이 전혀 없고 앞으로도 김천시민의 안전 및 생존권에 직결된 문제인 만큼 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 시민과 함께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도 19일 긴급 논평을 통해 "김관용 지사는 지역민의 요구와 입장을 왜곡하고 지역민의 분열에 앞장섰다"며 "사드 배치 수용 입장을 밝힐 자격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대구경북대책위는 이어 "성주군민과 김천시민들의 요구는 지역에 대한 지원 대책이 아니라 안보효용성이 없고 전자파 위협이 검증되지 않은 사드 배치를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지난 18일 오전 경상북도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드 배치에 찬성한다며 정부에 지역발전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지난 18일 오전 경상북도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드 배치에 찬성한다며 정부에 지역발전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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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도 김 지사의 기자회견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19일 논평을 통해 "김관용 지사는 중대한 사안을 발표하면서 해당 지역인 김천과 성주에 사전 논의도 없었던 것이야말로 무배려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더민주는 이어 "언제까지 북한 안보프레임에 갇혀 도민을 겁박하며 사드 배치 수용을 강요하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며 "이제는 외형위주의 행정을 탈피하고 실질적인 도민의 경제와 복지 향상을 위해 나서야 할 때"라고 충고했다.

지역 주민들은 더욱 강하게 김 지사를 비판했다. 지난 18일 열린 촛불집회에서 김충환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김관용 지사가 '주민 안전에 문제가 있다면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지금까지 사드를 사람이 사는 곳에 배치해본 적이 없고 사드 레이더에서 고출력 방사선이 방출된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도지사가 어떻게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김 지사가 말한 지원대책도 대구공항과 K2공군기지가 오는 것인데 다른 곳에서 반대하는 것을 왜 지원으로 받아야 하느냐"며 "제일 좋은 지원 대책은 사드를 막아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명재 사드배치반대김천대책위 공동위원장도 "지방자치단체장들과 사전 조율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성명을 발표하려 했다"며 "도지사가 아무리 훼방을 놓더라도 사드 배치가 철회되는 그 날까지 가열차게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지난 18일 오전 지역 민심을 거스르고 사드 배치에 찬성하는 기자회견을 강행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19일 구미 방문을 앞두고 화답의 선물을 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고 있다.

김 지사는 당초 경북도청에서 김응규 경북도의회 의장과 박보생 김천시장, 김세운 김천시의회 의장, 김항곤 성주군수,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과 함께 사드 배치 찬성과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천시가 사전에 논의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반발하자 경북도 고위관계자들만 배석한 채 기자회견을 가졌다.



태그:#사드, #김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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