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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왼쪽 두번째)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거짓발언과 불성실한 태도를 지적하는 의원들의 질타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이 원장은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 도중 밖으로 나가 화장실에서 보좌관에게 "내가 안하고 말지. 이 새파랗게 젊은 것들에게 수모를 당하고 못해 먹겠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 국감장 나간 이기동 "새파랗게 젊은 것들에게 수모 당하고 못해 먹겠다"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왼쪽 두번째)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거짓발언과 불성실한 태도를 지적하는 의원들의 질타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이 원장은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 도중 밖으로 나가 화장실에서 보좌관에게 "내가 안하고 말지. 이 새파랗게 젊은 것들에게 수모를 당하고 못해 먹겠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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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과 시민단체가 국감 중 "새파랗게 젊은 것들에게 수모를 당하고 못해 먹겠다"고 발언한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아래 한중연)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교육부는 "이기동 원장에게 다시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14일, 이영 교육부 차관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종합 국정감사에서 "현재 상태에서 해임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기동 원장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이력서도 한 장 없었다. 기관장으로서 자질과 업무 수행 역량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노웅래 의원은 "이기동 한국학연구원장인지, 친일파연구원장인지"라고 꼬집으며 "이준식 장관이 조치(해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는데 오늘 (차관이) 다른 얘기를 한 것은 국회를 가볍게 보고 속이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신동근 의원 역시 "이 원장은 감정 조절 능력이 부족하고 행정 능력도 없다는 게 밝혀졌다"며 "도저히 자질과 능력 안되는 사람을 비판하는 부분에 대해 수용하지 못한다면 지금 왜 국감을 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오영훈 의원도 "교육부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 한국중앙연구원이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이기동이 왜 추천받았는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사태가 발생했는데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전향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이준식 장관은 "이기동 원장에게 역량 검증 기회를 주는 게 맞고, 한중연 원장 선임 및 해임은 이사회 의결 사항"이라면서 "장관 직권으로 이 원장 해임 등을 이사회에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사실상 야당의 경질 요구를 거부한 셈이다.

이에 대해 유성엽 교문위원장은 18일 "그런 원장을 두고 어떻게 바른 역사를 정립하겠다는 건지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이기동 원장을 해임하지 않으면 징벌적 예산삭감의 1호 기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역사교과서 관련 회의록조차 제출하지 않는 것은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인 만큼 징계조치를 의결해야 한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해줄 리 만무하다"며 "이 때문에 역사교과서 관련 기관에 대한 징벌적 예산심사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교육·시민단체 "이기동 원장 사퇴해야"

이준식 장관 뒤에서 졸고 있는 모습으로 앉아있는 이기동 한중연 원장. 국회 생중계 화면 갈무리
▲ 졸고 있는 이기동 원장 이준식 장관 뒤에서 졸고 있는 모습으로 앉아있는 이기동 한중연 원장. 국회 생중계 화면 갈무리
ⓒ 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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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기동 원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교문위 국감에서 위원장의 허락도 없이 돌연 화장실에 가겠다며 회의장 바깥으로 나갔다. 이 때문에 국감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또 이 원장은 제주 4·3사건에 대해 '일부 남로당 사람들에게 휩쓸린 것'이라는 취지로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3일, 제주4·3연구소는 성명을 내고 "한국현대사 최대의 비극인 제주 4·3은 오랜 진실규명 끝에 2014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며 "역사적 진실을 봐야 할 원로사학자가 아직까지 왜곡된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있음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 원장이 한국학 진흥과 민족문화 창달이라는 임무를 지닌 한중연 원장이라는 사실에 아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460여개 교육·시민단체로 구성된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도 10일 논평을 내고 "이기동 원장은 교학사 교과서를 옹호하고 역사학계 전체를 좌파로 호도하는 등 비뚤어진 역사인식과 정치적 편향성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한상권 한국사국정화저지네트워크 상임대표는 "반헌법적인 역사관을 지닌 인사가 관련 서류와 이력서도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장에 선임되는 특혜를 누리게 된 것은 그가 국정화에 찬성하는 몇 안 되는 한국사 원로학자라는 희귀성 때문일 것"이라면서 "이기동 한중연 원장이 친일-분단-독재를 정당화하는 어용 역사학자임을 여실히 드러난 만큼 국민 앞에 사과하고 속히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와 유사한 글을 '교육희망'에도 보냅니다.



태그:#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이기동, #유성엽, #국정교과서,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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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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