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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가 받고 있는 비리의혹들

브리핑 없이 떠나는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 이삼봉홀에서 ‘최순실 딸 정유라 부정입학 및 학사특혜 의혹’ 관련 학내구성원 대상 설명회를 마친 뒤 브리핑없이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 브리핑 없이 떠나는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 이삼봉홀에서 ‘최순실 딸 정유라 부정입학 및 학사특혜 의혹’ 관련 학내구성원 대상 설명회를 마친 뒤 브리핑없이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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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의 딸인 정씨의 대학생활은 보통 대학생들의 그것과는 달랐다. 정씨는 입시 지원자격에 미달했음에도 합격했으며, 출석을 하지 않아도 출석으로 인정 되었고, 부실한 보고서를 내고 B학점을 받은 것에 더해, 제출기한을 넘겨도 칭찬해주는 교수님을 만났다. 게다가 이를 가능하게 한 제도 변경이 때맞춰 이루어졌다는 것은 기막힌 우연이거나, 특혜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의혹의 일부에 대해서만 변명하며 그저 우연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러기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지나치게 많다. 먼저 정씨의 입학과정에 대해 살펴보자.

정씨의 입학연도인 2015년에 체육특기생 종목이 확대되어 처음으로 승마가 포함되었다. 이 부분에 대해 학교는 정당한 절차로 논의되었다고 설명할 뿐, 어떠한 논의를 거쳤는지 자료를 밝히지 않았다. 또한 2차 면접 당시 승마복을 입고 금메달을 들고 온 것, 그 금메달이 원서접수 마감일 이후에 딴 것이라는 것도 논란이다. 

두 번째로 출석에 있어서 학교는 개정된 학칙을 따랐다고 주장했으나 학칙 개정 과정에 대한 부분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정씨가 지도교수로부터 제적 위기를 경고받자 최순실이 항의 방문을 했고, 그 직후 지도교수가 교체되었다. 한 달 뒤인 6월 16일에는 '국제대회 연수, 훈련, 교육실습 등의 참가에 의한 경우'에는 출석으로 인정하도록 학칙을 개정했고, 심지어는 개정된 학칙에 '3개월 전까지 소급 적용된다'는 예외조항을 포함시켰다. 게다가 공문서 제출 없이 면담만으로 출석을 인정한 것은 명백한 학칙 위반으로 밝혀졌다.

학점에 대한 의혹도 비슷하게 내규 신설 과정이 밝혀지지 않았다. 실기우수자 학생들에게 대회실적이나 과제물 등을 참고해 최소 B학점 이상을 주도록 2015년 9월 내규가 신설되었다. 이후 정씨는 A4 3장에 사진 5장을 첨부한 운동생리학 과제물, 그리고 학기가 끝나고 방학 중에 제출했으며 블로그에서 내용을 긁어온 조악한 코칭론의 과제물로도 학점을 이수했다. 또한 글로벌 융합 문화체험 및 디자인 연구에서는 전체 성적의 70%를 차지하는 조별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학점을 이수했다.

학내구성원들은 분노했고 행동했다

'비선실세' 딸 각종특혜에 분노한 이대생들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교내 곳곳에 ‘비선실세’ 최순실 딸 정유라(승마특기생)의 부정입학 및 학사 특혜를 규탄하는 각종 대자보가 붙어 있다.
▲ '비선실세' 딸 각종특혜에 분노한 이대생들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교내 곳곳에 ‘비선실세’ 최순실 딸 정유라(승마특기생)의 부정입학 및 학사 특혜를 규탄하는 각종 대자보가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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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비리들이 차례차례 밝혀질 때마다 학생들은 분노했다. 먼저 최순실의 딸과 다른 자신의 상황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수업을 6번 빠지면 자동으로 F를 받는 상황, 조금만 지각해도 감점하는 수업, 아파도 개인사정 봐주지 않는 교수님들, 출석도 꼬박꼬박하고 과제도 열심히 하고 시험도 밤 새워 준비하는데 C+를 받는 현실, 교수님께 메일 보낼 때 어떻게 하면 공손하게 보낼까 하는 고민 그리고 학생들이 많은 대형 강의에서는 피드백을 주기 어렵다는 교수님의 말씀 등등.

각자가 노력하고 고생하여 이루어내는 입학과 학점인데, 이를 '빽 있는' 학생이 특별히 쉽게 받아온 사실은 학생들에게 그렇지 않은 자신의 상황을 돌아보게 했고 이러한 분노는 곧 가시적인 행동으로 드러났다.

먼저 자보가 곳곳에 붙기 시작했다.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고 말한 남궁 곤 입학처장의 교수연구실에는 '앗 금메달 가져온 학생'이라고 적힌 풍자 포스터가 붙었으며, 학교 곳곳에는 이를 풍자하고 알려내는 종이들이 붙었다. 또한 16일에는 '정유라씨와 같은 컬러플래닝과 디자인 분반에 있던 학생입니다'라는 고발 자보가 붙기까지 했다.

총학생회는 '이화의 비리를 척결하고 총장해임을 촉구하는 암행어사' 실천단을 꾸려서 총장 및 이사회의 비리 해명, 총장에 대한 이사회의 해임을 요구하는 5362명의 서명을 받았고 17일 12시에 최순실 딸 정유라의 부정입학 및 학사 특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기자회견에서 심지후 동아리연합회장은 "학문의 가치를 존중해야 할 대학의 총장이 오히려 공공의 가치를 훼손시켰다"며 "학내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총장 퇴진과 함께 비민주적 구조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발언했다.

본관 학생들은 오후 6시 30분 학교가 '다소의 관리부실이 있지만 특혜는 없다', '총장은 사퇴하지 않는다'고 밝힌 간담회 장소에서 피켓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오는 11월 3일 4차 총시위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교수들도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다. 교수협의회는 '입시관리와 학사 문란에 관해 해명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고, 19일 오늘 오후 3시 30분, 본관 앞에서 최경희 총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집회 및 시위를 하기로 했다.

정치비리에 연루되기 쉬운 대학의 구조적 문제

최경희 총장 사퇴 촉구하는 이대생들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 이삼봉홀에서 최경희 총장이 최순실 딸 정유라 부정입학 및 학사특혜 의혹관련 학내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해명하는 자리를 마련한 가운데, 학생들이 행사장밖에서 총장 사퇴 촉구시위를 벌이고 있다.
▲ 최경희 총장 사퇴 촉구하는 이대생들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 이삼봉홀에서 최경희 총장이 최순실 딸 정유라 부정입학 및 학사특혜 의혹관련 학내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해명하는 자리를 마련한 가운데, 학생들이 행사장밖에서 총장 사퇴 촉구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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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한 대학의 총장이라는 사람이 정치 비리와 연루되어있다는 사실은 학내구성원 모두를 분노케 했다. 때문에 학생들, 심지어 교수들까지 행동에 나서고 있다. 최경희 총장은 교육 공공성이 아닌 정치적 이익을 좇아 학생들에게 공정한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고 박탈감을 가져오게 한 장본인이다. 따라서 이는 최경희 총장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부터 야기된 일인 것은 분명하다(최경희 총장은 19일 오후 2시경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학이 정치권에 연루된 상황에 대해 총장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가능하게 한 구조적인 문제 또한 분석해봐야 한다. 총장이 계속해서 특혜를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의 비도덕성을 막을 수 있는 구조가 부재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정부의 재정지원시스템, 학내 비민주적구조, 총장 선출 등은 이러한 문제를 유지시키는 구조적 요인이다. 먼저 대학이 교육부에 종속된 지금의 구조는 대학이 정치권과 긴밀한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도록 한다. 현재 교육부는 대학재정지원사업을 통해 자신의 입맛을 맞춰야만 재정을 지원해 준다.

그런데 정부의 재정지원 없이는 대학운영이 어렵기 때문에, 돈 때문이라도 대학은 정치권의 요구에 맞춰줄 수밖에 없다. 때문에 대학들은 무리한 학과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까지 PRIME사업, 평단사업 등을 추진해왔던 것이고, 이화여대의 경우에는 최순실의 자녀에게 특혜를 주고 그 대가로 대학재정지원사업에 선정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은 것이다. 대학이 교육부의 정책에 종속되어있는 지금의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대학과 정치권의 연루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임이 분명하다.

또한 학생들에게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지금의 학내 비민주적 구조는 이러한 비리 문제를 방치하는데 일조한다. 학생들은 중요 사업이 추진될 때나 이번과 같은 비리 연루 문제를 학교가 아닌 기사를 통해 접하게 된다. 이처럼 학내 구성원에게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학교의 운영은 학내 구성원들에게 감시받고 규제받을 수 없는 구조 속에 놓여있다.

이러한 비민주적 구조 때문에 최순실의 자녀에게 오랜 시간 걸쳐 특혜를 제공했음에도 누구도 정보를 알 수 없고 누구도 중단시킬 수 없었다. 때문에 이러한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학교 운영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와 그것을 바탕으로 운영을 규제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화여대의 총장 선출 방식은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총장이 손쉽게 학생들의 권리를 박탈시킬 수 있게 한다. 지금의 선출방식으로는 총장을 학생들의 손으로 직접 뽑을 수 없는데, 이는 학생구성원의 요구를 총장이 대표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즉, 지금의 선거방식으로는 학생들을 학교의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과 같다.

따라서 학생들의 권리를 무시하는 또 다른 총장을 맞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학내 구성원들의 직접선거를 통해 총장을 선출해야 한다.

우리는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가

이처럼 우리는 지금의 대학이 지닌 구조적 문제가 특혜 제공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총장 퇴진과 함께 학내 비민주적 구조 개선을 요구해야만 한다. 구조를 바꾸어야만 이러한 문제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총장에 대한 지금의 학내구성원들의 분노를 잘 모아내어 총장 퇴진을 이어나가는 것이 우선되어야할 것이다. 학생, 교수, 교직원,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 등 모든 학교의 구성원들과 함께하여 비리에 대한 총장의 진상규명 및 사퇴를 요구하여 제대로 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 후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러한 총장을 다시 만들어 낼 가능성이 농후한 학교의 구조를 바꾸어나는데 초점을 맞추고 싸워나가야 한다. 지금 이화여대 사태는 수많은 비리가 축적된 사학 재단의 빙산의 일각이 드러난 것일 뿐이며, 이를 학내 구성원들의 손으로 규제할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것은 그냥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화여대 뿐 아니라 시흥캠퍼스 철회를 요구하며 본관을 점거중인 서울대, 표절 총장의 퇴진을 외치며 학생총회를 성사시킨 동국대 등 많은 대학들이 모여 비민주적인 대학구조를 고발하고 함께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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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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