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의 한국 분산 개최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본 NHK는 18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 도쿄 하계 올림픽의 조정·카누 경기장 건설이 차질을 빚을 경우 한국에서 경기를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IOC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IOC가 지목한 한국 개최지는 충북 충주시의 탄금호 조정경기장이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조정·카누 경기를 치렀던 탄금호 조정경기장은 국제조정연맹(FISA)의 규격을 충족해 올림픽 경기도 가능하다.

도쿄는 당초 조정·카누 경기를 위해 도쿄만에 우미노모리 경기장을 새로 짓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하지만 건설 비용이 부담되자 도쿄에서 300km 넘게 떨어진 미야기 현의 나가누마 경기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우미노모리 경기장 신설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주장하는 IOC는 도쿄의 제안에 난색을 표하면서 만약 이 같은 계획이 불발될 경우 한국에서 분산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IOC는 도쿄가 대안으로 내놓은 나가누마 경기장이 국제대회 개최 경험이 없고,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원전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한 지역과 가깝다는 이유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개최 비용... 일본 '당혹'

도쿄는 올림픽 개최 비용을 7340억 엔(약 8조 원) 정도로 추산했으나, 구체적인 설계와 건설 과정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나 무려 3배가 넘는 3조 엔(약 3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도쿄 주 경기장의 건설 비용이 당초 계획의 2배가 넘는 2650억 엔(약 2조7700억 엔)까지 늘어나자 일본 정부는 기존의 건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설계를 재공모하기로 결정했고, 이 과정에서만 68억5930억 엔(약 762억 원)의 예산이 낭비됐다.

분산 개최 검토에 발끈한 도쿄는 예정대로 우미노모리 경기장을 신설하는 대신 건설 비용을 대폭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도쿄는 장부를 조작해 예산을 허위로 축소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이날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도쿄를 방문,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와 회담에서 "올림픽 개최 비용을 줄이는 것은 중요하다"라면서도 "당초 계획을 바꾸는 것은 모두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고이케 지사는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도지사로서 책임을 갖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며 "비용 절감을 위해 경기장 건설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도쿄 올림픽 개최 비용을 논의하기 위해 IOC, 일본 정부, 도쿄도, 도쿄 올림픽조직위원회가 참여하는 4자 회담을 개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회담에서 한국 분산 개최 방안도 검토할 전망이다.

앞서 IOC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도 일부 종목을 일본에서 분산 개최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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