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킹키부츠>에서 니콜라 역의 배우 신의정이 5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작품의 기운으로 참 충만해 있어요. 매일 한 회 한 회 할 때마다 저희들끼리도 그런 얘기 많이 해요. 작품이 충족시켜주는 게 커서, 그저 ‘내가 누를 끼치지 말아야지’하는 마음으로만 하고 있어요." ⓒ 이정민


"오랜만인지도 몰랐는데 생각해보니 엄청 오랜만이더라고요. 옛날에도 대극장과 소극장을 다르게 계산하며 연기하지는 못했는데, '아, 대극장은 이랬었지'하며 다시 떠오르는 게 많더라고요. (웃음)"

그녀가 대극장으로 돌아왔다. 2012~2013시즌 <지킬 앤 하이드>의 루시 역을 맡았던 이후로 3년 만이다. 이후로 소극장과 중극장,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여러 역할을 소화했지만, 그녀가 대극장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팬도 여럿 있었다. 공간이 지닌 매력이 다른 만큼, 같은 배우라도 무대에 따라 뿜어내는 매력 역시 달라지니까. 지난 9월부터 뮤지컬 <킹키부츠>의 니콜라로 합류한 그녀는, 정작 극장의 구분에 별로 개의치 않는 눈치였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아버지로부터 구두 공장을 물려 받은 찰리가, 드래그 퀸(Drag Queen) 롤라를 만나 성 소수자를 위한 전용 부츠를 만들며 공장도 살리고 꿈도 찾는 이야기이다. 배우 신의정이 맡은 니콜라는 찰리와 함께 런던에 가고 싶어하지만 결국 갈라서는 '전' 약혼녀이다. 니콜라로 열연한 지 한 달 정도 된 시점, 뮤지컬 <킹키부츠>도 공연 일정의 중반부를 지나 후반부를 향해 가고 있었다.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지난 5일 오후 4시, <킹키부츠>가 상연되고 있는 서울 블루스퀘어 3층 북카페 '북파크'에서 배우 신의정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 배우와 이 배역, 공통점이 많다

 뮤지컬 <킹키부츠>에서 니콜라 역의 배우 신의정이 5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우 신의정은 뮤지컬 <킹키부츠>의 니콜라와 자신이 참 닮은 면이 많다고 했다. 로렌보다 훨씬 더. 어쩌면 그런 교집합이, 그녀의 연기 인생에 중요한 전환점을 주었는지 모른다. ⓒ 이정민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로렌이 아니라 니콜라라서 아쉽지는 않았냐고. 뮤지컬 <킹키부츠>의 중심은 찰리와 롤라라는 두 남성 캐릭터이다. 비록 롤라는 드래그 퀸이라는 성 소수자이지만, 어쨌든 생물학적으로 남성인 건 변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여성 캐릭터인 로렌과 니콜라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 특히 찰리와 공장에서 함께 일하며 새로이 사랑을 싹틔우는 로렌에 비해, 찰리의 전 애인이자 현실적인 욕망을 좇는 니콜라는 두드러지는 장면이 많지 않다. 배우로서 욕심이 나지는 않았을까.

"뛰고 땀 흘리며 에너지를 발산하는 장면이 다른 캐릭터에 비해 많지 않아서 약간 아쉽기는 해요. 노래가 조금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고요. 그래도 연습 때 심심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할 게 엄청 많았죠. 그녀 안의 드라마와 전사가 참 많이 있어서, 이런 것들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 노력하다 보니 정신이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지금도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제가 예전에 맡아온 역할들의 이미지 때문에 그랬는지, 주변 친구 중에서 로렌이 더 잘 어울리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기는 했어요. 밖에서 보는 저는 로렌처럼 약간은 '허당'에 푼수 같을 정도로 밝은 사람인가 봐요. (웃음) 물론 제 안에는 로렌 같은 면도 있고, 니콜라 같은 면도 있죠. 하지만 제가 가진 건 니콜라다운 게 더 커요. 제 성격과 너무 비슷해서 놀랐어요. 특히 제가 원하는 것,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일에 대해 욕심을 갖고 열심히 하는 모습 등이요. 실제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니콜라가 더 편했고요."

그렇다. 니콜라는 욕심이 많다. 니콜라는 찰리와 함께 이 시골을 떠나 런던에서 새 삶을 시작하고자 하고, 이를 강하게 추진한다. 찰리도 처음에는 니콜라의 욕망에 동참한다. 하지만 이내, 그 길이 자신의 길이 아님을 깨닫고 갈라선다. 그런데도 니콜라는 흔들리지 않는다. 자기가 얻겠다고 마음먹은 그 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두 사람은 엇갈리고, 그렇게 헤어진다. 헤어지는 순간에도, 니콜라는 찰리에게 사랑한다고 말한다. 왜일까.

"니콜라는 런던으로 가고 싶어 하는 하나의 목표만을 가지고 있잖아요. 스스로의 욕망에 대해서는 명확해요. 반면 찰리가 갈팡질팡하는 걸 눈치채고, 찰리를 설득하죠. 제가 원하는 목표점과 찰리의 목표점이 일치하기를 바랐고, 기다렸고 그 과정에서 외로웠고…. 참고, 화도 내봤지만 결국 찰리를 한없이 기다리기에는 내 길과 다르다는 걸 인정한 거죠. 어떻게 보면 쿨하고, 이해심이 많은 사람이에요. '나는 너를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고, 앞으로도 사랑하고 싶어. 하지만 네가 아니라면, 어쩔 수 없지'랄까요.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네가 나한테 이런 걸 해주지 않으면 난 떠날 거야'와 같은 심리는 아니에요. 미련을 두고 있지는 않아요. 미워하지도 않고요. 그래서 더 멋진 것 같아요. 아마 저였어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아요."

욕심 그리고 목표

 뮤지컬 <킹키부츠>에서 니콜라 역의 배우 신의정이 5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모두가 각자의 구두를 선택하듯, 그녀도 그녀의 구두를 골랐다. 그리고 니콜라처럼, 쿨하고 당당하게 그 길을 가고 있다. ⓒ 이정민


니콜라의 욕심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오브제가 바로 공연 중에 등장하는 빨간 구두이다. 처음에 니콜라는 그 구두를 갖고 싶다고 말한다. 찰리는 이런 구두가 꼭 필요하냐고 되묻지만, 니콜라의 시선은 구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작품 후반부, 니콜라는 그 구두를 당당하게 신고 찰리와 헤어지기 위해 등장한다.

"구두는 굉장히 중요한 오브제에요. 오프닝 때, 혼자 시작도 전에 눈물을 흘린 적이 있어요. 어린 찰리에게 아버지가 구두를 주면서 이 신발이 너의 미래라고 하잖아요. 아버지가 주입하는 미래에 찰리가 반문하죠. '만약 내가 구두를 만들고 싶지 않으면요?'라고. 아버지는 '농담하지 마라'고 웃으며 넘어가죠. 화면이 바뀌면서 어린 롤라가 나와서, 빨간 구두를 신고 춤을 추다가 아버지한테 혼나죠. 그다음에 아이들이 자라고, 화면이 전환되고, 그때 약혼녀인 제가 등장해요. 저 역시 빨간 구두를 보고 있죠. 그게 저의 미래라고 하면서요. 세 명 모두 구두로 연결되는 거예요.

찰리는 그때나 지금이나 자기가 원하는 길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롤라는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미래를 선택했죠. 니콜라 역시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갖고 싶어 하고요. 영화에서는 이 구두를 부동산중개업체 사장인 리차드가 사주는 것으로 나오지만, 뮤지컬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건 리차드가 사준 게 아니라 니콜라가 직접 산 거죠. 런던에 가서 리차드와 잘됐을지 안됐을지는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건 니콜라가 의존적인 캐릭터가 아니라는 거예요. 찰리를 쿨하게 떠날 수 있던 것도 독립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거였어요. 리차드 때문에, 리차드가 선물한 구두 때문에 찰리와 헤어지는 거라면 그렇게 당당하지 못했을 겁니다. 내 구두와 함께 가는 삶에 비록 너(찰리)는 없지만, 너의 미래를 위해 기도할 수는 있는 거죠."

구두를 신고 어느 방향으로, 어떤 길로 걸어나가야 할지는 개인의 선택이다. 찰리가 고른 신발과 니콜라가 고른 신발이 엇갈렸을 뿐이다. 그들은 각자의 신발을 신고, 각자의 길을 향해 앞으로 나선다. 방황하던 찰리가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했듯이, 니콜라 역시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했다. 그렇게 자신이 고른 런던의 길, 니콜라는 행복했을까.

"저도 참 막연하게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살았던 때가 있어요. 열아홉 살, 스무 살 그 시절에는 그저 막연하게 무대가 간절했죠. 그 꿈이 실현되고 나서 언제나 행복했냐고 하면 당연히 아니죠. 힘들었던 때도 있고, 내가 이걸 왜 했을까 후회한 적도 있어요. 하지만 결국 돌아보면 이 길을 걷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구한테 의지하지 않고 내 두 다리로 걷는 길이잖아요. 그렇게 쉽게 불행해지지는 않을 겁니다. 니콜라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사실 니콜라는 꽤 촌스러운 사람이에요. 런던에만 가면 모든 것이 바뀌리라고 믿는, 순진하면서도 야망을 품은 사람이죠. 런던에서 그녀가 시작하는 삶은 당연히 순탄치 않을 거고, 시행착오도 겪겠죠. 하지만 결국에는 행복할 거라 믿어요."

그녀가 걷는 길이 아무리 진창길이어도, 그녀 자신이 고른 구두를 신고 걷는 길인 이상 그녀는 행복할 것이다.

배우 신의정이 만난 진창길

 뮤지컬 <킹키부츠>에서 니콜라 역의 배우 신의정이 5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 저 진짜 연기 잘하고 싶어요. 집착이라고 할 정도로 연기에 대한 욕심이 커요." ⓒ 이정민


신의정은 노래를 잘하는 배우이다. 본인 스스로 "노래 위주로 공부했다"라고 말할 정도니까. 그렇게 데뷔하고 나니, 오히려 연기에 대한 갈증이 커졌다.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부러웠고, 혼자 이리저리 노력해봤지만 잘 안 됐다. 노래만이 아니라 연기도 잘하는 깊은 배우가 되고 싶었고, 그래서 연극 무대로도 발을 넓히기 시작했다. 좋은 도전이었고, 많이 배웠다. "행복했다"고 회고할 정도로. 그러나 동시에 큰 상처도 받았다. 예기치 않았던 진창길이, 그녀 앞에 놓인 것이다.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 앤 하이드> 때 소리를 많이 지르면서, 그때 목이 완전히 상해버렸어요. 되게 오래 갔죠. 노래도 근육을 사용하는 거라, 사실 안 쓰면 회복이 되거든요. 근데 다치고 나서 안 써 버릇하던 걸 다시 쓰려고 하니까, 마치 운동 선수가 부상하고 나서 트라우마 때문에 겁을 먹고 제 실력을 발휘 못 하는 것처럼 되어 버렸어요. 노래 공포증이 생겼어요. 니콜라가 솔로가 많지 않음에도 처음에는 반주만 들어도 뒷목이 뻣뻣하게 서더라고요. '나는 이제 노래 못하는 건가'라는 생각마저 했죠.

지난 1년 반에서 2년 동안, 외면하고 살았던 제 노래를 다시 찾는데 이지훈 오빠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지훈 오빠는 노래할 때 힘을 많이 안 주고 노래하거든요. 제가 계속 헤매고 있을 때 지훈 오빠가 팁을 하나씩 던져줬어요. 제가 진짜 (양)준모 오빠 이후로 이렇게 바짓가랑이 붙잡고 노래 스승으로 모신 사람이 없어요. (웃음) 원래 제가 <지킬 앤 하이드> 할 때 준모 오빠가 득음을 시켜줬거든요. (웃음) 마치 <서편제>의 송화처럼 매달리면서, 아버지한테 배우듯이 그랬거든요.

그다음에 준모 오빠가 소개해준 다른 노래 선생님께 배웠는데 지훈 오빠도 이 선생님께 배웠더라고요. 그래서 지훈 오빠의 코멘트를 더 빨리 알아들 수도 있었던 것 같아요. 매일매일 노래하는 거 다 녹음해서 오빠에게 들려줬죠, 오빠가 '이거 하나만 신경 써보자, 이거 발음 하나만 바꿔보자'라면서 긴장도 풀고, 스케일 발성도 다시 해보고…. 힘을 빼고 긴장하지 않으니까 되더라고요.

어제(4일) 리딩 공연 준비를 하는데, 지난 시간 동안 나오지 않았던 제소리가 다시 나오더라고요. 제소리를 드디어 다시 찾아서 편하게 내는데 온몸에 소름이 돋았어요. 그래서 또 신나서 준모 오빠한테도 보고했어요. 지훈 오빠 덕분에 많이 배웠다고. 준모 오빠도 피드백 계속해주셨고요. 진짜 감사해요. 머리로는 아는데 실제 목으로는 안 되던 걸 할 수 있게 해줘서요. 저는 (노래로서) 아직 갈 길이 멀기는 하지만, 평생 은인으로 두 오빠 모시고 살려고요."

그녀가 앞으로 걸어나갈 길

 뮤지컬 <킹키부츠>에서 니콜라 역의 배우 신의정이 5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07년 <위대한 캣츠비>로 데뷔했던 그녀, 이제 내년이면 데뷔 10주년을 맞는다. 앞으로의 10년은 또 어떻게 꾸려나갈까. ⓒ 이정민


잠시 잃었던 목소리를 되찾고 나서, 그녀 안에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욕심이 다시 끓어오르는 듯했다. <킹키부츠> 마지막까지 깔끔하고 안정된 노래를 보여주고 싶고, 노래가 진짜 어려운 작품과 캐릭터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연극도 다시 하고 싶고, 대학로에도 가고 싶다. 초연 때 도전했던 여러 작품도 다시 해볼 것이다. 소수자를 다루는 <킹키부츠>가 인기를 끌고, <아가씨>나 <캐롤> 같은 영화가 주목받는 것을 보면서 이전까지 대중에게 섣불리 꺼내기 어려웠던 민감한 이야기에도 나서고 싶단다. 2007년에 데뷔해 이제 만으로 9년, 데뷔 10년차가 된 배우는 데뷔 10주년을 앞두고도 여전히 갓 무대에 오른 신인처럼 들떠 있었다.

"예전에는 소원이 서른이 되는 거였어요. (웃음) 어려서 못하는 게 많았기에 나이를 먹고 하고 싶은 게 많았거든요. 아무것도 된 것도 없고 한 것도 없는데 벌써 이렇게 되다니…. (흑흑) 그래도 힘들었던 것들을 극복해나가면서, 무대 위에서의 조급증도 털어냈고, 쌓아온 것도 있고…. 언젠가는 나문희 선생님처럼 나이를 먹어도 계속 배우를 하고 싶고, 그 나이에 잘할 수 있는 롤을 맡고 싶어요.



 뮤지컬 <킹키부츠>에서 니콜라 역의 배우 신의정이 5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녀의 연기는 캐릭터에 앞서지 않았다. 신의정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있다기 보다는, 그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신의정이 있었다. 그런 지향점을 잃지 않으면서도 자기만의 매력을 찾고 싶다는 그녀. 그녀는 지금도 좋은 배우이지만, 앞으로 더 좋은 배우가 될 것이다. ⓒ 이정민


제가 딱히 별명도 없고 그런 게, 나쁘진 않지만 딱 내 한계까지만 보여주는? 매력이 없는? 저만의 아우라가 아직 없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백설이(<난쟁이들>의 백설공주)가 사실 엄청 그립거든요? 할 때도 정말 행복했고. 그런데 그 옷이 저한테 딱 맞는 옷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 뻔뻔함을 제대로 못 보여드린 것 같죠. (최)유하 언니가 너무 잘하기도 했고요. 저는 그 유하 언니의 옷을 어설프게 따라한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유하 언니의 그걸 갖고 싶었어요. 아쉽고 그래서 꼭 다시 한 번 더 도전하고 싶어요.

계속 배우로서 살아가면서 저의 단점과 한계들을 하나씩 깨버리며 나아가고 싶어요. 더 재기발랄하게. (웃음) 깊이도 있고, 때로는 퓨즈가 나갈 정도의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면서. 나답게 표현하면서."

니콜라와 이별할 시간도 점점 다가오고 있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오는 11월 13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계속된다. 니콜라를 만난 신의정, 그녀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을까.

"원래 저는 하루하루 사는 스타일이었어요. 재미있게, 오늘 하루 즐겁게. 그런데 지난 1년 반, 2년 가까이 참 잊어버리고 살았어요.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살아왔는데, 니콜라 덕분에 내가 믿고, 내가 가야 하는 길, 내가 본래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명확히 떠올릴 수 있었어요. 요새 잊고 살았는데 그걸 다시 생각하게 해줘서 니콜라에게 참 고마워요."

진창길을 간신히 빠져나온 그녀 앞에 어떤 길이 기다리고 있을까. 아마도 그녀는, 잘해낼 것이다. 또다시 어떤 고난이 생기더라도 이 길은 그녀가 선택한 길이고, 지금 그녀는 자신이 직접 고른 신발을 신고 있으니까. 그 빨간 구두에 진흙이 좀 묻으면 어떠한가. 툭툭 털고 걸어가면 그만인 것을. 오는 26일, 그녀는 32번째 생일을 맞이한다. 앞으로도 쿨하고 멋지게 그 길을 향해 가기를 바란다.

 뮤지컬 <킹키부츠>에서 니콜라 역의 배우 신의정이 5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쇼뮤지컬임에도 충실히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좋은 작품이고, "각자에게 다 롤이 부여된 작품"이기에 의미를 지닌다. 그 가운데서 그녀도 그녀의 롤을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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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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