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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교육청의 올해 주요 핵심사업은? 참학력 신장과 진로진학 교육이다. 참학력 진로진학은 성적보다는 배움 중심 수업과 성장을 중시한다. 아이들의 꿈과 끼를 찾아 미래 핵심역량을 기르는 데 필요한 정보 수집, 분석 능력을 키우기 위해 힘쓴다. 도 교육청이 지향하는 참학력 신장과 진로진학교육은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 걸까? <오마이뉴스>가 학교 현장에서 수업혁신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아이들이 꿈과 끼를 어떻게 진로진학으로 연계하고 있는지를 현장 취재했다. [편집자말]
천안 새샘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요리사 진로체험을 위해 연암대학교(천안시 성환읍 수향리)에서  요리체험을 하고 있다.
 천안 새샘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요리사 진로체험을 위해 연암대학교(천안시 성환읍 수향리)에서 요리체험을 하고 있다.
ⓒ 모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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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전 9시 천안 연암대학교 조리실.

요리를 배우기 위해 자리한 수 십여 명의 학생들은 대학생이 아니다. 앳된 1학년 중학생들이다. 인근에 있는 새샘중학교(천안시 동남구 통정 6로) 1학년 학생의 진로체험 시간이다. 요리체험을 선택한 학생 중 20여 명이 실감 나는 요리세계를 경험하기 위해 연암대학교(천안시 성환읍 수향리)로 모였다.

요리 강습을 맡은 해당 교수가 아이들을 맞았다. 강의 제목은 '재미있는 요리교실'이다. 오늘의 요리는 중학생 아이들이 특히 좋아할 만한 '비빔국수'와 '치즈 떡갈비'다. 조리실에는 요리에 필요한 재료가 개인별로 빼곡하게 놓여 있다.

학과 교수와 조교들이 요리방법을 설명하자 곧바로 실습이 시작됐다. 아이들이 금세 재미를 느끼며 요리에 빠져들었다. 일제히 상추와 깻잎, 양파를 써느라 분주하다. 담당 교수 외에 여러 명이 조교들이 칼질 요령, 가스 불의 상태까지 꼼꼼히 가르치며 거들었다.

"요리를 직접 만들면 뿌듯할 것 같아 오늘 체험을 신청했어요." (1학년 8반 이한혁)
"요리를 좋아해요. 취미로 수육, 된장찌개 만들기도 해요" (1학년 5반 양윤희)

연암대학교(천안시 성환읍 수향리)에서  진로 체험을 위해 요리실습을 하고 있는 천안 새샘중학교 1학년 학생들
 연암대학교(천안시 성환읍 수향리)에서 진로 체험을 위해 요리실습을 하고 있는 천안 새샘중학교 1학년 학생들
ⓒ 모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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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대학교(천안시 성환읍 수향리)에서  진로 체험을 위해 요리실습을 하고 있는 천안 새샘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자신들이 만든  음식을 시식하고 있다.
 연암대학교(천안시 성환읍 수향리)에서 진로 체험을 위해 요리실습을 하고 있는 천안 새샘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자신들이 만든 음식을 시식하고 있다.
ⓒ 모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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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찬 프로그램 운영으로 대학도 알리고 지역사회와 소통"

연암대는 지난 2012년부터 중고생을 대상으로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당시 8개 프로그램에서 지금은 12개로 늘어났다. '재미있는 요리교실'외에 학과 특성을 살린 피부미용, 플로리스트(꽃 디자이너), 제과제빵사(제과사), 블랑제(제빵사), 압화, 조리, 헤어디자이너, 전통 병과 전문가, 동남아요리 등이다.

이 대학의 신광철 평생교육원 팀장은 "진로 탐색을 하는 중고생이 해당 직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내실을 기하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대학을 소개하는 계기는 물론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공헌하는 일이기도 해 기쁘다"고 말했다.

관련학과 교수 외에 재학생들이 보조 강사로 참여, 내실을 기해 수업 만족도가 매우 높다. 지난 해 기준 인근 20개 학교에서 무려 1400여 명의 중고생이 참여했다.

충남 전체에서는 '대학 연계 꿈·행·진 진로체험'에 연암대 등 16개 대학에서 137개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여기에 136개(중 104교, 고 32교) 학교에서 1만 4200명(671회, 중 1만 1400여 명, 고 2700명)의 중고생이 참여하고 있다. 도 교육청과 해당 대학이 매년 '자유학기제, 진로체험을 위한 업무협약서'를 체결해 협력하고 있다.

'자동차 정비와 페인팅', '전자전기조립키드 제작' 체험은 신성대(당진시 정미면 덕마리) 로, '보컬 전공','범죄심리학수사' 체험은 백석문화대(천안시 동남구 안서동)로, '태양광모형자동차 제작' 체험은 '홍성 폴리텍 대학'(충남 홍성군 남장리)으로 신청하면 된다.

전체 소요예산 약 6억 원 중 도교육청이 절반을, 나머지 비용은 해당 중·고등학교와 대학 측이 나눠서 분담하고 있다.

학생들이 만든 비빔국수와 치즈 돈가스
 학생들이 만든 비빔국수와 치즈 돈가스
ⓒ 모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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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교육청, 도내 16개 대학과 '대학 연계 꿈·행·진 진로체험' 협약

신광철 연암대 팀장은 "보다 많은 학생이 참여할 수 있게 도 교육청에서 프로그램 지원 예산을 확대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아이들을 인솔하고 온 안지영 새샘중 교사(국어 과목)는 "학생들을 데리고 학교밖으로 나올 경우 안전 문제가 큰 부담이 된다"며 "하지만 대학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교수님 외에 보조 강사들이 같이 도와 걱정이 없고 수업의 질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시간이 흐르자 여기저기서 '다 만들었다'는 자진 신고가 쇄도했다. 담당 교수와 보조 강사들이 학생들과 직접 맛을 보며 평가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아이들은 완성된 음식을 보며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지었다.

"요리사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꿈이에요. 집에서 가끔 볶음밥을 만들긴 했는데 국수와 떡갈비는 처음이에요. 오늘 많은 도움이 됐고 재미있었어요. 내일은 오페라 보러 갈 거예요" (1학년 9반 정현우)

다음은 안지영 새샘중 교사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대학 연계교육, 안전하고 수업 질도 높아 경쟁"

-새샘중 자유학기제 진로체험 두 번째 수업이라고 들었다. 오늘 연암대 수업은 어떻게 오게 되었나?
"2,3학년이 중간고사 기간이다. 1학년 학생들은 자유학기제 기간으로 시험을 안 본다. 대신 중간고사 기간, 기말고사 기간에 진로체험을 하게 된다. 중간고사 기간인 이번 주는 나흘 동안 진로체험을 하게 된다."

-또 다른 진로체험은 어떻게 진행하나?
"외부기관에서 진행 중인 교육이나, 체험 행사에 관심 있는 학생이나, 관련 있는 학생을 학교일정과 맞춰 가능하면 보내고 있다. 특성화고 체험과 상설진로캠프에도 참여하고 있다."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진로 관련 교육이 있나?
"진로진학담당 선생님이 정규 수업을 하고 있다. 또 일주일에 하루 오후는 '창의적 체험 활동' 시간으로 담임 교사 주축으로 진로진학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하고 있다."

-진로체험이 어떤 효과가 있나?

천안 새샘중 안소영 교사(국어)
 천안 새샘중 안소영 교사(국어)
ⓒ 모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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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꿈을 꾸고, 꿈을 이뤄나가기 위한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특히 대학에서 벌이는 진로체험 교육의 경우 학교밖으로 요리체험 수업에서 볼 수 있듯이 안전 문제에 대한 부담이 없다. 아이들이 처음 켜보는 가스레인지나, 처음 해보는 칼질도 교수님 외에 보조 강사들이 도와주고 있어서 안전하다."

-새샘중만의 진로진학교육에 대한 자랑거리가 있다면?
"꿈 동아리다. 자유학기제 기간동안 학생들이 희망하는 꿈을 조사해서 꿈의 특성에 맞는 활동끼리 묶어 동아리를 운영한다.

요리 외에 패션공예전문가, 교육전문가, 스포츠전문가, 행정사법전문가, 기계공학전문가, 음악전문가, 방송언론전문가, 구조봉사전문가, 의학보건전문가, 만화디자인전문가, 컴퓨터전문가, 수리과학전문가 등 14개 꿈 동아리를 운영 중이다."


태그:#충남교육청, #진로체험교육, #대학연계, #자유학기제, #꿈,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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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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