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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 성소수자 세미나 우리들의 성소수자 자녀들을 사랑합니다!
▲ 미주 한인 성소수자 세미나 우리들의 성소수자 자녀들을 사랑합니다!
ⓒ 이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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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 사회에서의 성소수자 이슈에 관한 심도 깊은 이해와 공감대 형성을 위한 최초의 미주 한인 성소수자 세미나가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열렸다. 

미주 한인 무지개 부모모임(Korean American Rainbow Parents)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10월 14일 금요일 오후부터 15일 늦은 시간까지 성소수자 자녀들 모임, 부모들 모임, 강남순 교수 강연회 그리고 저녁 만찬까지 1박 2일 동안 진행됐다. 

14일 금요일 오후 미주 전국 각지에서 부모와 성소수자 자녀들이 워싱턴에 도착했다.

첫 만남, 그러나 오랜 친구 같았다

미주 한인 성소수자 세미나 미주최초 성소수자 세미나가 열렸다.
▲ 미주 한인 성소수자 세미나 미주최초 성소수자 세미나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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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시애틀, LA, 위스콘신 그리고 한국에서 모인 40여 명이 미주 최초 한인 성소수자 세미나를 위해 자리를 함께 했다. 많은 분들이 처음 만나는 자리였고, 서로의 처지를 모른 채 만났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오래된 친구 같은 위로와 연대의 자리가 이어졌다.

성소수자를 자녀로 둔 부모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눈물을 흘리고, 그 세월 속에 있었던 자신의 무지와 바보스런 행동을 이야기 하며 웃는 그러면서 앞으로의 일들을 모색하는 귀한 시간이 흘러갔다.  

15일 버지니아주 페어펙스에 위치한 '윌리암 조 평화센터'에서 열린 부모 모임은 20여 명의 부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주 최초의 모임이라는 어색함은 없어지고 너와 내가 따로 없는 '우리, 함께'의 모임이었다. 부모들의 모임에서는 성소수자 자녀들을 둔 부모들의 아픔과 극복의 과정 그리고 이번 모임에 참여하게 된 동기 등을 나누었다.

한국 성소수자 모임에 참여한 한 부모는 '해피 보이'라는 애칭을 가질 정도로 밝았던 아이가 자신의 정체성을 느끼며 가졌던 과정과 이후 무척이나 내성적으로 달라진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겪었던 경험을 나누며 모든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후 부모로서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천에 옮겼던 과정을 들으며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과 더불어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나누며 울고 웃는 가운데 부모들은 하나가 되었고 그런 부모들의 모습에서 성소수자 자녀들의 미래는 밝아 보였다. 

"성소수자 아이를 위해 나도 무엇인가 해야 한다"

1990년 간호사로 미국에 이민온 위스콘신 주에서 참여한 어머니는 "두 딸이 모두 양성애자라는 걸 알게된 후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눈물로 설명했다. 그 중 한 아이가 자살 까지 이르게 된 경험을 이야기 하며 "자신의 부족함이 아이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자책감에 흐느껴 울었다.

전통과 보수적 기독교 문화 때문에 아이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안타까움, 그러나 "이제는 당당히 일어서 성소수자 아이들의 희망을 위해 나도 무엇인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다"는 다짐은 모든 부모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뉴욕에서 참여한 한 부모는 자신의 경험을 담담히 이야기 하며 "레즈비언이지만 리더십 강한 자랑스러운 딸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러한 자신의 "경험을 다른 부모들과 나누고 함께 일어서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달했다. 그 순간 모두가 하나가 되었다.

게이 자녀를 둔 어느 어머니는 아주 명랑했던 아들이 며칠 동안 물도 안 마시고 방에 들어가 잠만 자는 것 같아 정신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 같았는데 어느 날 아들이 성소수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찾아간 어느 모임에서 "오랜 가슴앓이가 그날 한 번의 만남으로 풀렸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후 고민 끝에 아들의 머리맡에 조용히 편지를 남기고 나왔다고 한다.

"사랑하는 아들아 엄마는 네가 동성애자라는 것을 이미 눈치 챘어. 괜찮아. 엄마는 지구가 뒤집어져도 네 편이야. 사랑 한다."

이 편지 한 장에 "엄마 밥 주세요 그리고 학교 갈래요"라고 말을 하는 아들 앞에서 부모의 관심과 이해가 아이들을 일으켜 세우는 가장 큰 힘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강남순 교수 "우리의 적은 내 안의 절망입니다"

미주 한인 성수자 세미나 미국 텍사스 크리스챤 신학대학교 브라이트 신학 대학원 '강남순'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 미주 한인 성수자 세미나 미국 텍사스 크리스챤 신학대학교 브라이트 신학 대학원 '강남순'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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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순 미국 텍사스크리스천대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는 강연에서 "우리의 가장 큰 적은 내안의 절망이다"라고 말하며 "정의와 연민이 연대의 정치를 이루고 이것이 변화의 출발이다"라고 강조했다. "연민은 인간성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며 이것이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이 사랑이 바로 타자를 나로 인식하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서로의 얼굴을 보면 그 안에 진실이 보인다"고 강조하며 "그 안에서 진솔한 질문의 연속이 진리에 가까워 질 수 있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성소수자 문제를 비롯하여 모든 소수자들의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은 "장기적으로 우리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고, 이를 함께 알기 위해 배우고 질문하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남순 교수는 강연 말미에 "과거 60년대만 해도 흑인들에 대한 평등권은 모두 불법이었지만 끊임없는 질문과 투쟁을 통해 오늘에 이르게 됐다"며 "작은 변화가 모여 큰 변혁이 일어나고 이를 위해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미주 한인 무지개 부모모임(Korean American Rainbow Parents/ KARP)은 성소수자 자녀를 둔 한인 부모님들의 모임으로 성소수자 자녀를 인정하고 아낌없이 지지하며 성소수자에 대한 미주 한인 사회의 이해를 돕는 데 목적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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