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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의 소라축제 2016년 10월 14일~16일 ⓒ 고성미
10월. 제주 우도의 바다는 지금 한 여름 산란기를 마치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소라로 가득하다.
우도의 특산물 소라 특히 10월에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 고성미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서 서식하는 소라는 바닷가로 향하는 여행객들에게 사랑받는 메뉴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특히 우도의 소라가 유명한데 그 이유는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 때문이라고 한다.

소라의 레시피는 다양하다. 싱싱함을 살려 회로 먹는 방법이 있고, 숯불에 익혀 먹기도 한다. 지글지글 익어갈 즈음, 소라에서 우러난 맑은 물이 고이는데 우도의 주민들은 여기에 소주를 타서 '건강주'로 마시며 쫄깃하게 익은 속살을 안주삼아 즐긴다.

쌉쌀한 내장과 속살을 소금에 2~3일 절여 소라젓갈로 먹는데 여기에 성게알을 넣으면 그 풍미가 더 깊어진다고 한다. 간장양념한 소라꼬지는 우도의 제수음식 중 하나다. 또한 새콤매콤한 소라 무침도 별미이고 소라죽은 우도의 식당에서 쉽게 주문할 수 있는 유명한 메뉴다.

이 중에서 소라죽과 무침 그리고 소라 건강주는 오는 10월 열리는 '우도 소라 축제'의 식사 메뉴란다. 귀한 소라젓갈은 여분이 된다면 조금 만들지도 모른다고 하니 살짝 기대해 본다.

소라껍질은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아 곱게 칠을 하여 장식품이 되기도 하고 소라 캔들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소라는 껍질부터 속살까지 버릴 것이 하나 없다.

소라는 봄 5월부터 9월 초까지 금채 기간을 정하여 채취하지 않는다. 여름 내내, 소라가 알을 까고 성장하는 동안 해녀들은 바다를 청소하며 소라가 잘 자랄 수 있는 깨끗한 환경을 조성해 준다. 그리고 바로 며칠 전, 소라의 금채기간이 끝나고 해녀들이 일제히 바다에 들어갔다.
하늘도 바다도 푸른 시월은 소라의 계절 해녀들이 소라를 채취하기 위하여 바다로 들어가고 있다. ⓒ 고성미
그래서 우도에서는 소라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계절, 10월을 맞이하여 관광객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자리를 마련했다. 오는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제8회 우도 소라 축제가 바로 그것이다.

1년 중 가장 맛있는 소라를 즐길 수 있는 시월. 우도 소라 축제 기간 동안에는 해녀와 함께 바다에 들어가 볼 수 도 있고 소라를 직접 잡을 수 있는 체험과 공연, 노래자랑 등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
아름다운 우도의 바다를 해녀와 함께 안전하게 구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2015년 자료사진 ⓒ 고성미
직접 소라를 잡을 수 있는 이벤트 2015년 자료 사진 ⓒ 고성미
우도의 소라 축제를 주관하고 주최하는 우도면청년연합회 회장을 인터뷰하기 위해 사무실로 찾아가봤다. 축제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특히나 사무실 책상을 가득 채우고 있는 소라 캔들에 대해 물어보자 "축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선물로 준비한 기념품"이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제18호 태풍 차바(CHABA)의 피해로 정신이 없는 그 와중에도 청년회 회원들은 밤잠을 설치며 투박한 손으로 소라 캔들을 만들고 있었다. 이를 위해 우도에서 기념품숍을 운영하는 '우도i' 이인경 대표가 재능기부를 했다고 한다.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우도면연합청년회 사무실 ⓒ 고성미
강계헌 우도면연합청년회장은 "이번 소라축제는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피해가 심각했다"라면서도 "그래도 이에 포기하지 않고 진행해 그 의미가 더 크다"라고 한다.

반농반어를 하는 우도는 1년 내내 바쁘지만 특히 10월에는 땅콩수확과 소라채취로 주민들이 눈코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 태풍의 피해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2016년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마을 곳곳에 지붕이 날아가고 돌담이 허물어 졌지만 주민들은 피해현장을 복구하면서 땅콩수확과 소라 채취에 바쁘다. ⓒ 고성미
한 해 2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우도는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50곳'에 속한다. 우도 소라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관광객과 지역주민들이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기 위해 태풍 피해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행사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소라 축제에 많은 분들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길 기대해본다.
우도 소라 축제 2016년 10월 14일 금요일/ 10월 15일 토요일/ 10월 16일 일요일까지 열립니다. ⓒ 우도면연합청년회 제공

덧붙이는 글 | 태풍 차바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소라 축제를 준비하는 우도의 해녀와 청년회 여러분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그리고 소라에 대한 자료 제공을 해주신 강영수 선생님(바다에서 삶을 캐는 해녀의 저자)과 소라의 레시피에 대한 자료를 제공해 주신 김혜숙 우도면 부녀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태그:#우도 소라 축제, #우도, #소라, #제주,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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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우도에서 살고 있는 사진쟁이 글쟁이입니다.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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