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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사동유적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한 사라 넬슨 교수.
 암사동유적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한 사라 넬슨 교수.
ⓒ 강동구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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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유적이 없다고 해서 역사의 주변부로 인식되던 시절은 지났습니다. 각 나라와 지역이 갖는 고유한 특성이 점점 중요시되는 시대죠."

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암사동 유적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서울 강동구(구청장 이해식)가 이날부터 9일까지 여는 제21회 강동선사문화축제의 일환으로 연 학술대회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호주, 일본, 필리핀, 대만, 인도네시아 등의 다양한 고고학자들이 모였다.

이중 단연 눈에 띄는 사람은 기조발제자로 나선 미국 덴버대학교 교수 사라 넬슨(85). 한국의 신석기 문화를 공부해 박사 학위를 딴 고고학자다.

넬슨 교수는 발제에서 세계 고고학계가 그간 한국을 주변부로 분류해왔지만 그 같은 구분은 잘못된 것이며 한국 고고학이 세계사에서 더 큰 역할을 할 날이 올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메소아메리카,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등 거대 기념물이 있는 지역은 중심부라 불리면서 그럴 듯한 유적이 없는 지역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며 이 같은 생각을 중국 양쯔강 지역을 예로 들며 정면 반박했다.

즉, 양쯔강을 지배했던 정치 조직체들을 보면 부와 권력이 집중됐던 지역과 중요한 경제적 발전이 일어났던 지역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물을 바치거나 점을 치는 등의 의례적 활동의 핵심지도 주변부에서 발견된다고 말했다.

빗살무늬토기로 박사학위... 한국 신석기문화 주제 소설 쓰기도

백발의 넬슨 교수는 청년 시절 미국 대학원에서 고고학 공부를 시작했으나 1970년 군의관이었던 남편을 따라 한국에 왔다가 한강유역의 신석기 문화 연구에 흠뻑 빠졌다.

미국에 돌아가 미시건대에서 '한강 유역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난 1996년 하와이 세계동아시아고고학대회에서 일본중국고고학에 속해있었던 한국고고학을 독립분과로 만들 만큼 한국 고고학계엔 고마운 존재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땐 한국의 고고학 수준이 덜 진척되었을 때였어요. 그래서 제가 미국에서 배운 지식을 한국에 접목시킬 수 있었던 반면에 저는 한국의 특수한 고고학적 상황을 제대로 연구할 수 있는 기회였죠."

넬슨 교수가 이 때 도입했던 '플로팅(floating. 물 체질)' 기법은 재료들을 물에 띄워 걸러내는 것으로 이제는 한국 고고학 연구에 일반적인 연구기법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1992년 한국을 다시 방문해 찾은 양양 오산리 신석기유적을 세계고고학사전에 올린 데 이어 이곳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미국에 입양된 한국 출신 여대생 고고학도가 한국 유학 도중 자신의 뿌리와 인류 문화의 원천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Spirit Bird Journey'라는 소설을 쓰기도 했다.

최근 영국의 출판사와 계약한 <Golden City of Gyeongju : 황금의 나라, 경주>라는 책을 냈으며, 곧 한국고고학 개론서도 펴낼 계획일 만큼 왕성한 저술활동을 보이고 있다.

  암사동유적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한 사라 넬슨 교수.
 암사동유적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한 사라 넬슨 교수.
ⓒ 강동구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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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사동은 당시 문화의 센터... 세계유산 등재 최대한 지원"

넬슨 교수는 "암사동 유적이 그 당시 문화의 센터였던 것은 틀림없으며, 이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마을들이 뻗어나갔을 것"이라며 "향후 어떻게 식량을 저장했으며, 겨울을 어떻게 날 수 있었을까 더 연구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암사동 연구가 박사 논문 쓰는데 큰 도움을 줬다"며 "향후 연구에 최대한 힘을 보태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8일 암사동 유적지를 방문해 선사문화축제를 참관한 뒤 10일 귀국한다.

넬슨 교수는 고고학계가 숙명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보존과 개발의 문제에 대해 "미국에서도 파이프라인과 가스 등을 부설할 때마다 땅이 신성하다고 믿는 사람들과 비즈니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끼리 충돌한다"며 "길게 보면 신성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동구는 암사동유적을 오는 2022년까지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2014년 '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문화재청, 서울시와 함께 유적에 대한 정밀 조사발굴을 시행하고 유적홍보단을 구성하는 등 착착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암사동에서는 지금까지 40기 이상의 집자리터가 발견된 신석기시대 대규모 마을 유적으로, 2000년 서울의 역사를 6000년까지 끌어올릴 수도 있는 중요한 유적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최근에는 신석기시대와 삼국시대 주거지의 유구와 1000여점의 유물이 출토되었으며 신석기시대 주거지 내에서 옥 장신구가 나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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