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에 결과였다. 지난 1일, 최하위권을 달리던 충주 험멜이 최상위권을 형성한 부천 FC를 상대로 승점 3점을 획득했다.

단순한 승점 3점의 경기가 아니었다. 충주는 어려움 싸움에서 승리하면서 승점 3점 그 이상의 가치를 얻었다.

[하나] 분위기 반전

충주는 최근 분위기가 좋지 못했다. 지난달 12일 홈에서 펼쳐진 경남 FC와의 리그 34라운드 경기를 통해 16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이내 3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다시 암흑에 빠지는가 싶었다. 더욱이 38라운드에서 만날 상대는 강호 부천이었다.

부천은 충주를 만나기 전 1경기를 더 치렀지만, 승점 57점으로 리그 2위, 최소실점 2위(27실점)를 기록하고 있었다. 특히 내년 시즌부터 안산 무궁화 축구단이 시민구단으로 대체되면서, 올 시즌 안산을 제외한 최상위 팀이 자동 승격자격을 얻게 됐다. 사실상 1위 안산을 제외하고 2위에 올라있던 부천이 클래식 자동승격 팀에 가장 다가선 팀이었다.

동기부여는 확실했다. 부천은 전반 초반부터 충주를 밀어붙였고, 루키안이 선제골을 넣으면 1골 앞선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충주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곽성환이 만회 골을 넣었고 후반 7분엔 김한빈이 역습기회를 통해 역전 골을 만들었다. 부천 선수들이 부담감과 조급함으로 라인을 올리자 후반 37분엔 교체로 들어간 하파엘이 세 번째 골을 넣으면 3-2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충주는 강호 부천을 상대로 승점 3점을 획득하며 자신감 회복을 확실히 했다.

[둘] 역습축구 가능성

사실 올 시즌 충주의 공격패턴은 명확하지 않았다. 점유율 축구도 역습 축구도 아닌 모호한 축구가 이어졌다. 포메이션도 경기마다 3-5-2, 3-4-3, 4-4-2, 4-2-3-1 등 크게 요동쳤다. 강점이 명확하지 못한 게 올 시즌 충주가 고전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그러나 충주는 부천을 상대로 역습이라는 확실한 공격 축구의 가능성을 봤고 실제로 김한빈의 역전 골과 하파엘의 결승 골을 역습 과정에서 만들어냈다. 비단 득점 상황뿐만 아니다. 후반 충주의 명확한 역습패턴 공격에 최저실점 2위의 부천 수비수는 크게 흔들렸다. 김신과 김한빈 그리고 최승호 등 2선과 3선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한 역습 패턴만 후반 4차례 이상 선보인 충주다.

[셋] 하파엘의 데뷔골

올 시즌 충주는 측면의 김신이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한 명의 활약으론 힘이 부쳤다. 전반기에 충주의 상승세를 이끌던 김신의 공격패턴이 수비에 노출됐고, 김신 역시 체력적인 한계를 드러내며 충주의 하락세가 시작됐다. 충주가 15경기째 승리가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김신 이외에 명확하게 차이를 만들 선수가 부재했다는 점이다.

충주도 결단을 내렸다. 여름 이적 시장이었던 지난 7월 브라질 1부리그 폰치 프레타(ponte preta) 소속 공격수 하파엘을 영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기본적으로 스피드와 볼 소유가 가능한 하파엘은 충주 공격의 스피드를 배가시켜줄 선수였다. 하지만 터질 것 같았던 그의 득점은 한동안 터지지 않았다.

하파엘은 부천전에서 후반 33분 김신과 교체해 들어가 4분 만에 데뷔골을 넣었다. 13경기 만이다. 빠른 돌파와 간결한 마무리, 충주가 그를 영입하며 기대했던 모습이었다. 늦은 감은 있지만 하파엘의 득점이 터지면서 충주는 김신과 함께 최전방에서 빠르게 역습과 득점을 만들어 낼 크랙의 존재를 하나 더 보유하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 5경기면 충주의 챌린지 경기는 모두 마무리된다. 시간은 많이 남지 않았고, 충주는 이미 승격 플레이오프를 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5위에도 한참을 미치지 못한다. 그렇지만 경기에서 패하고 싶은 팀은 없다. 감독은 팀이 더 나아지기 바란다.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충주는 지금 1승, 1승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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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종현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fff156)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충주험멜 K리그챌린지 부천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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