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면에서 드리블 돌파하고 있는 숭실대 주장 박대권.

측면에서 드리블 돌파하고 있는 숭실대 주장 박대권. ⓒ 대한축구협회


숭실대의 유종의 미는 아름다웠다. 2016년 인천국제공항 U 리그 권역리그가 마무리되었다. 3월부터 시작하여 약 7개월 동안의 긴 레이스가 어제 일자로 마무리되었는데 숭실대는 5권역에 소속되어 있었고 리그 2위의 성적을 거두며 기분 좋게 왕중왕전에 돌입할 수 있게 되었다. 나도 숭실대 학생이기 때문에 같이 기쁘다. 더욱더 많은 경기와 우승하는 모습까지 함께 느끼고 즐기고 싶다.

숭실대는 승점 28점으로 광운대와 동점이지만 득실차에서 5골 앞서 광운대가 3위를 기록했다. 같은 날 펼쳐진 고려대와 광운대 경기에 따라 숭실대의 순위가 결정되었는데 다행히 두 팀이 0-0으로 비겨 숭실대가 2위를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

숭실대가 얻은 큰 수확은 바로 권역 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이동준일 것이다. 10경기에 출전하여 8골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번 성균관대 경기에서 유지민이 한 골을 기록하여 14경기 8골로 득점 2위에 올랐다. 좋은 득점력을 바탕으로 하는 숭실대이기 때문에 어떠한 팀을 만나든 골에 대한 걱정 없이 공격 위주의 전술을 바탕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다.

숭실대, 압도적이었다

9월 30일 숭실대에서 있었던 경기를 살펴본다면, 숭실대가 압도적인 분위기로 성균관대를 휘어잡았다. 성균관대가 볼을 잡아 빌드업을 할 수 없도록 강한 압박을 전개했고 허리 싸움에서 완전히 이겼다. 그리고 측면의 오버래핑을 통한 양 사이드 공략, 중원에서 파고드는 드리블 돌파 등이 성균관대 수비수들을 정신없도록 하는데 유효했다.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아 숭실대 선수들의 드리블 실수가 많이 나왔다. 그래서 드리블로서 공격하는 모습보다는 차라리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격이 더욱 좋았다. 숭실대는 이날 많은 세트피스를 가져갔는데 세트피스 상황마다 좋은 장면들이 많이 연출되었다. 숭실대의 수비수인 윤선호는 큰 키를 바탕으로 세트피스 제공권을 모두 장악했다. 수비 시에만 장악하는 것이 아니라 공격 상황에서 상대 수비를 찍어 눌렀고 그의 머리를 통해 유효 슈팅이 나오기도 했으며 한 번은 아쉽게 골대를 맞추기도 했다. 잘생기기까지 했는데 축구 감각도 좋다. 정말 부러운 선수다.

전반 30분에 선발로 출전한 공격수 이건희가 빠지고 이찬수가 투입되었는데 이찬수가 들어가자마자 팀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공격의 가장 앞 선에서 상대 수비를 압박했다. 마치 도르트문트의 오바메양을 보는 것처럼 왕성한 활동량과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성균관대 선수들을 이찬수의 움직임 때문에 많은 애를 먹었다.

후반 52분, 역시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이 터졌다. 전반부터 맞춤전술 상황에서 유효 슈팅을 가져간 숭실대로선 연습 때 작전이 먹혀들었다. 첫 골의 주인공은 바로 윤선호. 성균관대의 페널티 박스 안에서 혼전 상황에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슈팅을 시도하여 골대 맞고 골로 연결되었다. 큰 키와 발기술이 이럴 때 빛을 발휘하는 것이다.

첫 골이 터지자마자 곧바로 좋은 모습이 나왔다. 높은 위치에서의 압박을 통해 상대의 패스를 차단하여 슛까지 연결했다. 물론 골을 넣진 못했으나 첫 골이 팀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지민의 골이 터졌다. 첫 골이 터지고 난 8분 후에 두 번째 골이 나왔다. 성균관대 선수들의 모습은 완전히 집중력을 잃은 것처럼 보였고 조직력 있는 모습, 패스가 연결되는 모습들 전무했다. 완벽하게 무너지고 있었다.

2골을 넣은 다음에서도 숭실대는 계속 몰아붙였고 팀의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이동준까지 투입하면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유지시키고 더욱 득점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했다. 경기 종료를 앞둔 상황에서도 숭실대는 오히려 공격을 선택했다. K리그의 닥공이 있다면 U 리그의 닥공은 숭실대가 아닌가 싶다.

경기는 2-0으로 깔끔한 숭실대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U 리그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왔고 골이 들어가지 않을 때, 골이 들어갈 때 모두 선수들과 같이 호흡했다.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이 기세가 K리그까지 이어갔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권역별 경기 마지막 경기여서 이번에는 두 명의 선수를 인터뷰하기로 했다. 첫 번째로는 첫 골을 기록한, 개인적으로 뽑은 이 날 경기의 MOM 윤선호 선수이고 두 번째 인터뷰는 팀의 주장인 박대권 선수였다.

 승부의 균형 추는 숭실대의 윤선호의 첫 골로 무너졌다.

승부의 균형 추는 숭실대의 윤선호의 첫 골로 무너졌다. ⓒ 대한축구협회


윤선호 선수와의 인터뷰
- 2-0 기분 좋은 승리를 가져갔는데 전체적인 경기 소감을 말씀해주신다면?
"리그 마지막 경기이면서 4학년 형들, 홈의 마지막 경기이기도 해서 꼭 이기자고 다짐했는데 승리할 수 있어서 좋다."

- 고려대와의 경기 0-0 무승부, 그 다음 원정에서 3-0 승리, 오늘 2-0의 승리를 기록했는데 전체적인 팀의 분위기는 어떠한가?
"같이 운동하면서 화이팅도 같이 하고 분위기도 끌어 올리고 상당히 분위기가 좋다."

- 오늘 세트피스 상황이 많았다. 훈련 때 세트피스 상황에서 어떻게 할 지 뭔가 약속한 것이 있었는 지, 짧은 프리킥 때 패스 주고 잡아주고 때리는 장면이 있었고 긴 프리킥은 윤선호 선수의 머리를 집중 겨냥하는 상황들이 많이 나왔는데….
"일단 키가 크기 때문에 긴 프리킥 상황에서는 나의 머리를 이용하여 떨어트려 주는 플레이의 연습을 했고 짧은 프리킥은 선수들이 많이 연습을 했다."

-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슈팅 찬스도 많이 가져갔다. 오늘 어떻게 경기를 하고자 했는지?
"오늘 슈팅을 많이 때려보고 싶었다. 그래서 많이 치고 올라갔고 슈팅도 많이 했다.

박대권 선수와의 인터뷰

- 오늘 경기 소감 한 말씀을 말해주신다면….
"4학년들 마지막 경기였는데 홈에서 하는 경기를 이겨서 기분이 좋다."

- 전체적으로 분위기와 흐름이 좋다. 왕중왕전을 진출해야 하는 상황에 있어서 마음가짐이 어땠는지?
"지난 경기에서 왕중왕전 진출을 확정지었지만 마지막 경기이고 홈경기이기 때문에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했고 오늘 경기에서도 이겨야 왕중왕전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더 노력했다."

-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당히 좋은 모습들이 많이 나왔다. 훈련 때 약속한 것들이 있었는가?
"매일 훈련할 때마다 세트피스 훈련은 항상 해왔다. 자체경기든 연습경기든 항상 많이 연습했었고 그것이 오늘 경기에서 잘 나온 것 같다."

- 2016 U리그 권역 리그 경기를 펼치면서 전체적으로 주장으로서 한마디 한다면….
"제가 1학년 때부터 4학년 때까지 3위 이하를 기록한 적이 없다. 3위하면 마음이 좀 그렇기 때문에 2위를 해서 만족한다. 광운대가 고려대를 이기면 우리가 2위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오늘 경기 이기려고 했다."

- 왕중왕전에서 피하고 싶은 상대가 있다면?
"피하고 싶은 상대는 없다. 어차피 올라가면 만나야 할 상대이기 때문에 누구든 상관없다."

- 경기 외적으로 오늘 숭실대 축제 기간인데 즐길 수 있는가?
"오늘 이제 즐길 것이다. 우리 학과 주점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친구들과 재밌게 놀 것이다."

- 그렇다면 왕중왕전에 대비하는 자세는 어떠한가?
"우리는 이제 4학년이라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에 후회 없이 준비할 것이고 후배들 역시 선배들을 위해 열심히 뛸 것이라 생각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상훈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sang495)와 <빙글>, <스포탈코리아> '나만의 기자'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U리그 숭실대 성균관대 숭실대 숭실대 축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상훈이식으로 상식을 뒤엎다라는 모토와 함께 상식축구라는 이름으로 축구 칼럼을 게시하고 있는 대학생 이상훈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