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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아들아, 연예인 꿈 꼭 이루어라"

건강하게 자라준 아들에게 못난 아빠가 전하는 말
16.10.01 16:31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50대 초반인 저는 몸무게가 40킬로그램에 조금 미치지 못합니다. 키는 160센티미터에 3 혹은 4정도  모자랍니다. 그리고 오른쪽 다리가 약간 짧습니다.

제게는 올 해 중3인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저를 닮은 아들 녀석은 어릴적에 몸이 아주 약했습니다. 나중에 아빠 만큼도 크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습니다.

아들은 왜소한 체격 때문에 또래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아들은 주로 자기보다 나이가 두어 살 적은 아이들과 놀았습니다.

학교에 들어가서도 아들에겐 친구가 없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들은 점심시간이 되면 혼자 집으로 돌아와 시간을 보낸 후 수업시간에 맞춰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점심시간에 같이 놀아 줄 친구가 없었기 때문이었죠.

아빠를 닮아 몸이 약한 아들은 아빠의 어린 시절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아빠는 아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무능하고 나쁜 아빠입니다.

심지어 아들은 또래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아들은 자주 몸에 상처가 난 채로 집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하루는 얼굴에 멍이 들어 온 아들을 앉혀놓고 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강민아, 맞지만 말고 너도 같이 때려."

그러자 아들은 고개를  푹 숙이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래 봐야 어차피 내가 져. 난 힘이 약하니까..."

아들의 말은 대들어봐야 더 심하게 얻어 맞을 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들의 대답은 못난  아빠의 마음을 많이 아프게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아들은 중3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아들은 키가 꽤 컸습니다. '아무리 못해도 아빠만큼은 커야할텐데'  라는 걱정은 '175는 넘기겠다'  라는 감사한 기대로 바뀌었습니다.  아들의 키는 현재 160센티미터입니다.

아빠의 걱정이던 아들은 어느 새 아빠보다 더 몸집이 커졌습니다. 그리고 이제 거꾸로 아빠를 걱정해주고 있습니다. 아들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언제쯤 책이 나오느냐고 묻곤합니다. 몇 년 째 실업자로 지내는 아빠가, 2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 동안 글만 쓰고 있는 아빠가 어린 아이의 마음에도 걱정스러운 모양입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여태 단 한 번도 아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아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걱정만 끼쳤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번에 제가 아들에게 작은 기쁨을 주게 되었습니다. 비록 자비출판이지만 2년여에 걸쳐 쓴 경제 동화 원고를 책으로 내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못난 아빠를 걱정해주고 응원해준 고마운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이 자리를 빌어 우선 이 말을 하고 싶습니다.

"강민아, 몸이 약한 너에게 늘 미안했는데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맙다. 비록 자비출판이지만 아빠는 작가의 꿈을  이루었다. 아들도 꼭 연예인의 꿈을 이루기 바란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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