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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창원관리부 ◯◯◯ 차장입니다. 먼저 입사를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다음주 10월 4일과 5일 양일에 걸쳐 신입사원 입문교육을 정비사업소 옆에 위치한 연수관 1강의장에서 실시할 예정입니다. 복장은 자유이오니 4일 아침 8시까지 연수관 1강의장으로 출근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한국GM(옛 지엠대우) 창원공장에서 10년 넘게 일해 왔던 노동자 5명이 관리자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다. 정규직으로 발령이 났으니 '신입사원 입문 교육'을 받으라는 내용이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사내하청업체 비정규직 5명이 10월 1일부터 정규직으로 발령이 났다. 사진은 원청업체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냈던 5명이, 2016년 1월 21일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 제2민사부에서 승소 판결을 받고 나오면서 밝은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
 한국지엠 창원공장 사내하청업체 비정규직 5명이 10월 1일부터 정규직으로 발령이 났다. 사진은 원청업체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냈던 5명이, 2016년 1월 21일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 제2민사부에서 승소 판결을 받고 나오면서 밝은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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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창원공장은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최연갑씨를 포함한 5명에 대해, 10월 1일자로 정규직 발령을 냈다. 이들은 3일까지 연휴를 마치고 난 뒤, 4일 출근해 교육을 받게 된다.

최씨 등 5명은 지난 6월 10일 대법원에서 원청인 한국지엠을 상대로 냈던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승소해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한국지엠은 '임금 문제' 등의 이유로 미루다가 이번에 정규직 발령을 낸 것이다. 대법원 확정 판결이 있은지 4개월여 만이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의 비정규직 투쟁은 끈질기게 이어져 오고 있다. 비정규직들은 한국지엠 창원공장 굴뚝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기도 했고, 해고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2005년 1월 노동부에 옛 지엠대우 창원공장의 6개 사내협력업체에 대해 파견법(파견근로바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이라며 진정하면서부터 법적 싸움이 시작되었다.

당시 노동부와 검찰도 한국지엠이 파견법을 위반했다고 보아, 당시 원청업체 사장과 6개 하청업체 사장을 '형사사건'으로 기소했던 것이다. 형사사건에 대해 대법원은 2013년 2월 8일, 유죄라며 이들에 대해 벌금(각 300만~700만 원)을 선고하는 확정판결했다.

형사사건에서 파견법 위반 판결이 나자 최연갑씨 등 5명은 곧바로 원청을 상대로 법원에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냈다. 이 민사소송에서 1심과 항소심에 이어 대법원까지 모두 이들의 손을 들어주었던 것이다.

5명은 1996년 2월, 2003년 2월, 1995년 11월, 2001년 12월, 2003년 2월부터 한국지엠 창원공장 사내하청업체에 소속되어 일해 왔다. 비정규직 사용연한(2년)을 제외하면, 이들은 정규직인데도 10년 넘게 비정규직으로 일해 온 셈이다.

이들이 정규직 확정판결을 받자, 한국지엠 창원․부평․군산공장 사내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2차, 3차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냈다. 2차 소송은 부평공장이 있는 인천지법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3차 소송에만 창원공장에서 100여명이 참여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한국지엠 창원공장.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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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지엠비정규직지회(지회장 김희근)는 소송단 참여 비정규직을 조직하고 있다. 해고자인 진환 한국지엠비정규직지회 사무장이 적극 나서고 있다.

정규직 발령을 받은 이들은 매우 기쁘다. 16년째 일해온 최연갑씨는 "사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하지만 사내하청업체 비정규직이 모두 정규직으로 되었으면 하는데 그렇지 않아 아쉽다. 동지들도 열심히 싸워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13년 8개월째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일해오고 있는 김아무개씨는 "이 시간이 오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연대가 있었다. 감사드린다. 특히 진환 사무장이 2005년 해고된 뒤부터 갖가지 활동을 하면서 소송도 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지엠 정규직노조와 금속법률원, 민주노총 경남본부 등 많은 동지들의 도움이 있었다"며 "이번에 5명이 정규직 발령이 났지만, 현장에는 비정규직이 많다. 그 분들도 하루 빨리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라 말했다.


태그:#파견법, #한국지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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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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