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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을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틴 대통령의 발언 논란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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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의 대명사'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이번엔 자신을 아돌프 히틀러에, 마약범을 유대인에 비유해 논란을 일으켰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각)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필리핀 다바오 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히틀러가 유대인을 학살했듯 마약범을 학살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독일에 히틀러가 있다면, 필리핀에는 내가 있다"라며 "필리핀의 마약 범죄를 뿌리 뽑아 다음 세대를 파멸로부터 구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독일 나치의 히틀러는 3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했다"라며 "필리핀에는 약 300만 명의 마약 중독자가 있으며, 나는 이들을 기꺼이 학살하겠다(happy to slaughter them)"라고 공언했다.

유대인 단체 "마약범 비유는 모욕적" 반발

유대인 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세계유대인회의(WJC) 로널드 로더 의장은 성명을 통해 "마약범을 홀로코스트 희생자에 비유하는 것은 모욕"이라며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을 사과하고 철회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지난 6월 취임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마약범의 즉결 처형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3개월 만에 약 3500명의 마약 용의자가 경찰이나 자경단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지나친 인권침해라며 우려를 나타냈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내정간섭이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지난 28일 베트남 연설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나를 암살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6일 라오스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개XX'라고 비난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이 때문에 미국은 필리핀과의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