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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생태계교란종인 가시박이 얼기설기 나무를 휘감아 버렸다.
 환경부 생태계교란종인 가시박이 얼기설기 나무를 휘감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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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살리기로 만들어진 둔치공원. 주차장으로 향하는 출입구는 거대한 쇠말뚝이 박혀있다. 차량출입은 그림의 떡이다. 강변에 깔아놓은 산책길을 뒤덮어버린 잡풀들. 바닥에 깔아놓은 콘크리트는 깨진 채 하늘로 솟아있다. 강변엔 녹조 제거에 한창인 수자원공사 관계자들로 늘 북적인다.

노랗게 익어가는 들녘에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30일 모니터링을 위해 찾은 공주보 주차장에 심어놓은 느티나무는 말라죽은 지 오래다. 보에서 넘치는 강물은 녹색 빛을 띠고 있다. 

접근도 어려운 유령공원

백제보 상류 청남지구로 내려가는 도로는 이중으로 설치된 쇠말뚝에 가로막혀 있다.
 백제보 상류 청남지구로 내려가는 도로는 이중으로 설치된 쇠말뚝에 가로막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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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트랙터가 머리에 톱날을 달고 둔치를 왔다 갔다 하면서 잡풀을 제거하고 있다.
 대형트랙터가 머리에 톱날을 달고 둔치를 왔다 갔다 하면서 잡풀을 제거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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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으로 세워진 전망대가 있는 백제보 상류 청남지구로 내려가는 도로는 이중으로 설치된 쇠말뚝에 가로막혀 있다. 안으로 들어가자 넓은 강변에 대형트랙터가 머리에 톱날을 달고 둔치를 왔다 갔다 하면서 잡풀을 제거하고 있다. 최근 강변에서 만났던 어르신의 하소연이 생각난다.

"그나마 간간이 농민들이 강변에 잡풀을 제거하고 용돈 벌이를 했었는데 요즘은 대형 중장비가 풀을 깎으면서 일자리가 없어졌다. 돈벌이가 없으니 친구들도 거리를 두고 손주들이 오는 것도 무섭다."

콘크리트가 깔린 산책로는 칡과 잡풀로 뒤덮이고 강변은 환경부 생태계교란종인 가시박이 얼기설기 나무를 휘감아 버렸다. 제초작업으로 드러난 콘크리트 도로는 바닥에서 튕겨 올라서 솟구쳐 있다. 빛바랜 안내표지판은 터지고 깨져서 알아보기 힘들 지경으로 방치되고 있다.

산책로 콘크리트 도로는 바닥에서 튕겨 올라서 솟구쳐 있다.
 산책로 콘크리트 도로는 바닥에서 튕겨 올라서 솟구쳐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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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풀이 정리된 공원에 심어놓은 나뭇가지에 머리만 한 말벌집이 매달려 있다. 가까이 다가가지 못할 지경으로 공원이 아닌 위험지구로 선포해야 할 지경이다. 공원은 걷어서 돌아보기에는 반나절이 걸린다. 차를 타고도 한참을 돌아야 하는 넓은 공원 곳곳에는 누군가 버리고 간 쓰레기가 여기저기 버려져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세력을 넓히는 녹조를 제거하기 위해 수자원공사는 최근에 조류제거선을 구입했다. 백제보 상류에는 볏짚을 물에 띄우고 녹조를 밀어내기 위해 물고기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수차를 설치를 늘리고 있다. 

녹색 강물이 쏟아져 내리는 공주보.
 녹색 강물이 쏟아져 내리는 공주보.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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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 ‘백제호’ 선박의 스크루에는 녹조가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다.
 수자원공사 ‘백제호’ 선박의 스크루에는 녹조가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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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양식장에서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설치하는 수차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물고기 양식장에서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설치하는 수차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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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 선착장에서는 요란한 발전기 소음과 작업자가 드릴로 쇠파이프를 갈아내면서 공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작은 보트를 타고 들어간 작업자들은 물고기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수차를 설치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구명조끼도 걸치지 않는 작업자가 위험해 보일 지경이다.

위쪽 어류전망대로 이동하는 곳에는 수자원공사가 백제보에서 수거한 녹조를 담아 놓은 붉은 고무통에서 다가가기 힘들 정도로 악취가 진동한다. 데크시설물에는 수차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각종 전선이 어지럽게 널리고 녹조제거선과 '백제호' 선박이 정박해 놓았다. 선박의 스크루에는 녹조가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다.

백제보 전망대까지 아래쪽에는 늪지에나 서식하는 물배추가 강물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쓰레기를 수거한 것으로 보이는 30여 개의 마대자루가 수풀 속에 감춰져 있다. 출입이 통제되고 사람들도 찾지 못하는 357곳의 3조 1천 143억 원이나 투입된 수변공원은 여전히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해 버렸다.


태그:#4대강 사업, #백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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