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앞 검찰 깃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앞 검찰 깃발.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경찰의 신청을 받아들여 고 백남기씨 시신에 대한 부검을 위한 압수수색검증 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던 검찰은 "과학적이고 정밀한 (사망) 인과관계를 밝혀야 한다"라고 거듭 주장했다. 법원의 추가 소명 요구를 수용해서라도 부검하겠다는 것이다.

백씨의 사망과 관련된 고발 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의 고위 관계자는 27일 오후 "살수차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고 돌아가셨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 그리 됐는지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과학적이고 정밀한 인과관계를 밝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사에 상당 부분 진척이 있었다"라며 일부 경찰 관계자를 소환조사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사망이라는 새 변수가 생겼으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부검을 해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검찰과 경찰은 지난 25일 밤 백씨 시신에 대한 부검영장을 청구했으나 26일 새벽 기각 됐다. 검·경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관들과 민간 법의학자의 '사인규명을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첨부, 27일 자정께 영장을 재청구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 부검을 통해 규명하려는 대상을 명확히 할 것  ▲ 유족 등 피해자 측의 부검에 대한 입장을 구체적으로 반영할 것 ▲ 부검 시 공정성 확보 방안을 제시할 것 등 추가 소명을 요구했다. 특히 부검을 하려는 주된 이유가 직접적인 사망 인과관계를 명확히 하려는 것인지, 사인이 제3자에 의한 외력이었음을 밝히기 위한 것인지를 명확히 하라는 주문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경은 추가자료를 제출해 부검영장을 꼭 받아내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소명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도 "서울대병원에 있는 시신을 옮기는 데에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있어 굳이 국과수까지 가서 부검해야 하는지 등의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부검 장소를 국과수로 고집하지 않겠다는 등의 의향을 밝히면서 유족과 협의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유족 "부검 영장 반려를 눈물로 호소한다"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차려진 고 백남기 농민의 빈소에 수많은 시민의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차려진 고 백남기 농민의 빈소에 수많은 시민의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유족은 부검은 불가하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백씨의 부인 박순례씨와 딸, 아들 등 유가족은 27일 서울중앙지법에 탄원서를 내 "경찰은 왜 거듭 부검 영장을 신청하는지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다"라며 "부검영장 발부를 반려해주실 것을 눈물로 호소한다"라고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고 백남기 변호인단도 법원에 의견서를 내 부검이 불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사인이 된 경막하출혈이 일어난 당시의 상태에서부터 각종 수술과 장기부전으로 인해 외상 부위가 변형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부검의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변호인단은 ▲ CT 영상과 수술기록은 언제든지 확보할 수 있는 자료이고, 피해를 입은 초기 상태는 이런 자료로도 충분히 확인 가능한 점 ▲ 피해 당시로부터 이미 1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이뤄지는 부검은 외상 부위의 변형과 감염 및 합병증을 고려할 때 사인과 무관한 조치가 될 가능성이 놓은 점 ▲ 피해자의 신체 상태는 피해 당일로부터 사망일에 이르기까지 중환자실에서 매일 면밀히 기록되었고 해당 기록 역시 연제든 확보할 수 있는 자료인 점 등을 들어 "추가로 부검까지 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그:#부검영장, #백남기
댓글2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