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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자동차 프리우스 1~4세대
▲ ◇1~4세대 프리우스 토요타 자동차 프리우스 1~4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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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기사] 토요타 윗선의 '압박'... "21세기 자동차를 만들라"

프리우스 출시가 예정보다 1년 앞당겨진 배경은 바로 '교토의정서' 때문이었다. 1997년 12월 교토에서 제3회 기후변동 구조조약 체결국 회의가 열리는데 오쿠다 사장은 이 시기에 맞춰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출시할 생각을 했던 것이다. 또 다른 배경은 '1등'에 대한 욕심이었다. 그 시절 모터쇼에 하이브리드 콘셉트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고, 혼다도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오쿠다 사장의 결단은 옳았지만, 당시로서는 쉬운 목표가 아니었다. 겨우 500m 움직인 시제작차를 2년 안에 양산차로 만들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상황을 비관할 수만은 없는 일. G21팀은 먼저 니켈수소 전지의 성능을 개선하고 크기를 줄이는 일에 나섰다. 동시에 배터리의 수명 연장과 양극성 트랜지스터의 냉각방법, 소음과 진동 줄이기, 연비개선 등에 매달렸다.

"테스트 주행에서 일반 코롤라보다 연비가 나쁘게 나왔어요. 워낙 다양한 장치를 얹다 보니 냉각시키는 과정에서 많은 전기를 소비했어요. 그 부하가 일반 자동차의 3배나 됐어요. 전기 계통의 부하를 줄이는 게 핵심 과제였지요."(오기소 사토시)

◇토요타자동차 오기소 사토시 상무가 프리우스 개방 당시의 비화를 들려주고 있다
▲ 오기소 사토시 상무 ◇토요타자동차 오기소 사토시 상무가 프리우스 개방 당시의 비화를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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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진이 이렇게 난제를 하나하나 힘들게 해결해가는 와중에 회사는 또 하나의 깜짝 발표를 하게 된다.

토요타는 1997년 3월 'THS' 기술을 공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여기서 오쿠다 사장은 "토요타가 21세기 환경문제에 해답이 될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공개하면서, 기존 자동차보다 2배 좋은 연비 실현, 올해 안에 친환경차 출시 등 두 가지를 약속했다.

"언론은 아주 구체적인 내용까지 언급했어요. 가령 연비가 28㎞/l고, 코롤라보다 50만 엔 비싸다는 식으로요. 토요타는 언론 발표 때 구체적인 수치를 내지 않지만, 일단 기사로 나가고 나면 기정사실이 되어버리거든요. 사실 당시까지 연비는 28㎞/l에 도달하지 못했어요. 연내 출시 목표도 너무 힘들었구요." (오기소 사토시)

이후 상황은 한층 긴박하게 돌아갔다. 같은 해 7월 코로나에 THS 시스템 얹은 시제작차로 시승회를 치렀고, 8월엔 테스트를 거의 마쳤다. 9월엔 다카오카 공장의 전용라인에서 시험 생산을 시작했다.

1997년 10월 14일, 역사적인 순간이 왔다. 프리우스의 언론 발표회가 열린 것. 이날 공개된 프리우스의 연비는 일본 10·15 모드 기준으로 28㎞/l. '동급 가솔린차 두 배의 연비'라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가격은 215만 엔. 이날 제품 설명은 개발 책임자인 우치야마다 다케시가 담당했다.

발표가 끝난 뒤 우치야마다는 프리우스에 와다 아키히로 부사장과 오쿠다 히로시 사장을 태우고 무대를 떠났다. 누구나 당장 사서 탈 수 있는 친환경차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퍼포먼스였다. 일주일 뒤 프리우스는 도쿄모터쇼에서 일반에 공개됐고, 같은 해 '일본 올해의 차'에 오르게 된다.

◇1997년 10월14일 토요타 프리우스 1세대 발표회장에서 오쿠다 히로시 사장과 와다 아키히로 부사장 등이 악수를 하고 있다.
▲ 1세대 프리우스 발표회장 ◇1997년 10월14일 토요타 프리우스 1세대 발표회장에서 오쿠다 히로시 사장과 와다 아키히로 부사장 등이 악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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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G21팀에게는 '수출'이라는 또 다른 과제가 남아 있었다. 세계 시장 진출은 조금 더 버거운 과제였다. 가령 유럽은 고속 주행을 염두에 둬야 했고, 미국은 기온 50℃ 이상의 데스밸리 주행도 대비해야 했다.

1998년 1월 북미모터쇼에서 GM, 포드, 크라이슬러는 일제히 차세대 친환경 콘셉트카를 출시했다. 오쿠다 사장과 G21팀의 예상이 적중한 것이다. 그런데 이들의 친환경차 가운데 당장 팔 수 있는 모델은 한 대도 없었다. '세계 최초 양산 하이브리드 자동차'란 영광은 오롯이 프리우스의 차지였다.

프리우스는 발표 직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는 곧 실적으로 이어졌다. 판매 시작 한 달 만에 3500대를 수주했다. 가솔린차보다 비쌌지만 주문은 빗발쳤다.

프리우스는 2003년 2세대로 거듭났고, 월 판매 목표를 5000대로 잡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월 1만 대가 팔려 나갔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같은 할리우드 스타가 프리우스에서 내려 레드 카펫을 걷는 모습이 효과를 낸 덕분이다. 그 결과 프리우스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관심이 급격히 치솟았다.

토요타는 2001년 미니밴 에스티마에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얹었다. 이후 토요타는 코롤라, 크라운 등 브랜드를 대표하는 차종으로 하이브리드의 영역을 넓혔다. 2006년엔 렉서스도 GS를 시작으로 하이브리드 물결에 동참했다. 2007년엔 렉서스의 기함 LS도 하이브리드 심장을 얹었다.

◇토요타자동차 우치야마다 다케시 회장
▲ 우치야마다 다케시 회장 ◇토요타자동차 우치야마다 다케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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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토요타는 아쿠아를 출시했다. 2010년 북미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FT-CH의 양산형이다. 프리우스의 파워트레인인 THS-II를 소형화한 시스템을 적용했다. 아쿠아의 일본 기준 연비는 35.4㎞/l, 이후 부분변경을 거치며 37.0㎞/l까지 높아졌다.

아쿠아의 수석 엔지니어가 바로 오기소 사토시였다. 그는 모든 세대의 프리우스 개발에 관여한 토요타 하이브리드 역사의 산증인이다.

프리우스도 꾸준히 진화했다. 2015년 현재의 4세대가 나왔다. 프리우스의 글로벌 누적판매는 2008년 100만 대, 2010년 200만 대, 2013년 300만 대를 돌파했다. 2016년 현재 400만대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더드라이브(www.thedrive.co.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프리우스, #토요타자동차,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의 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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