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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애도하는 움직임을 '시체팔이'라고 비난한 칼럼에 대해 이 글을 쓴 학생이 소속된 학과 학생회가 대신 사과의 말을 전했다.

자신을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이라고 밝힌 정은이씨는 보수 성향의 매체 <뉴데일리>에 지난 26일 낸 칼럼 '백남기 사망- 지긋지긋한 시체팔이'를 통해 이번 사건에 "정부의 책임은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난로에 손을 대었다가 화상을 입은 경우나, 사육사의 말을 무시하고 맹수에게 다가갔다 다친 경우를 빗대 "해야 하지 말아야 하는 것, 혹은 하지 말라는 것을 했다가 변을 당하는 일의 책임은, 다른 누구도 아닌 행위자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뒤이어 그는 "사실, 이 모든 것은 전문 시체팔이들에게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이틈을 타 선동해야 한다, 정부는 나쁘다, 나빠야 한다고 선동할 뿐이다, 그래야 표를 얻는다"고 칼럼에 썼다.

그는 "전태일 분신'자살' 사건, 미선이 효순이, 세월호, 그리고 백남기. 또. '시체팔이'가 시작됐다"는 말로 글의 끝을 맺었다. 칼럼이 게시된 이후 '지긋지긋한 시체팔이'라는 원색적 비난이 담긴 제목은 일단 '지긋지긋한 사망유희'로 바뀐 상태이다.

"진심으로 애도... 책임 통감 의미에서 입장서 냈다"

성신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입장서
 성신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입장서
ⓒ 성신여대 정외과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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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칼럼이 전해지며 누리꾼들을 중심으로는 해당 글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학생이 재학중이라고 밝힌 성신여대 측에도 항의가 이어졌다. 그러자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학생회는 같은 날 입장서를 내고 이 의견의 한 학생 개인의 의견일 뿐이라며 학생들의 뜻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학생회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글은 성신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의 공식 의견이 아니며 학생 개인의 의견임을 알려드린다"면서 "저희는 고 백남기 농민분의 죽음과 세월호 사건을 진심으로 애도하며,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회는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총력을 가하고 있으며, 상처받으신 유가족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면서 "이번 사건에 책임을 느끼고 더욱 노력하는 학생회가 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성신여대 정외과 학생회장인 서예진씨는 27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일이 공론화되며 학교와 학과가 맹비난을 받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입장만 다르다고 밝히는 것보다는 책임을 통감한다는 의미에서 입장서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서씨는 "아직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상황을 먼저 파악을 하고 어떻게 할지 계획을 강구할 것"이라며 "사회과학대 학생회나 총학생회 쪽에서도 상황에 따라 추후 방안이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태그:#백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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