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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14일 민중총궐기대회 당시 경찰이 직사한 물대포에 맞고 의식불명에 빠졌던 농민 백남기(70)씨가 사고 317일만인 25일 숨을 거둔 가운데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14일 민중총궐기대회 당시 경찰이 직사한 물대포에 맞고 의식불명에 빠졌던 농민 백남기(70)씨가 사고 317일만인 25일 숨을 거둔 가운데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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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민중총궐기 도중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던 백남기 농민이 317일만에 사망한 가운데,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백 농민의 딸 백도라지씨와 백남기 대책위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오는 29일 비상시국선언과 다음달 1일 범국민대회를 개최하겠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 백남기 대책위, 투쟁본부로 체제 개편 후 비상시국선언·범국민대회 계획 지난해 민중총궐기 도중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던 백남기 농민이 317일만에 사망한 가운데,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백 농민의 딸 백도라지씨와 백남기 대책위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오는 29일 비상시국선언과 다음달 1일 범국민대회를 개최하겠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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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추모의 시간을 보내야 할 우리 가족은 지금 이렇게 기자회견에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한탄스럽다."

경찰의 물대포를 맞아 317일 동안 사경을 헤매다 25일 숨진 고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씨가 26일 아버지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 서서 착잡한 마음을 토로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 백남기 대책위 기자회견에 참석한 백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부터 경찰은 병원 앞에 진을 치고 있었고, 어제 중환자실에서 장례식장으로 시신을 옮기는 과정도 방해했다"라며 "또 어제도, 오늘도 경찰이 병원을 둘러싸고 있으며, 기각되긴 했지만 부검을 위한 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백씨는 "아버지를 쓰러지게 한 것도 경찰인데, 돌아가시고 난 이후에도 우리 가족들을 괴롭게하는 경찰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라며 "가족들은 장례 절차를 비롯한 이후 대책을 백남기 대책위와 함께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편안한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다들 추모해주셨으면 감사하겠다"라고 호소했다.

"민중 외면 박근혜 정부, 우리도 외면하겠다"

백남기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체제를 개편(백남기 대책위→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및 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하고, 오는 29일 비상시국선언(예정), 다음달 1일 범국민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특검 실시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함과 동시에, 전국 주요 지역에 분향소를 설치해 국민의 분노를 모아 11월 12일 민중총궐기로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촛불집회는 매일 오후 7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현찬 대책위 공동대표(가톨릭농민회장)는 "317일 동안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면 용서하려고 했다"라며 "그러나 정권은 (부검을 통해) 지병으로 죽은 것처럼 뒤집어 씌우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상황이 이르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 대표는 "박근혜 정권은 우리 농민, 이 땅의 민중의 소리를 외면했다"라며 "우리도 그를 외면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는 우리의 투쟁은, 이 땅에 다시는 힘없는 국민이 억울함을 당하지 않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석운 대책위 공동대표도 "유족들이 부검을 원하지 않는다, 하면 안 된다고 확실히 의사를 표명했음에도, 그리고 의학적으로도 사인이 분명함에도 경찰은 부득부득 부검을 위한 영장을 청구했다"라며 "정부는 국민적 상식에도 어긋나고, 인간 도리에도 어긋나는 막장 정치를 감행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표는 "아니나 다를까, 법원에서는 부검이 필요하지 않다고 영장을 기각했다. 그런데 경찰에서 영장을 재청구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내 귀를 의심했다"라며 "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 다시는 국가 폭력에 의한 희생자가 생기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도 참석해 힘을 보탰다. 전인숙 4.16협의회 대외협력분과장(고 임경빈군 어머니)은 "그동안 (유족들이) 진심어린 사과를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이제 사과로는 끝날 것 같지 않다"라며 "우리는 책임자가 처벌받을 때까지 함께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태그:#백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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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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