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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23일 오후 용산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23일 오후 용산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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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위기는 곧 기회일까.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무산으로 주춤한 사이 '3위 사업자' LG유플러스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 7월 1200만 가입자를 돌파한 데 이어 케이블TV 인수를 추진하는 등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이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23일 오후 서울 용산사옥에서 첫 공식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LG유플러스 대표이사로 취임한 권 부회장은 곧바로 SK텔레콤와 CJ헬로비전의 '빅딜'이라는 큰 암초를 만났다. 당장 IPTV 사업뿐 아니라 모바일 영역까지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SK텔레콤은 절차 잘못, 통합방송법에 따라 협의해 진행"

하지만 지난 7월 공정거래위원회 반대로 이번 빅딜이 무산되면서 LG유플러스는 한숨을 돌렸다. 권 부회장은 이날 "통합방송법에 IPTV 사업자가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를 인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통합방송법은 기존 방송법과 IPTV특별법을 합친 것으로, 지난 19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된 뒤 현재 국무회의 재의결을 거쳐 국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SK텔레콤은 소유겸영 제한이 없는 기존 IPTV법 적용을 받으려고 서둘러 인수합병을 추진했다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IPTV 3위 사업자지만, 피인수 상대에 따라 SK텔레콤과 비슷한 난관에 부딪힐 수도 있다.

권 부회장은 "모든 일이 소통과 절차에 따라 결과가 다른데, SK텔레콤 건은 절차가 잘못됐고 우린 확실하게 절차를 밟겠다"면서 "통합 방송법이 개정되고 공정위, 방통위 등 관련 기관과 논의하고 협의해서 추진해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SK텔레콤의 MSO 인수를 강력하게 반대하던 LG유플러스가 이젠 거꾸로 인수 허용 요구 쪽으로 돌아선 셈이다. 이같은 지적에 권 부회장은 "통신방송 시장을 어떻게 끌고 갈지는 미래부 장관이 판단하는 것"이라면서 "여기서 방향이 맞다 틀리다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 내 분수에 맞지 않는 얘기는 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권 부회장은 "실무적으로 얘기되는 걸로 아는데 직접 보고받은 건 없다"면서 MSO와 물밑 협상도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다만 케이블업계 대표적 매물 가운데 하나인 C&M(현 딜라이브)에 대해 권 부회장은 "씨앤앰은 사모펀드가 가지고 있는데 딜(거래)하기가 심플해야 하는데 복잡하면 힘들다"면서 "실무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단계 판매 '암초'... "최성준 방통위원장 친구라 역차별"

취임 직후부터 임직원들에게 '1등 DNA'를 강조해온 권 부회장은 "모바일은 3등이지만 IoT(사물인터넷)는 이제 시작이지만 확실한 1등을 달리고 있고 B2B(기업 고객) 사업도 큰 차이는 아니지만 2등을 하고 있어 잘하면 1등하겠다 생각했다"면서 "외형상 3등이라 조직원의 '3등 정신'을 걱정했는데 내막을 보니 1등 DNA가 살아있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자사 홈IoT 가입자가 43만 가구인데 경쟁사는 7만~8만 가구에 불과하다면서 내년까지 홈 가입자를 100만 가구로 늘려 1위를 굳히겠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LG유플러스의 앞날이 순탄하기만 한 건 아니다. 당장 LG유플러스가 주도하는 모바일 다단계 판매에 정부와 경쟁사는 물론 시민사회단체까지 반발하면서 이번 국정감사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에 권 부회장은 "다단계 자체는 글로벌 마케팅 수단인데 우리나라는 뭔가 잘못 시행되고 잘못 인식돼 있다"면서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게 맞는 부분도 있어 다단계 문제를 개선하는 데 총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권 부회장은 "다단계는 우리가 잘못하는 부분을 개선한 뒤 그때 가서 계속 할지 말지 결정해야지 논란에 밀려서 그렇게 하지는 않겠다"면서 "(비판은) 겸허하게 수용하겠지만 논란 때문에 접는 건 1등으로서 할 일은 아니다"라고 다단계 판매 중단 가능성을 일축했다.

경기고-서울대 동기 동창인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과의 친분 논란에 대해서도 권 부회장은 "최 위원장과는 친구라서 더 역차별을 받고 있다"면서 "이젠 공식적으로 만나지도 못하고, 친해서 그런다고 할까봐 도와주지도 못한다"고 밝혔다.


태그:#LG유플러스, #권영수, #다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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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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