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만여 명의 김천시민들이 24일 오후 김천공설운동장 옆 주차장에 모여 성주 롯데CC 사드 배치를 강하게 반대했다.
 2만여 명의 김천시민들이 24일 오후 김천공설운동장 옆 주차장에 모여 성주 롯데CC 사드 배치를 강하게 반대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정부가 미군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보지로 경북의 성주 성산포대 대신 제3후보지 롯데골프장 부지를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천시민들이 결의대회를 열고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성주CC 사드배치결사반대 범시민투쟁위'는 24일 오후 3시부터 김천공설운동장 옆 주차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성주가 반대한 사드를 김천 인근에 설치하는 것은 김천시민들을 죽으라고 하는 것"이라면서 반발했다.

성주CC사드반대투쟁위는 사드배치김천투쟁위가 한반도 사드 반대와 김천 사드 반대로 목소리가 갈리면서 분열하자 지난 19일 분열을 극복하고 사드를 막아내기 위해 다시 구성된 단체다.

결의대회에서는 한민구 국방부장관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지역 국회의원인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과 김관용 경북도지사에 대한 비판과 김응규 경북도의장의 사퇴도 제기됐다.

"한번 발표해봐라, 가만히 있지 않는다"... "원점 재검토해야"

성주 롯데CC 사드 반대를 요구하는 김천 주민들이 손펼침막을 들어보이며 사드 반대를 외치고 있다.
 성주 롯데CC 사드 반대를 요구하는 김천 주민들이 손펼침막을 들어보이며 사드 반대를 외치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성주 롯데CC 사드 반대를 요구하는 김천 주민들이 손펼침막을 들어보이며 사드 반대를 외치고 있다.
 성주 롯데CC 사드 반대를 요구하는 김천 주민들이 손펼침막을 들어보이며 사드 반대를 외치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백성철 공동위원장은 "당초 성산포대로 결정됐던 사드가 제3후보지인 롯데골프장에 배치된다고 한다"라면서 "롯데골프장 인근인 농소면과 남면에 2000여 명이 살고, 율곡동에는2만여 명이 살고 있다, 민가에 인접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이어 백 위원장은 "국방부의 제3후보지 이전 배치는 김천시민들을 우롱하고 자존심을 짓밟는 것"이라며 "잘못된 선정으로 국민들의 갈등만 부추기지 말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라고 말했다.

권시태 공동위원장도 "아파트에서 개 한 마리를 키우더라도 이웃이 반대하면 못 키운다"라면서 "사드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왜 국회에서 공론화하고 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받지 못하나? 헌법을 무시한 처사를 규탄한다"라고 꼬집었다.

이재성 공동위원장은 롯데골프장 부지로 결정해 발표할 경우 김천시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면서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4만3000명의 성주군민이 싫다고 한 사드를 14만 김천시민이 살고 있는 근처에 왜 배치하려 하느냐"라면서 "국방부가 롯데CC로 발표하면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지 잘 판단해 발표하라,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보생 김천시장은 24일 오후 김천공설운동장 앞 주차장에서 열린 김천시민 사드반대 결의대회에서 오는 26일까지 국방부의 태도에 변화가 없을 경우 27일부터 단식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박보생 김천시장은 24일 오후 김천공설운동장 앞 주차장에서 열린 김천시민 사드반대 결의대회에서 오는 26일까지 국방부의 태도에 변화가 없을 경우 27일부터 단식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박보생 김천시장과 배낙호 김천시의회 의장은 오는 27일부터 성주 롯데CC 사드 배치를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국방부장관이 사드 피해가 절대로 없다고 했다, 하지만 왜 피해가 없는데도 3부지로 옮기려 하느냐는 물음에는 답을 하지 못했다"라면서 "성산포대가 최적지라고 했는데 왜 성주CC로 옮기려 하느냐, 그것은 피해가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우리 시가 발전하는 데 사드가 찬물을 끼얹고 있다, 우리 시민이나 성주군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라"면서 "오는 26일 국회의 국방부 국정감사를 지켜보고 변화의 조짐이 없으면 27일부터 단식투쟁에 들어가겠다"라고 밝혔다.

배낙호 김천시의회 의장도 "시민의 생존권가 재산권을 위협하는 국방부가 원망스럽다"라며 "국방부는 이미 다 정해놓고 발표 시기만 조율하고 있다, 이것은 14만 시민의 절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설치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배 의장은 "이완영 의원(새누리당, 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과 이철우 의원(새누리당, 경북 김천)은 각성해야 한다, 왜 시민들 앞에 오지 못하느냐"라면서 "저도 시장과 함께 단식투쟁에 동참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 의장은 또 경상북도의회에 사드 반대 목소리를 내달라고 호소했다.

"새누리 이철우, 당당하다면 나와봐라"

성주 롯데CC 사드 반대를 외치며 24일 오후 결의대회를 마친 김천시민들이 대형 트랙터를 이용해 김천에서 생산되는 자두와 양파, 포도 등을 깔아뭉개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성주 롯데CC 사드 반대를 외치며 24일 오후 결의대회를 마친 김천시민들이 대형 트랙터를 이용해 김천에서 생산되는 자두와 양파, 포도 등을 깔아뭉개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성주 롯데CC에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김천시민들이 24일 오후 결의대회를 갖고 자두와 양파, 포도 등을 깔아뭉개는 퍼모먼스를 가졌다. 대형 트랙터의 바퀴에 뭉개진 포도의 모습.
 성주 롯데CC에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김천시민들이 24일 오후 결의대회를 갖고 자두와 양파, 포도 등을 깔아뭉개는 퍼모먼스를 가졌다. 대형 트랙터의 바퀴에 뭉개진 포도의 모습.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김동기 김천YMCA 이사는 "이철우 의원이 정말 당당하다면 김천 촛불집회에 나와서 공개토론을 해야 한다"라면서 "여러 차례 요구하고 토론당사자도 지목했지만 지금까지 얼굴 한 번도 내비치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시민들은 김응규 경북도의회 의장에게 삭발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 의장이 연단에 오르자 한 시민이 "삭발하라"고 요구하자 김 의장은 "여러분과 함께 앞장서 투쟁하지 못하는 도의회 의장의 처지가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사퇴해야지"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성주CC사드반대투쟁위는 결의문을 통해 "성주 롯데CC 사드 배치 계획은 국민들의 불신을 자초한 국방부의 즉홍적인 안보논리에 짜맞춘 일방적 졸속행정이 만들어낸 촌극에 불과하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이에 맞서 14만 김천시민들의 생존권과 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은 정당한 우리의 요구"라고 주장했다.

투쟁위는 "국방부가 성산포대를 최적의 배치지역으로 발표한 뒤 성주군민들의 반발로 정당한 사유도 없이 일방적으로 김천 인근 지역에 배치하려는 것은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라며 "원칙도 없고 과정도 없는 국방부의 무책임한 횡포에 통탄을 금하지 못한다"라고 밝혔다.

나영민, 박우도 사드반대김천투쟁위 공동위원장이 24일 오후 김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시민 결의대회를 마치고 청와대를 향해 도보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나영민, 박우도 사드반대김천투쟁위 공동위원장이 24일 오후 김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시민 결의대회를 마치고 청와대를 향해 도보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성주 롯데CC 사드 배치 반대를 요구하는 김천시민들의 결의대회가 24일 오후 김천공설운동장 옆 주차장에서 진행된 후 박보생 김천시장을 선두로 200여 명의 시민들이 김천역까지 도보행진을 하며 사드 반대의 목소리를 외쳤다.
 성주 롯데CC 사드 배치 반대를 요구하는 김천시민들의 결의대회가 24일 오후 김천공설운동장 옆 주차장에서 진행된 후 박보생 김천시장을 선두로 200여 명의 시민들이 김천역까지 도보행진을 하며 사드 반대의 목소리를 외쳤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투쟁위는 김천시민들의 민심을 전하기 위해 청와대까지 도보행진을 진행하기로 하고 이날 나영민 위원장과 박우도 위원장 2명이 서울을 향해 출발했다. 이들은 국민들에게 사드 배치 반대와 한반도 평화의 목소리를 전하고 청와대에서 대통령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다.

결의대회를 마친 후에는 대형 트랙터로 김천에서 생산되는 자두와 포도, 양파 등을 깔아뭉개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박보생 시장과 투쟁위원들을 비롯해 많은 시민들이 눈물을 흘리며 이를 지켜봤다.

이후 박 시장을 선두로 한 200여 명의 시민들은 김천공설운동장에서 김천역까지 약 4km의 거리를 행진하며 사드 배치 반대를 외쳤다. 이어 오후 7시부터 김천역에서 진행하는 35일 차 촛불문화제를 이어갔다.


태그:#사드 반대, #김천, #결의대회
댓글2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