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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홍정규 박수윤 기자) 제20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 본회의장이 끝내 고성과 삿대질에 가벼운 몸싸움까지 뒤섞인 난장판을 연출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공동 제출한 해임건의안 표결이 가까워지자 신경이 날카로워진 여야가 감정적으로 충돌한 것이다.

지난 추석 연휴 기간 정세균 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함께 미국 순방길에 올라 미국을 방문, 안보에 한목소리를 내며 가능성을 엿보게 했던 '협치'가 일주일도 안돼 무색해지는 대목이었다.

해임안 표결을 앞두고 뒤늦게 시작된 대정부질문이 막바지로 치달은 오후 7시 50분께, 의원총회를 하고 있던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이닥쳤다.

이들은 사회를 보는 정 의장 단상 앞으로 몰려가 정 의장 쪽이나 야당 의석을 향해 삿대질을 섞어가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국무위원들에게 밥 먹을 시간을 주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새누리당 의원들의 발언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정 원내대표는 "(국무위원들에게 식사 시간을 주지 않을 거라면) 의장님도 식사하지 마셨어야죠"라며 "의장은 밖에 나가서 밥 먹고는 말이야"라고 격앙됐다.

이에 'Mr. 스마일'로 불려온 정 의장은 노기를 띤 얼굴로 발끈했다. 새누리당이 의원총회로 본회의 시간을 늦춘 데 이어 국무위원들의 '장광설 답변'을 배후 조종해 표결을 방해하려 한다는 것이다.

정 의장은 "김밥 돌아가면서 드시면 되죠"라며 "오늘 새누리당 의총 때문에 이렇게 된 거 아닙니까"라고 응수했다. 정 원내대표가 "국회에 오점을 남기지 마세요. 양심이 있어야지"라고 소리를 치자 정 의장도 "당신이나 잘하라"고 쏘아붙였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우상호 원내대표 등 더민주 의원들도 단상 앞으로 우르르 몰려나왔다. 야구 경기에서 양팀 선수들이 불펜에서 쏟아져 나와 심판을 둘러싼 듯한 광경이었다.

야당 의석에선 새누리당과 국무위원들이 저녁 식사 시간을 핑계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시도한다는 뜻의 "필리밥스터"라는 비아냥도 나왔다.

결국 우 원내대표가 정 원내대표를 설득하며 "밖으로 나가 얘기하자"고 잡아끄는 과정에서 둘 사이에 가벼운 몸싸움도 일어났다.

40분 가까이 단상 앞에서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되면서 여야 의석에서도 험한 말이 오갔다.

한 새누리당 의원이 "이렇게 괴팍한 국회의장은 처음 본다"고 하자 더민주의 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거 다 보였으니 그만하라"고 비꼬았다.

결국 정 의장은 30분간 정회를 선언하고, 황교안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에게 끼니를 해결하고 오도록 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태그:#김재수, #해임건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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