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나는 크레용팝은 분위기가 전과 달랐다. 헬멧을 쓰고 점프하던 모습이 워낙 강렬해서인지 여성스럽게 차려입은 모습이 신선했다. 1년 6개월 만에 컴백하는 크레용팝은 이번에 첫 번째 정규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정규앨범인 만큼 더욱 공을 많이 들였다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이는 다섯 멤버 금미, 소율, 웨이, 엘린, 초아는 의상처럼 한결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23일 오후 서울 서교동 예스24 무브홀에서 열린 크레용팝의 새 앨범 쇼케이스 현장을 다녀왔다.

헬멧 없이도 어필하는 것, 크레용팝의 숙제

크레용팝, 재기 넘치는 퍼포먼스 걸그룹 크레용팝(금미, 소율, 웨이, 엘린, 초아)이 23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첫 정규앨범 < Evolution pop _Vol.1 > 쇼케이스에서 타이틀곡 '두둠칫'을 열창하며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크레용팝이 1년 6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곡 '두둠칫'은 인터넷 유행어를 차용, 남성 듀오 원투 출신 오창훈과 구피의 박성호가 작사작곡을 한 레트로 디스코다.

▲ 크레용팝, 재기 넘치는 퍼포먼스 크레용팝이 1년 6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곡 '두둠칫'은 인터넷 유행어를 차용, 남성 듀오 원투 출신 오창훈과 구피의 박성호가 작사작곡을 한 레트로 디스코다. ⓒ 이정민


"저희가 헬멧을 벗은 지 2년 됐어요. '빠빠빠'를 사랑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고 이렇게 새로운 모습으로 나왔으니 앞으로는 헬멧 없이도 어필하는 게 저희의 숙제인 것 같습니다." (소율)

헬멧을 벗은 느낌을 묻자 소율은 위처럼 객관적인 시선으로 답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준 모습으로 기억되는 것도 감사한 일이지만 그것을 뛰어넘어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야하는 자신들의 과제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더군다나 이번 앨범은 정규앨범이니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팬들을 향한 마음도 진지하게 담았다. 이날 크레용팝은 쇼케이스의 문을 '스케치북'이란 수록곡으로 열었는데, 이 곡은 크레용팝이 팬클럽 '스케치북'에 보내는 팬송이다. 금미는 "한 번도 팬들에게 팬송을 들려드린 적이 없는데 이번이 첫 번째 정규앨범이라 넣게 됐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려줬다. 원래는 노래 제목이 '스케치북'이 아닌 다른 것이었는데 팬클럽 이름으로 하자고 멤버들이 강력히 주장한 것.

크레용팝의 첫 번째 정규앨범의 이름은 < Evolution pop _Vol.1 >이다. 크레용팝이 성장한 모습을 담고 싶어서 이렇게 이름 지었다고 한다. 이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을 꼽자면 바로 앨범 제작에 멤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이다. '빠빠빠'의 진공관 춤이나 헬멧 아이디어도 멤버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물이었다. 이번 앨범엔 전보다 보다 더 체계적으로 참여했다고 이들은 말한다.  

D.I.Y 방식으로 제작, 크레용팝이 직접 만든 앨범

크레용팝, 재기 넘치는 퍼포먼스 걸그룹 크레용팝(금미, 소율, 웨이, 엘린, 초아)이 23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첫 정규앨범 < Evolution pop _Vol.1 > 쇼케이스에서 타이틀곡 '두둠칫'을 열창하며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크레용팝이 1년 6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곡 '두둠칫'은 인터넷 유행어를 차용, 남성 듀오 원투 출신 오창훈과 구피의 박성호가 작사작곡을 한 레트로 디스코다.

▲ 크레용팝, 재기 넘치는 퍼포먼스 크레용팝을 떠올리면 독특하고 귀여운 안무가 먼저 생각난다. 이번 신곡 '두둠칫'의 안무도 쉽고 귀엽지만 성숙한 느낌도 가미됐다. ⓒ 이정민


크레용팝, 신나게 '두둠칫'  걸그룹 크레용팝(금미, 소율, 웨이, 엘린, 초아)이 23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첫 정규앨범 < Evolution pop _Vol.1 > 쇼케이스에서 타이틀곡 '두둠칫'을 열창하며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크레용팝이 1년 6개월 만에 발표한 신곡 '두둠칫'은 인터넷 유행어를 차용, 남성 듀오 원투 출신 오창훈과 구피의 박성호가 작사작곡을 한 레트로 디스코다.

▲ 크레용팝, 신나게 '두둠칫' 사진 속 포즈가 '두둠칫' 안무의 포인트다. 인터넷상의 이모티콘에서 힌트를 얻었다. ⓒ 이정민


"이번에는 역할을 더욱 세분화하여 앨범에 참여했어요. 의상에서부터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의 연출과 촬영, 헤어와 메이크업 등까지 저희가 직접 했습니다. 나팔바지 콘셉트도 예전부터 하려고 준비했던 건데 노래들과 맞지 않아 이번에 선보이게 됐어요. 이번 노래와 잘 어울려 너무 기쁩니다." (금미)

소율은 앨범의 자켓과 로고 디자인을 맡았다. 원래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미술을 전공하려다가 가수의 길을 걷게 됐다는 소율은 평소에도 그림을 틈틈이 그려왔다고 한다. 이렇듯 직접 앨범 제작을 하며 열의를 보인 크레용팝 멤버들은 지난 추석, 연습실 바닥에서 옹기종기 모여 전을 먹으며 컴백 준비에 매진했다고 한다. 금미는 "첫 번째 정규앨범이라서 멤버들 모두가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것들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서 공을 들였다"고 거듭 말했다.

이번 앨범의 주제곡 '두둠칫'은 제목부터 독특하다. 원투 출신의 오창훈과 구피 출신 박성호가 만든 곡으로 크레용팝 특유의 단순하면서도 경쾌한 분위기가 감도는 레트로 디스코 장르곡이다.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이모티콘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두둠칫'은 포인트 안무가 인상적이다. SNS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모티콘의 동작에서 안무를 따왔다는 것 자체가 크레용팝다운 엉뚱하고도 재기발랄한 발상이다.

소율은 "'빠빠빠'의 진공관 안무를 워낙 많이 사랑해주셔서 큰 기대를 하진 않지만, 이번 '두둠칫' 춤도 그에 못지 않게 재미있고 독특해서 많이 사랑해주시고 따라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MC를 맡은 방송인 박재민은 "아주 어린 아이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안무라면 대박이 나는데, 크레용팝의 지난 안무들도 그랬고 이번 '두둠칫' 안무도 아주 쉬워서 어린 조카도 따라할 수 있을 것"이라며 힘을 실어줬다.

초아는 "긴 공백을 깨고 오랜만에 대중 앞에 나온 만큼 저희만의 색깔로 열심히 하겠다"며 "저희 노래는 항상 흥겹고 신나는 노래인 만큼, 일상에 지치신 분들이 저희 노래를 듣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롭게 데뷔하는 기분"이라는 엘린의 말처럼 크레용팝은 익숙한듯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여전한 독특함 속에 성숙함을 더해서.

크레용팝 소율 걸그룹 크레용팝(금미, 소율, 웨이, 엘린, 초아)의 소율이 23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첫 정규앨범 < Evolution pop _Vol.1 > 쇼케이스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크레용팝이 1년 6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곡 '두둠칫'은 인터넷 유행어를 차용, 남성 듀오 원투 출신 오창훈과 구피의 박성호가 작사작곡을 한 레트로 디스코다.

▲ 크레용팝 소율 크레용팝 멤버들은 하나 같이 "오랜만의 컴백이라 더 정성을 들였다"고 말했다. ⓒ 이정민


첫 정규앨범 '크레용팝', 18개월만에 신곡 발표 걸그룹 크레용팝(금미, 소율, 웨이, 엘린, 초아)이 23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첫 정규앨범 < Evolution pop _Vol.1 > 쇼케이스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크레용팝이 1년 6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곡 '두둠칫'은 인터넷 유행어를 차용, 남성 듀오 원투 출신 오창훈과 구피의 박성호가 작사작곡을 한 레트로 디스코다.

▲ 첫 정규앨범 '크레용팝', 18개월만에 신곡 발표 크레용팝은 안무는 물론 의상까지 직접 멤버들이 상의하고 틀을 잡아간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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