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인피니트

인피니트 ⓒ 울림엔터테인먼트


최근 해외 대중음악계의 작곡 트렌드 중 하나는 루프(Loop)를 기반에 둔, 반복적 리듬 및 사운드를 활용해 단순명료한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른바 '기승전결'이라는 단어로 묘사할 수 있는 전형적인 우리 가요 화법과는 반대되는 방식인데 실제 빌보드 등 외국 인기 순위를 살펴보면 이런 스타일의 곡들을 손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런 탓인지 해외 작곡진들과의 협업을 통해 히트곡을 양산중인 SM의 엑소, 레드벨벳 부터 <쇼미더머니>로 대표되는 힙합 뮤지션 등 다양한 장르 및 가수들의 신작 역시 비슷한 흐름으로 제작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010년 데뷔한 이래 폭넓은 인기를 얻어온 인피니트는 이런 음악계 주변 움직임에 무관심해 보인다. 정확히는 '내 갈 길 간다!'며 그냥 자신들이 해왔던 것을 발전시키는 방식을 선택했다.

아이돌 그룹답지 않게 멜로디가 뚜렷한 팝-록 성향의 곡, '칼군무'로 대표되는 화려한 퍼포먼스, 그리고 록 밴드가 연주하는 웅장한 사운드의 공연 등은 어느덧 인피니트만의 독자적인 색깔이 되었다.

'Destiny', 'Back' 등 2013-14년 전후로 알파벳 등 새로운 작곡가들의 작품으로 숨고르기를 했던 인피니트는 이번 신작 < Infinite Only >를 통해 화끈한 카운터펀치 한방을 날렸다.

NO 힙합..."My Way"

 인피니트의 새 음반 `Infinite Only` 표지

인피니트의 새 음반 `Infinite Only` 표지 ⓒ 울림엔터테인먼트


요즘 인기 장르인 힙합, EDM은 이들과는 그저 남 일처럼 보인다. 대신 < Infinite Only >에선 전통적인 팝-록에 기반을 둔 복고풍과 최신 사운드로 무장된 미래 지향적인 음악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면서 인피니트만의 독자성을 보다 두텁게 만들어낸다. 

과거 1990-2000년대 R&B 미드 템포 곡들의 영향력이 진하게 드리워진 'True Love', 전형적인 발라드 '고마워', 현란한 전자 사운드를 대거 채용한 'Air', 'Zero' 등 상반된 느낌의 곡들이 공존하지만 각 노래들이 어색함 없이 유기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장엄한 분위기의 인트로 연주곡 'Eternerty'의 뒤를 이어 진행되는 타이틀곡 '태풍(The Eye)'은 기승전결 확실한 이 팀 고유의 특징을 잘 살려내고 있다. 태양-지구-달을 등장시켰던 러블리즈의 'Destiny'에 이어 '태풍'이라는 자연 현상을 소재로 이별의 아픔을 신선하게 그려낸 전간디의 가사도 인피니트의 방향을 제대로 잡아주는 모양새다.

과거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던 "남들과 똑같은 건 안 한다"라는 소속사 CEO의 고집스러운 면모는 이번 음반에서도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음반 제목처럼 "이건 인피니트 만이 할 수 있어!"라는 외침이 수록곡 전반에 걸쳐 전해지는 모양새다. 하긴 남들과 똑같다면 그게 어디 인피니트겠는가?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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