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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군의 산림조합 지하에서는 매년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송이버섯이 한창일 때 송이 공판이 이루어진다. 두 분 아주머니가 등급별로 선별된 송이버섯에 양양군의 지리적 표시제를 취득하게 된 띠지를 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 송이작업 양양군의 산림조합 지하에서는 매년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송이버섯이 한창일 때 송이 공판이 이루어진다. 두 분 아주머니가 등급별로 선별된 송이버섯에 양양군의 지리적 표시제를 취득하게 된 띠지를 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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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락에 구절초와 며느리밥풀꽃이 절정을 이루는 9월 중순이면 어김없이 백두대간 줄기엔 송이가 나오기 시작한다. 매년 일정한 양이 생산되지 않아 가격이 매년 달라지지만 찾는 이들은 가을을 기다려 송이버섯의 향과 맛을 즐긴다.

며칠 늦게 공매를 시작한 양양송이를 만나기 위해 양양군 산림조합 지하에 마련된 공판장을 다녀왔다. 산림조합 지하로 내려가자 많은 이들이 줄을 서 있다. 각자 새벽부터 산에 올라 채취한 송이버섯이나 능이버섯, 고무버섯(곰버섯)을 가져와 공매 전 등급심사를 거치기 위해서다.

이 송이버섯은 '유월송이'란 이름으로 음력 유월경에도 생산되는데 이때는 아주 적은 양뿐이다. 이때는 극히 일부 층에게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 어느 정도 일반인에게까지 알려지기에는 무리가 있을 정도로 생산량이 미미하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8시간 동안만 그날 채취한 송이버섯을 공매를 하기 위해 수매를 진행한다. 양양 국유림사업소로부터 각 마을별로 불하된 산에 송이채취권을 받은 주민들이 새벽부터 채취한 송이버섯을 가져와 등급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 양양송이 공판장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8시간 동안만 그날 채취한 송이버섯을 공매를 하기 위해 수매를 진행한다. 양양 국유림사업소로부터 각 마을별로 불하된 산에 송이채취권을 받은 주민들이 새벽부터 채취한 송이버섯을 가져와 등급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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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자락에선 밤낮의 기온차가 10도 이상 나기 시작하면 부지런한 이들은 자신이 맡은 산 주변에 줄을 치는 작업을 한다. 국도주변에서 볼 수 있는 빨간색 비닐끈으로 친 줄을 일러 송이줄이라 한다. 이 작업은 9월 10일경이면 마무리 된다.

이윽고 가을 송이가 나오기 시작하는 한가위를 전후하여 일반인들의 입에 입을 물고 송이 소식이 퍼지게 된다. 강원도의 높은 산에서부터 나오기 시작하여 서서히 산 아래와 남쪽으로 전해진다.

등급별로 선별하는 과정은 송이를 채취한 주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다. 채취한 송이버섯을 선별대에 쏟아놓으면 크기와 형태 등 다양한 요소에 대해 육안검사를 해 등급을 정한 다음 계량과정을 거쳐 완료된다. 양양송이버섯은 1등급부터 4등급까지는 각각의 해당 띠지를 붙여 구분하고 등외품은 띠지를 붙이지 않은 상태로 경매에 들어간다.
▲ 양양송이 선별 등급별로 선별하는 과정은 송이를 채취한 주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다. 채취한 송이버섯을 선별대에 쏟아놓으면 크기와 형태 등 다양한 요소에 대해 육안검사를 해 등급을 정한 다음 계량과정을 거쳐 완료된다. 양양송이버섯은 1등급부터 4등급까지는 각각의 해당 띠지를 붙여 구분하고 등외품은 띠지를 붙이지 않은 상태로 경매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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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고장의 송이보다 더 깊고 풍부한 향기를 지닌 양양송이가 지리적 표시제 1호로 지정된 것도 이곳 양양이 설악산을 중심으로 송이 산지가 형성되어 해풍과 다양한 수림대를 지니고 있는 덕택이겠다.

송이철과 맞물려 서서히 대청봉부터 시작된 단풍이 한계령 언저리까지 내려오면 근사하게 미각을 자극하는 송이버섯을 주제로 한 축제가 이곳 양양군에서는 매년 개최된다. 시기적으로 이때부터 설악의 산바람이 남풍에서 서서히 북서풍으로 바뀌기 시작할 때다.

올해는 양양군의 양양송이축제가 대청봉 아래 해발 1300고지 일원에 단풍이 절정을 이룰 시기인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나흘간 개최된다.

이곳 양양은 설악산을 오르는 대표적인 등반기점인 한계령(오색령)과 오색마을이 있어 인파로 발 딛을 틈이 없다. 오색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은 양양읍내는 단풍을 찾아오는 이들과 함께 송이버섯을 비롯해 다양한 버섯을 찾는 이들이 시장을 들썩이게 한다.

또 하나 남대천으로 회귀하는 연어들이 낙산대교 주변에 물보라를 일으키며 오르기 시작한다. 연어축제야 다음달 중순에 개최되니 시간이 얼마간은 있다. 그러나 송이축제는 불과 일주일 남짓 남았다.

먼저 송이버섯에 대한 상식들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만 좋은 송이를 맛 볼 수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송이버섯을 다음처럼 설명하고 있다.

'송이는 성분이 고르고 맛이 달며 독이 없고 맛에는 소나무 향을 포함하고 있어서 심히 향기롭고 뛰어나다. 산중의 오래된 소나무 밑에서 소나무의 기운에 의탁하여 생기는 것으로 버섯중의 으뜸이다.'

송이의 학명은 트리콜로마 마스타케(Tricholoma matsutake sing)라 한다. 영어로는 파인머슈롬(Pine_mushroom)으로 불리나, 원래 일본에서 유래된 마스타케(matsutake)라는 학명을 그대로 사용한다.

일본에서는 마스터케라 하고 중국에서는 송구마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중부 이북 동부 지역과 일본의 일부 지역에서 생산되며, 중국의 만주지방과 사천성, 운남성, 대만 등의 일부지역에서만 나는 동양지역의 특산 버섯으로 알려져 있다.

1등급 판정을 받은 양양송이는 길이가 8cm 이상되는 고르게 성장하여 상처나 흡집이 없는 상태로 갓이 전혀 펴지지 않아야 된다. 금색의 띠지를 붙여 명품 양양송이에 대한 지리적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 1등급 양양송이 1등급 판정을 받은 양양송이는 길이가 8cm 이상되는 고르게 성장하여 상처나 흡집이 없는 상태로 갓이 전혀 펴지지 않아야 된다. 금색의 띠지를 붙여 명품 양양송이에 대한 지리적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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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서 금은동 메달로 순위를 구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갓이 약간 펴진 상태로 갓포가 떨어지지 않은 6~8cm 크기의 2등급 양양송이엔 은색의 의 띠지를 붙여 명품 양양송이에 대한 지리적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 양양송이 2등급 올림픽에서 금은동 메달로 순위를 구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갓이 약간 펴진 상태로 갓포가 떨어지지 않은 6~8cm 크기의 2등급 양양송이엔 은색의 의 띠지를 붙여 명품 양양송이에 대한 지리적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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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급으로 판정된 양양송이의 특징은 길이가 6cm 미만으로 갓은 2등급과 마찬가지로 1/3 정도만 퍼진 상태로 갓의 포가 터지지 않은 상태라야 한다. 여기엔 동색의 의 띠지를 붙여 명품 양양송이에 대한 지리적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 양양송이 3등급 3등급으로 판정된 양양송이의 특징은 길이가 6cm 미만으로 갓은 2등급과 마찬가지로 1/3 정도만 퍼진 상태로 갓의 포가 터지지 않은 상태라야 한다. 여기엔 동색의 의 띠지를 붙여 명품 양양송이에 대한 지리적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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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크기가 크고 갓이 펴지지 않은 송이버섯도 이 등급에 지정되는 이유는 자라는 상태에서 형태가 고르지 않아서다. 그리고 4등급이라 해도 갓이 완전히 펴지거나 상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 4등급엔 주황색의 의 띠지를 붙여 명품 양양송이에 대한 지리적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 양양송이 4등급 의외로 크기가 크고 갓이 펴지지 않은 송이버섯도 이 등급에 지정되는 이유는 자라는 상태에서 형태가 고르지 않아서다. 그리고 4등급이라 해도 갓이 완전히 펴지거나 상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 4등급엔 주황색의 의 띠지를 붙여 명품 양양송이에 대한 지리적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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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의 일반적인 특성은 표고버섯이나 느타리버섯과 달리 죽은 나무의 목재를 분해하며 영양소를 얻어 성장하는 게 아니라 살아있는 소나무에서 영양을 취하여 성장한다는 점이다. 인공재배가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고, 또한 소나무에서 나는 것과 같은 휘발성 향이 강하게 미각을 자극하는데 이 독특한 향을 오래 지속시킬 수 없기에 일반적인 보관이 상당히 어려운 문제가 있다.

급랭을 시켜 장기간 보존을 하지만 수분이 많은 버섯의 특성 탓에 해동을 시키면 곧장 사용해야 된다. 맛은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일반적으로 조리된 상태에서는 어지간해서는 구분하기 어렵다.

송이버섯의 효능이나 효과를 본 기록들을 살펴보겠다.

성질이 서늘하고 열량이 적으면서 맛이 뛰어나 몸에 열이 많거나 비만인 사람에게 권할 만한 식품이다. 피 속의 콜레스테롤을 분해하기에 수치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혈액순환을 좋게 하기에 성인병(동맥경화, 심장병, 당뇨병, 고지혈증)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하여 편도선, 유선염, 탈하증 등에 효과가 있으며, 위와 장의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고 식욕을 증진시키며 설사를 멎게 한다.

또한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손발이 저리고 힘이 없거나 무릎이 시린 등의 증상에 탁월하고, 위암이나 직장암과 같은 질병을 예방하는 크리스틴이라는 항암성분이 있어 일본에서는 전후 원폭피해자들의 항암치료제로 사용되어 왔다는 사실로 미루어, 식용으로만의 가치가 아닌 약이 되는 음식임에 틀림없다.

송이는 수분함량이 87.5% 이상이고 조단백질(crude protein), 조지방(crude fat), 회분(crude Ash), 조섬유(crude fiber) 폴라페놀(crude polyphenol)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단백질에는 16가지 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지방산에는 불포화지방산이 82.6~82.7%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미네랄 함량이 높으며, 칼슘, 인, 철, 나트륨, 칼륨, 망간 등이 일반 버섯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중에서도 칼륨은 느타리버섯의 10배, 양송이의 40배 정도, 목이버섯의 3배 가량이라고 한다.

송이를 먹는 방법 또한 다양한데 주로 소금구이를 하는 경우와 생것을 소금장에 찍어 먹기도 하고, 닭죽이나 장국, 전골 등의 찌개류 음식에도 사용한다. 일부에서는 고추장에 장아찌를 담가 오래 두고 먹기도 하는 등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 손꼽힌다.

요즈음은 불고기나 갈비를 구워먹을 때나 돌솥밥에도 사용하여 미각을 돋우기도 한다.

처음 송이버섯이 공판된 17일부터 촬영을 간 21일의 전날인 20일가지 나흘간의 송이 등급별 공판 가격에 대해 이와 같이 공개하고 있다. 여기에서 5등급은 등외품으로도 불리거나 혼합품으로도 불리는데 아무래도 가장 많은 양의 송이버섯이 이 5등급에 해당된다. 갓이 완전히 펴졌거나, 상처가 있는 송이버섯은 모두 이 5등급으로 띠지를 붙이지 않는다.
▲ 송이 공판 가격 처음 송이버섯이 공판된 17일부터 촬영을 간 21일의 전날인 20일가지 나흘간의 송이 등급별 공판 가격에 대해 이와 같이 공개하고 있다. 여기에서 5등급은 등외품으로도 불리거나 혼합품으로도 불리는데 아무래도 가장 많은 양의 송이버섯이 이 5등급에 해당된다. 갓이 완전히 펴졌거나, 상처가 있는 송이버섯은 모두 이 5등급으로 띠지를 붙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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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오색마을에서 몇 개 송이버섯을 채취해 팔지 않고 집에 가져오면 아내는 봉지로 포장된 칼국수를 한 박스 사온다. 그리고 저녁때는 늘 이 송이버섯을 넣어 송이칼국수를 해 먹는데, 라면이나 칼국수에 송이를 조금만 넣어도 그 맛의 차이가 확연하다.

양양송이축제장에서도 송이칼국수를 맛 볼 수 있다. 물론 아내처럼 송이 한 꼭지로 서너 그릇의 칼국수를 끓이는 것이 아니라 적은 양만 들어가지만 맛과 풍미만큼은 아주 좋다.

그 외에도 이곳 영동권에서는 고성군과 속초시, 양양군 한우인 한우령과 함께 축제장에서 송이버섯을 구입해 즐길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정덕수의 블로그 ‘한사의 문화마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양양군, #양양여행, #양양송이, #양양송이축제, #양양송이 등급별 선별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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