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연휴는 주말과 맞물려 5일의 긴 시간으로 이어져 공중파 TV 역시 그 어느때보다도 풍성한 프로그램들로 가득 채워졌다.  "명절 전용 특집"부터 정규 편성을 겨냥한 이른바 "파일럿"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부던히 애를 쓴 기간이기도 했다.

이들 프로그램들 중 화제가 되었던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들 및 해당 프로그램의 향후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헬로 프렌즈`에 출연한 차태현 (방송화면 캡쳐)

`헬로 프렌즈`에 출연한 차태현 (방송화면 캡쳐) ⓒ KBS


[차태현] <구라차차 타임슬립 새소년>, <헬로프렌즈>

인기배우이자 KBS <1박2일>의 고정 멤버로 5년째 출연하면서 지금은 예능인으로서도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차태현이 무려 2편의 KBS 파일럿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1983년 과거로의 여행을 통해 잔잔한 웃음을 선사한 <구라차차 타임슬립 새소년>, 10~20대 아이돌과 30~40대 아저씨들 사이의 사용하는 언어, 습관 차이 등을 통해 세대간 이해를 도모했던 <헬로 프렌즈> 등에서도 어김없이 그의 예능감은 빛났다.

<구라차차 타임슬립 새소년> : 당초 우려했던 김구라-차태현의 케미는 기대 이상으로 괜찮았다. 하지만 좀 더 치밀한 구성이 요구됨.  중장년층 vs 젊은 시청자 어느 쪽을 겨냥한 예능인지 정체성 살짝 모호.  과연 차태현이 최대 3개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할 수 있을까?

<헬로 프렌즈> : 최근 정체기에 빠진 <안녕하세요>의 대안감. 이른바 '언어 유희'를 즐기는 시청자들에겐 큰 웃음 선사.  집단 토크쇼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병풍 패널" 다수 발생.  아이돌 그룹 멤버로만 짜여진 출연진 구성은 개선 요망됨.

 우주소녀의 멤버, 성소

우주소녀의 멤버, 성소 ⓒ 우주소녀 공식 인스타그램


[성소] <내일은 시구왕>, <아육대>

지난 연휴 기간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인물은 13인조 걸그룹 우주소녀의 중국인 멤버 성소였다.  아직 소속팀은 정상궤도에 오른 상태는 아니지만 일찌감치 깜찍한 용모와 빼어난 춤실력으로 일찌감치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번 추석 연휴 동안 성소는 서커스급 묘기에 가까운 시구를 선보인 SBS <내일은 시구왕>, 현역 선수 못잖은 화려한 리듬체조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MBC <추석특집 2016 아이돌스타 육상 리듬체조 풋살 양궁 선수권대회>(아육대)등의 맹활약으로 차세대 스타로 도약할 기회를 꿰찼다.

<내일은 시구왕> : 딱 명절 특집용. 스포츠에 대한 존중은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기획력 제로 프로그램.

<아육대> : 예년 대비 호평은 이어졌지만 이는 제작 과정에서의 갑질 논란에 대한 면죄부가 절대 아님. 문제점 개선이 없다면 프로그램 폐지 주장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아이돌 요리왕`에서 뻔뻔한 요리솜씨와 웃음을 선사한 서은광 (방송화면 캡쳐)

`아이돌 요리왕`에서 뻔뻔한 요리솜씨와 웃음을 선사한 서은광 (방송화면 캡쳐) ⓒ MBC


[서은광] <아육대>, <아이돌 요리왕>, <헬로 프렌즈>

사실 비투비 서은광은 추석 예능의 주연이라기 보단 신스틸러에 가까웠다. 재미난 코스프레 분장으로 매년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던 <아육대>에선 천사 분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고 MBC <아이돌 요리왕>에선 비록 같은 팀 멤버 육성재의 조수였지만 특유의 뻔뻔함으로 긴장감이 도는 경연대회에서도 시청자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다수의 아이돌들이 출연한 KBS <헬로 프렌즈>에선 한참 어린 후배들 앞에서도 유인원 흉내 등 망가짐을 불사하며 자신의 분량을 확실히 챙겼다. 그동안 이런저런 예능에 자주 출연했지만 대세 예능인(?)의 대열에는 아쉽게도 합류하지 못했던 그였기에 이번 추석 특집프로그램을 통해 향후 기대되는 "웃음 스틸러" 서은광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아이돌 요리왕> : 새로운 명절 특집 프로그램으로 등장 가능성 높아짐.  수많은 아이돌 동원하며 산만하게 치러진 예심 등에 대한 보완책은 필요함.

 `노래싸움-승부`에서 탄탄한 노래 솜씨를 뽑낸 개그우먼 김희원 (방송화면 캡쳐)

`노래싸움-승부`에서 탄탄한 노래 솜씨를 뽑낸 개그우먼 김희원 (방송화면 캡쳐) ⓒ KBS



[김희원] <노래싸움 - 승부>


오랫동안 <개그콘서트>에 출연했지만 자신이 주인공이기 보단 주로 받쳐주는 역할을 해왔기에 동명이인 배우의 이름은 알아도 "개그우먼 김희원"이란 이름을 아는 시청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KBS 추석 특집에서 보여준  노래 실력으로 새롭게 그녀의 존재감을 알릴 수 있었다. 여러 개그 코너에서 종종 선보였던 창, 민요 솜씨는 그냥 나온 것이 아니었다.

<노래싸움 - 승부> : 기존 노래/가창 예능과 달리 "팀 대항전"이라는 차별성은 신선했다.  하치만 비가수 연예인을 상대로 "치트키"처럼 등장한 유명가수 활용 등에 대해선 일부 시청자들로 부터 불공정 논란도 이어졌다. 몇가지 문제점을 보완한다면 고정 프로그램으로서 승산이 엿보인다.
 카이스트 공학도 출신 페퍼톤스의 신재평 (방송화면 캡쳐)

카이스트 공학도 출신 페퍼톤스의 신재평 (방송화면 캡쳐) ⓒ KBS


[신재평] <트릭 앤 트루 사라진 스푼>

잠시 잊고 있었던 사실.  록그룹 페퍼톤스의 기타리스트 신재평인 록커 이전에 카이스트 공학도였다는 것을.  <트릭 앤 트루>에서 "물의 연금술사"로 변신한 신재평은 중력을 거스르는 물방울 실험을 통해 과학과 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신선한 재미를 시청자들에게 선사했다.  자주 예능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는 인물이 아니었기에 이에 따른 신선함도 본 프로그램 못잖게 배가되었다.

<트릭 앤 트루> : 기획력 + 완성도 모두 최고였던 2016 추석 특집 예능.  하지만 고정 편성시 매주 아이템 마련하기가 만만치 않을 텐데 하는 걱정도 앞섰다. 기존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시즌제 식으로 해야하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추석특집 파일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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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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