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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19일 오전 성주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막말 파문을 일으킨 김항곤 성주군수의 사과와 군수직 사퇴를 요구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19일 오전 성주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막말 파문을 일으킨 김항곤 성주군수의 사과와 군수직 사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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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곤 성주군수가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 군민들을 향해 막말을 퍼부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의 여성단체들이 김 군수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김 군수를 고발하기 위한 고발인 서명도 1000명을 넘어서 파문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관련기사 : "정신 나갔다, 술집 다방 하는 것들" 김항곤 성주군수의 막말 파문)

대구여성회와 대구여성인권센터 등으로 구성된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19일 오전 성주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항곤 군수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전국에서 41개 단체가 힘을 보탰고 성주 군민들도 150여 명이 함께 했다.

대경여연은 김 군수가 지난 7일 성주군 사회단체 대표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여자들이 완전히 정신이 나갔다, 군대를 안 갔다 와서 그런가 전부 뭐 술집하고 다방하고 그런 것들이야'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몰지각한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특정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모욕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어떤 직업이나 직종에 대해 폄하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이자 차별"이라며 "형법 제311조에 규정된 '모욕죄'에 해당하는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김 군수의 막말은 군민 대표로서 상식이 부족하고 스스로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대경여연은 성주군민들이 사드 배치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에 대해 "조상 대대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삶의 터전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 일상을 빼앗기면서 투쟁하고 있다"며 "(김 군수는) 주민과 함께 투쟁하기는커녕 무시를 넘어 모욕하고 지역민의 명예마저 훼손하였다"고 비난했다.

특히 김 군수의 이러한 발언은 성주 군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여성들에게 심한 불쾌감과 모욕감마저 느끼게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이 19일 오전 성주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항곤 성주군수의 막말 파문을 규탄한 가운데 성주군민들이 김 군수를 비난하는 손피켓을 들고 서 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이 19일 오전 성주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항곤 성주군수의 막말 파문을 규탄한 가운데 성주군민들이 김 군수를 비난하는 손피켓을 들고 서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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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이 19일 오전 성주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항곤 성주군수의 막말을 규탄한 가운데 참가자들이 술병과 술잔, 커피잔 등에 김 군수의 발언을 비난하는 내용을 적어 내걸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이 19일 오전 성주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항곤 성주군수의 막말을 규탄한 가운데 참가자들이 술병과 술잔, 커피잔 등에 김 군수의 발언을 비난하는 내용을 적어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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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절한 발언 백배 사죄하고 스스로 물러나야"

김영순 대경여연 대표는 "다방 것들, 술집 것들이라고 했다, 우리가 물건인가 사람이다"라고 분노하고 "여성도 사람인 것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기자회견 배경을 설명했다.

지명희 대구여성광장 대표는 "7월 13일 김항곤 성주군수가 혈서 쓰고 삭발했다, 지금은 하나의 이벤트가 됐지만 그 행위로 인해 많은 주민들이 사드반대 투쟁에 함께 들고 일어났다"며 "지금 군수는 성주를 팔아먹고 군민들에게 지탄받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 대표는 이어 "많은 발언이 문제가 있었지만 '정신 나간 것들', '다방·술집 하는 것들'에 의아했다"라며 "자기가 군수가 됐을 때 유권자들을 가렸는가, 공무원표, 회사원표만 받아서 성주군수가 됐는가"라고 되물었다.

성주군민인 배정하씨는 "4살 딸, 8살 아들을 둔 엄마로서 아이들을 위해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마음으로 사드 반대를 외쳤다"며 "이런 내가 정신나간 여자인가? 술집 하는, 다방 하는 여자인가"라고 울먹였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김항곤 군수가 여성비하적인 막말을 한 것에 대해 "스스로 군민을 무시하는 군수는 이미 군수가 아니다"며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백배 사죄하고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주군 내 제3부지에 사드 배치 논란에 대해서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대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평화와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모든 노력을 다해 한반도의 사드 배치를 막아내야 한다"며 "국민 모두를 지키지 않는 나라는 나라가 아니다"라고 항의했다.

김항곤 성주군수의 막말에 대해 19일 오전 성주군청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가진 대경여연 대표들이 김 군수를 만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김항곤 성주군수의 막말에 대해 19일 오전 성주군청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가진 대경여연 대표들이 김 군수를 만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 강혜숙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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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군수 면담... "김항곤 군수, 공식 사과 약속"

이들은 성주군청을 찾아 김 군수에게 막말 파문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여성대표 6명은 군수실에서 김항곤 군수를 만나 성주 여성들에게 한 막말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군수직 사퇴를 요구했다.

성주군은 여성단체의 군수 면담에 기자의 취재를 불허하고 군민들의 군청 출입도 막았다. 1층 현관 출입문을 잠그고 2층 군의회에서 군수실로 통하는 복도도 최근 설치한 철제 출입문을 닫아 잠갔다.

면담을 마치고 나온 대표들은 김 군수가 여성 비하발언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할 뜻을 밝혔지만 군수직 사퇴와 사드 제3부지 요구에 대해서는 정치적 소신이라며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영순 대경여연 대표는 "김 군수가 사드 배치와 관련해 군민들이 너무 분열해서 그걸 막기 위해 사회단체와 간담회를 제안한 자리에서 편하게 얘기한 것 같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어 "녹취록의 발언을 인정하면서 '8월 17일 유림의 어른들한테 여성들이 막말하고 삿대질하고 너무 심하게 해서 그 여자들에게 한 말이다, 성주 군민 여성 전체에게 한 말은 아니다'고 했다"며 "빠른 시간 안에 공식으로 사과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말했다.

19일 오전 김항곤 성주군수의 막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회 김영순 공동대표가 김 군수와 면담을 마치고 나와 주민들에게 면담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19일 오전 김항곤 성주군수의 막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회 김영순 공동대표가 김 군수와 면담을 마치고 나와 주민들에게 면담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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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는 "김 군수는 당시 사석이었다고 하지만 사회단체 대표들과 만난 자리가 비공식적인 자리일 수 없다"며 "불특정 다수에게 유감을 표명하는 것이 아니라 성주군민들에게 진정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김 군수의 막말에 대해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하기로 한 성주 군민들의 고발장 서명이 1000명을 넘어섰다. <오마이뉴스>가 김 군수의 막말 파문을 단독으로 보도한 지난 13일 하루만에 400명이 넘는 주민들이 고발장을 서명한 데 이어 5일 만에 1200명이 넘어선 것이다.

고발장 서명에 앞장선 주민들은 "김 군수가 아무리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신을 뽑아준 군민들을 향해 여성비하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은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김항곤, #막말, #대경여연, #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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