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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미술과 디자인을 공부한 20대의 민승태(총괄 기획), 차민수(디자인), 김영웅(아트 기획) 세 친구가 만나 크루를 결성했다. 높은 자아의 뜻을 담고 있는 '알토이고(ALTOEGO)'다. 하는 일은 명료하다. 예술도 하면서 사람과 사회에도 좋은 영향을 주자.

"예술을 하는 사람끼리 새로운 아트워크 작업을 통해서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크루예요. 그림 자체는 누군가가 봤을 때 또 다른 우리의 재능이잖아요. 열심히 좀 더 행복하게 살아가는 마음으로 시작했죠. 작은 거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고요."(민승태)

첫 번째 프로젝트는 충남 당진에 태극기 벽화 마을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후원금을 받고 있다. 참여한 이들은 리워드로 독립운동가 티셔츠와 독립운동가 모자를 받는다. 티셔츠는 독립운동가 사진에 무궁화 꽃 자수와 적외선 촬영 기법을 접목했다.

"보고만 있어도 견고해지고, 마음이 아파지는 선조들의 흑백 사진에 꽃 자수를 넣음으로써 선조들의 아름다웠던 지난 시간과 역사를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또한, 선조들의 흑백 사진 속에 온도계를 통하여 '체온'을 부여함으로써 '지지 않는 태양', '그들은 영원히 살아있다'라는 의미를 담아 지금 이 순간들이 선조들의 역사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알토이고)

목표 금액은 815만 원. 광복절 의미를 담았다. 후원이 달성되면 당진시와 함께 태극기 벽화 마을을 조성한다. 충남 당진은 3·10 학생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 곳이고, 시에서는 2019년 독립만세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당진지역 독립만세운동 성역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당진시와 의논 중인데 장소를 지원받아서 알토이고 기획팀 3명과 그림을 그리는 봉사단체 아트팀 15~20명의 친구가 마을 전체에 태극기 벽화를 그려서 관광지로 발전시킬 계획이에요."(민승태)

"수입을 원해서 하는 프로젝트가 아니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공통적인 생각 같아요."(차민수)

지난 8월 24일 종로 익선동에서 알토이고 민승태와 차민수를 만났다.

알토이고 차민수, 민승태
 알토이고 차민수, 민승태
ⓒ 김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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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구, 안중근, 유관순 등 독립운동가 사진에 꽃 자수와 적외선 촬영 디자인을 접목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민승태 : "독립운동가를 잊어서는 안 되지만 잊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들에게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한 번 더 감사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다 보니 좋은 매체가 꽃이라고 생각했어요. 꽃은 굉장히 좋은 뜻으로 많이 사용되잖아요? 적외선을 통해서는 사진 속 독립운동가에게 체온을 부여하고 싶었어요."

- 독립운동가의 초상권 문제는 어떤가요?
민승태 : "초상권은 큰 문제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프로젝트가 진행이 된다면 체크는 한번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차민수 : "상품화가 아닌 프로젝트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아직은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고 있습니다."

- 의상 제작 및 배송비를 제외한 순수이익금은 충남 당진에 태극기 벽화 마을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고 했어요. 태극기 벽화 마을을 어떻게 조성하는 것인가요?
민승태 : "알토이고 자체가 예술과 패션을 합쳐서 새로운 일을 하자 해서 만들어졌어요. 저희가 할 수 있는 봉사 활동을 생각해보니까, 주위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친구가 많더라고요. 그 친구들과 함께 벽화 마을을 형성하자는 첫 번째 의견이 나왔어요. 충남 당진은 독립운동지로 많이 안 알려졌는데, 옛 자료를 찾아보니 독립운동의 중심지였다고 하더라고요. 인터넷 기사를 찾아보니 당진에서도 자체적으로 독립운동기념관을 세우려고 해서, 당진에서 태극기 벽화 마을을 조성하려고 해요."

충남 당진 '태극기 벽화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 리워드 독립운동가 티셔츠 시안
 충남 당진 '태극기 벽화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 리워드 독립운동가 티셔츠 시안
ⓒ 알토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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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을 텐데요.
민승태 : "기본적인 것은 힘들고 아픈 역사를 잊지 말자는 취지예요. 그분들로 인해서 모든 상황이 만들어진 것과 다름없잖아요? 저희가 젊은 독립운동가라면 현재 사회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한국을 더 알릴 수 있는 관광지 개발에 힘을 쓰자는 취지로 시작했죠."

- 또 다른 프로젝트가 계획된 것이 있을까요?
민승태 : "독립운동가 프로젝트를 한 번 더 진행할 거고요. 이번에는 의상이나 모자를 봤을 때 일반인이 다가가기 힘든 예술적인 부분이 강했어요. 다음에는 더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게 편안하게 디자인해서 진행할 거예요. 누구나 입을 수 있게요."

차민수 : "지금은 독립운동가의 사진이 담겨 있는데 다음에는 타이포그래피로 디자인해서 딱 처음 봤을 때 독립운동가 티셔츠가 아니고 누구나 편히 입을 수 있는 티셔츠로 디자인하는 거죠.

- 글귀가 독립운동가와 관련이 있는 건가요?
차민수 : "자세히 디자인을 보면 충분히 독립운동가와 관련된 글인지 알 수 있는 거죠."

- 이와 같은 프로젝트에 대해 고민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민승태 : "없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게 쉽지는 않은 일이잖아요? 삐걱대는 일도 많았고 고민도 많았는데, 무언가를 하나 일단 시도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알토이고가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잘 되면 인원을 더 모집할 의향도 있어요."

차민수 : "딱 한 마디로 정리하면 두려워하지 말고 시도부터 해보라는 말을 꼭 해드리고 싶어요. 저희도 솔직히 이런 주제는 다루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미리 겁을 먹고 안 하는 게 아니라 시작을 한 뒤에 이야기나 반응을 보고 더 크게 성장을 해나가는 발판을 마련해 나가는 거죠."

- 결정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민승태 : "제일 걱정되는 게 선조들의 사진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것이에요. 문구 정도까지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데 사진이 들어가니까 무거워지잖아요? 혹시나 그분들을 이용한, 상업적인 모습으로 비치는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일단 진심이 통하면 통하겠지 생각했어요.

최종 목표는 벽화 마을 관광지 개발이니까 도전을 해보자 그리고 만약 이게 엎어졌을 경우에 좀 더 가볍게 다가갈 수 있는 프로젝트로 도전을 하자 해서 시작을 한 거죠. 만나서 모인 지 1년이 되었는데 계속 고민을 하다 보니 진행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하나라도 해보자 해서 진행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4~5개월 준비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월간 <세상사는 아름다운 이야기> 10월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텀블벅(tumblbug.com/19450815)에서 '태극기 벽화 마을 만들기' 후원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마감은 9월 27일입니다.



태그:#태극기벽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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