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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철도의 매력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의 추억 찾기 놀이"라고 답합니다. 그 정도로 일본에는 수많은 종류의 열차들과 에끼벤(열차도시락)들이 있습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라기 보다는 관광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한 철도 강국 일본의 철도여행.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서 앞으로 다양한 철도여행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일본의 수많은 관광열차 중에 최근에는 식사와 여행을 한곳에서 할 수 있는 열차가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번에 소개 해드린 '도호쿠이모션' 호와 쌍벽을 이루는 레스토랑 열차가 있습니다. 이 열차는 나가노현의 가루이자와에서 나가노까지 운행하는 로쿠몬(ろくもん) 열차입니다.

이 열차는 2014년 7월,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전에 로쿠몬호의 출발역인 가루이자와(軽井沢)를 간단히 소개하죠. 가루이자와는 개화기 일본 캐나다 선교사를 통해 알려진 휴양지로 도쿄에서도 그리 멀지 않아 여름에는 많은 휴양객들이 찾는 사계절 휴양지입니다. 여름 에도 시원한 곳이라 도쿄시민들의 별장지로 유명한 이곳 가루이자와는 1997년 호쿠리쿠신칸센의 개통으로 동경에서 1시간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아, 여유롭다... 이곳

가루이자와 르 몽베르의 단아한 외관
▲ 가루이자와 펜션 가루이자와 르 몽베르의 단아한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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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르몽베르 실내등
▲ 르 몽베르의 실내 아기자기한 르몽베르 실내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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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이자와 펜션 르몽베르 실내의 수채화
▲ 르 몽베르 실내 가루이자와 펜션 르몽베르 실내의 수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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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풍의 맛있는 식사
▲ 르 몽베르 석식 프랑스풍의 맛있는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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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부터 나이드신 분들까지 가루이자와를 찾으면 펜션을 많이 이용합니다. 저도 여기 펜션 르 몽베르(ル ・ モンヴェール / 0267-46-3601)에서 숙박을 해봤습니다. 우리네 펜션과는 조금은 다른 느낌의 고급화된 민박의 느낌이었습니다. 2층 규모의 서양식 건물에 들어서면 1층에는 식당 겸 작은 카운터가 있습니다. 보통 일반 호텔보다 더 가정적인(?) 느낌을 받습니다. 주인장 어르신께서 직접 저녁을 만들어 서빙을 해주시는데 프랑스요리의 진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지역 특산물로 만든 식사. 뭔가 색다른 체험이 가능하지요. 물론 일본의 전통적인 요리도 좋지만 이런 이국적인 풍광을 일본에서 느낀다는 것은 여행의 묘미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기에 충분합니다. 2층에는 작은 거실도 마련돼 있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겼습니다. 실내에는 은은한 음악이 깔려 귀를 호강시켜줬습니다.

가루이자와역 남쪽 출구에는 대형 아울렛 쇼핑몰 '프린스 쇼핑 플라자(Prince Shopping Plaza)'가 있는데 그 크기가 무려 26ha 정도나 됩니다. 북쪽으로는 아기자기한 작은 쇼핑 거리가 펼쳐 집니다. 근처 나카카루이자와(中軽井沢)에는 호시노그룹의 하루니레 테라스(ハルニレテラス)가 있는데, 이 곳은 40, 50대가 좋아할만한 커피숍과 레스토랑 등이 있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작은 계곡을 따라 조성된 이곳에서 천천히 산책도 하고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즐길 수 있습니다.

온 가족이 편안히 쉬는 하루니레 테라스
▲ 하루니레 테라스 온 가족이 편안히 쉬는 하루니레 테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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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즐기는 중식
▲ 하루니레 테라스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즐기는 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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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이자와의 돌의 교회
▲ 돌의 교회 가루이자와의 돌의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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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는 돌의 교회(石の教会)가 있습니다. 돌로 만들어진 교회에서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데, 이곳은 예배보다 결혼식 장소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돌로 만든 교회라니, 이채롭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가노의 가루이자와역으로 다시 돌아오면 JR노선이 아닌 사철 시나노철도(しなの鉄道)의 가루이자와역으로 이동합니다. 일본엔 사철이 구석구석 많이 있는데 예전에 이곳 가루이자와역의 신에츠혼센(信越本線)은 요코가와역(横川駅)에서 가루이자와역(軽井沢駅)까지 급경사로 이뤄진 구간을 운행했습니다. 그런지라 우수이토게(碓氷峠)를 지나야 가루이자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급경사를 오르다 보니 열차 소요 시간도 오래 걸려 신칸센을 개통해 이용되고, 그 후 요코가와역과 가루이자와역 구간은 폐선돼 그 자취만 남아 있습니다. 이 구간에서는 유명한 다리인 메가네바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제 2번 선으로 빨간색의 로쿠몬호가 입선합니다. 이 레스토랑 관광열차는 나가노현의 가장 대표적인 산인 아사마야마(淺間山)를 배경으로 달립니다. 벌써 부터 손님들과 저는 이 열차를 만난다는 즐거움으로 가슴이 벅차 오릅니다. 입선 후에 사진을 찍고 있는데 승무원 한 명이 큰 나팔을 붑니다. 이제 출발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죠.

나팔소리로 출발을 알리는 열차

가루이자와역에서 출발 대기중인 로쿠몬호
▲ 로쿠몬호 가루이자와역에서 출발 대기중인 로쿠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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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카펫을 밟고 승차하는 손님들
▲ 로쿠몬호 레드카펫을 밟고 승차하는 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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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카펫이 깔리고, 손님들 하나 하나가 열차 내부로 들어갑니다. 저도 레드 카펫을 밟고 열차 내부로 들어가 봅니다. 레드 카펫을 밟고 승차한다는 것에 기분이 상기됐습니다. 그 즐거움이란 말로 형연하기 힘듭니다.

열차는 식사가 포함돼 있는 플랜과 일반 좌석 플랜, 두 가지로 구성돼 있습니다. 물론 식사 플랜은 1만2800엔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을 자랑하지만, 주말마다 그 좌석은 예약으로 꽉 찹니다.

이 열차의 디자인은 유명 열차 디자이너 미토오카에이지(水戶岡銳治)씨의 작품입니다. 규슈의 환상적인 침대특급 열차 나나쯔보시도 그분의 작품이라고 하네요. 열차 안에 들어서면 1호차에서부터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식사 불포함 좌석이긴 하지만 그래도 전용 테이블석이 준비돼 각자 준비해온 에끼벤(열차 도시락)을 드실 수 있습니다. 1호차 중간에는 작은 목재 볼로 구성된 작은 풀이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는 부모님들이 좋아할만한 공간입니다.

2호차와 3호차에는 기본으로 식사가 준비돼 있고, 서비스 카운터에선 식사 준비가 한창입니다. 48명의 선택된 사람들에게만 이런 멋진 서비스가 제공된다 합니다.

* 다음 주에 '로쿠몬호' 다음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 이 취재는 JNTO(일본정부관광국)의 협조로 이뤄졌음을 밝힙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서규호 기자는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 엔트래블스 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태그:#가루이자와, #하루니레테라스, #돌의교회, #로쿠몬, #시나노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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