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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장의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어야 하는 베를린 주 의회 선거가 종료되었다. 첫 번째는 베를린의 총 78개 선거구의 직선의원을 뽑기 위한 투표용지다. 두 번째는 베를린 주 의회를 위한 정당 투표용지다. (의석배분 최소 득표율 5%) 세 번째는 12개 지역구 의회(지역구에 따라 최대 55석 의석)를 위한 정당 투표용지다. (의석 배분 최소 득표율 3%)

2006년 58%로 역사상 가장 낮은 투표율 그리고 2011년 60.2%로 두 번째로 낮은 투표율을 지나, 이번 선거에선 66.6%의 투표율로 마무리되었다. 선거 결과는 지난 기사(극우 정당의 약진, 변화하는 독일의 지방 정치)에서 소개한 예측과 큰 차이도 없고 이변도 없었다. 하지만 예상된 결과임에도 쓰라린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주 의회 정당 투표 결과(최다 득표 정당 기준)
 주 의회 정당 투표 결과(최다 득표 정당 기준)
ⓒ Furf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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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이후 동·서베를린 유권자들의 정치 성향 차이는 이번 선거에서도 여전히 분단된 양상이 유지되었다. 동베를린 지역은 좌파당이 약 24%를 얻어 가장 선호받는 정당임을 보여줬지만, 서베를린 지역에서는 약 10% 득표율에 그쳤다. 기민당은 서베를린 지역에서 약 21%로 사민당에 이어 두 번째로 선호받는 정당이지만, 동베를린 지역 내에서는 약 13%의 득표율에 그쳤다.

분단의 양상은 도심 지역과 외곽 지역의 투표 성향 차이에서도 드러났다. 전통적으로 고소득층이 거주하는 서베를린 외곽 지역은 주로 기민당(검은색)이 우세, 서베를린 도심 지역은 사민당(빨간색)이 우세, 동베를린 외곽 지역에는 AfD(연한 파란색)가 우세한 지역이 늘어났고, 동베를린 도심 지역은 좌파당(보라색)이 우세했다. 도심 지역은 주로 녹색당(녹색)이 우세했다. 이 투표 결과는 지역 간의 경제력 차이와 분단과 통일의 역사가 얽힌 지리에 따른 비교적 명확히 정치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베를린 주 의회 선거 결과
 베를린 주 의회 선거 결과
ⓒ 신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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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당은 지난 선거에 비해 6.6% 가량 감소한 21.5%의 득표율로, 역사상 가장 낮은 득표율로 연정을 이끌게 된 제1당이 되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시를 운영해온 사민당과 기민당의 연정은 의석 수로만 봐도 불가능하고, 이미 멀어진 두 당의 거리를 좁힐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사민당 지지자의 80%는 현 연정을 어서 끝내길 원하고 있다. (관련 기사: Was bedeutet das Ergebnis nun für Merkel und Gabriel?)

베를린 지방 의회 선거에선 5개의 정당이 두자리 수 이상의 득표를 했고, 처음으로 두 당의 연정으로는 정부를 꾸릴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사민당은 다양한 정당과의 연정 협상을 위한 대화를 열어놓았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가운데, 선거 전후로 좌파당과 녹색당과의 적적녹 좌파 연정이 가장 유력하게 언급되고 있다. 또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적적녹(사민-좌파-녹색) 연정은 다른 연정에 비해 압도적으로 선호되는 연정으로 알려졌다.

기민당의 몰락... '독일을 위한 대안'의 약진

17.7%의 득표율(지난 선거에 비해 5.6% 가량 감소) 기민당은 역사상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다른 지역과 다르게 베를린에서 기민당의 몰락은 단순히 메르켈 총리와 그의 난민 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인한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에서 57%의 응답자가 메르켈은 난민 정책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응답했다.

오히려 지난 연정 기간 동안 도시 운영 정책을 두고 사민당과 기민당과의 충돌, 그 사이에서 시민들의 기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강한 정치가로서의 이미지를 굳히려던 기민당 베를린 대표인 프랑크 헨켈(Frank Henkel)의 행보가 시민들에게 전혀 호응을 얻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선거 전 사민당의 미하엘 뮬러(Michael Müller) 그리고 기민당의 프랑크 헨켈 두 당 대표의 이미지(호감도, 신뢰도, 경쟁력, 리더십)를 묻는 설문에, 뮬러가 전 항목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호응을 얻기도 하였다. 그런 설문을 증명하듯, 헨켈은 심지어 자신의 지역구(미테 1) 직선의원 투표에서 사민당과 녹색당의 후보에 밀려 3위에 그쳤다.

기민당 대표 헨켈은 이번 선거 결과는 불만족스럽다고 밝히며, 선거 결과에서 자신의 책임을 통감하지만, 사퇴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좌파당은 약 3.9%가량 득표율이 증가하며 15.6%의 득표율로 세번째로 선호받는 정당이 되었다. 지난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의회에 입성했지만, 올해 몰락해버린 해적당의 표가 다수 옮겨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꾸준히 테겔 공항 연장 운영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던 자민당도 6.7%의 득표율로 5년 만에 다시 의회에 재입성하게 되었다.

'반 유로, 반 이슬람'을 외쳤던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는 14.2%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베를린은 독일 연방 내에서 AfD가 입성한 10번째 주가 되었다. AfD는 지역구 직선의원 투표에서도 5명의 의원을 배출했다. 이 결과로 AfD는 내년 독일 연방의회 선거에서도 충분히 두자리 수 득표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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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입니다. stargazer@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