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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울릉도 남쪽해상에서 투하한 해류병은 19일만에 일본 돗토리현 오시노츠해변에서 발견됐고, 올해 초 (2016.3.31)에 삼척 앞바다에서 투하한 해류병은 4개월만에  러시아 포시에트해변에서 블라디미르씨가 발견(2016.8.2)했다는 연락이 왔다.
 2014년 울릉도 남쪽해상에서 투하한 해류병은 19일만에 일본 돗토리현 오시노츠해변에서 발견됐고, 올해 초 (2016.3.31)에 삼척 앞바다에서 투하한 해류병은 4개월만에 러시아 포시에트해변에서 블라디미르씨가 발견(2016.8.2)했다는 연락이 왔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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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꿈 동해바다 정복, 고등학교 시절에는 마도로스가 꿈

"4개월 전에 삼척 앞바다에 투하한 해류병이 러시아 포시에트 해변에 도착했다는 답신이 왔어요. 2014년에는 울릉도 남쪽해상에서 투하한 해류병이 19일만에 일본 돗토리현에서 발견됐다는 전갈이 왔었고요."

며칠 전 삼척에 사는 이효웅씨로부터 온 전화내용이다. 동갑내기 친구로 막역한 사이가 된 이효웅. 2015년 4월 일본 나가사키에서 열린 범선축제에 참가해 열흘간 동고동락했다. 국내 유일범선 코리아나호에 동승해 모든 일정을 그와 함께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눈 후 절친한 사이가 됐다.

일본이 독도를 호시탐탐 노리는 걸 보고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리기 위해 애쓰는 그는 현재 이사부기념사업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40여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정년퇴직한 그는 독도가 우리 땅임을 강조했다.

"이사부 장군은 512년에 목사자를 만들어 우산국을 신라에 복속시켰고 우산국의 부속도서인 독도를 우리 영토에 편입시켰습니다."

그의 어릴 적 꿈은 동해바다 정복이었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마도로스가 꿈이었다. 꿈을 버릴 수 없던 그는 자신의 배를 직접 만들기로 했다. 배에 관한 지식을 혼자서 공부하고 부족한 지식은 인근 선박회사 직원들에게 막걸리를 대접하며 배웠다.

3년 만에 그의 꿈이 이뤄졌다.  교사 재직시절 학교 옥상에서 자신이 손수 설계하고 제작한 소형해양탐사선 코스모스호. 길이 5.2m에 50마력 엔진을 탑재한 그의 배는 무게 0.5톤에 불과하다.

3년에 걸쳐 자신이 설계해 제작한 '코스모스호'에 앉은 이효웅씨. 길이 5.2m에 0.5톤에 불과한 낙엽같은 배와 카약을 타고 전국 해안을 돈 거리가 8000킬로미터에 달한다
 3년에 걸쳐 자신이 설계해 제작한 '코스모스호'에 앉은 이효웅씨. 길이 5.2m에 0.5톤에 불과한 낙엽같은 배와 카약을 타고 전국 해안을 돈 거리가 8000킬로미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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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의 배인 코스모스호를 타고 백령도부터 동해안 군사분계선 인근을 돌았고 우리나라 섬을 돌며 해안과 동굴탐사를 계속하고 있다. 간첩선으로 오인 받아 군경이 출동하기도 했고 배가 가라앉을 뻔했던 사고도 경험했던 그는 현재 카약을 타고 해안 탐사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쿠로시오 해류 이동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해류병 투하해 자료 수집

그간 국내 해안과 섬을 돈 거리가 8000㎞에 달하는 그가 또 한 가지를 시작했다. 쿠로시오 해류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해류병을 투하해 자료 수집하는 것. 이효웅씨가 투하하는 해류병에는 한글과 영어, 일어로 된 안내문과 자신의 이메일 주소(www.cosmos4645@naver.com)와 자신의 블로그(www.cosmoland.com)와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한글 안내문 내용이다.

"안녕하십니까? 쿠로시오 해류의 이동을 파악하기 위하여 해류병을 투하하였습니다. 이 해류병을 발견하신 분은 발견 당시의 정보(발견장소, 날짜, 해류병번호, 전화번호, 주소)를 아래 이메일로 알려주시면 감사의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보내주신 분께는 기념품과 사진집 DVD를 보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원도 동해교육지원청 발명교실 지도교사 및 강사로 10년째 강의하고 있는 그가 바다 부표의 부력과 복원력을 이용하는 해류병 제작과정에 대해 설명해줬다.  

해류병을 투하하는 이효웅씨
 해류병을 투하하는 이효웅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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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웅씨가 해류병을 발견해 답신을 보낸 블라디미르씨에게 보내는 선물로 간단한 기념품과 사진집 DVD와 초코파이가 들어있다"
 "이효웅씨가 해류병을 발견해 답신을 보낸 블라디미르씨에게 보내는 선물로 간단한 기념품과 사진집 DVD와 초코파이가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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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요구르트병을 깨끗이 세척 건조 ▲뚜껑에 너트고정 후 볼트 고정 ▲풍선막대에 색리본 고정 후 본체 풍선꽂이에 고정 ▲본체에 메시지 넣고 뚜껑 끼움 ▲3개 국어로 된 메시지에 일련번호 기재 ▲ 각종 선박을 이용해 투하

해류병의 목적은 해류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100년 전에 투하했던 것이 지금도 발견되고 있다.

"이사부항로 탐사시 동해의 해류(쿠로시오난류) 흐름을 파악하여 옛 이사부 함대 및 조선시대 항해자들이 해류를 어떻게 이용했는지를 알아보고자 시작했습니다. 이 작은 해류병이 '지구의 편지를 실은 보이저호'에 비유되지는 못하지만 외국에서 발견되어 연락이 온다는 것은 나에게 대단한 소식입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이 일을 계속할 것입니다." 

러시아 블라디미르에게서 온 답신, 해류병 4개월만에 610㎞ 흘러가

러시아에서 해류병을 발견한 블라디미르가 보낸 사진. 관광선인 것 같다
 러시아에서 해류병을 발견한 블라디미르가 보낸 사진. 관광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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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가 보낸 자신의 사진
 블라디미르가 보낸 자신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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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16.8.2) 러시아에 사는 블라디미르(Vladimir)에게서 해류병을 발견했다는 메일이 왔다. 해류병을 투하(2016.3.31.)한 삼척앞바다에서 발견된 지점을 측정해보니 610㎞이다. 바다에서 400㎞ 떨어진 곳에서 산다는 그는 2.5마력짜리 고무보트를 가지고 있다.

블라디미르가 보낸 메일에는 "초기 쿠로시오해류는 사할린으로 향했지만 조류 방향이 변해 블라디보스토크 아래인 포시에트 해변에서 발견했다"고 한다. 이메일을 주고받은 이효웅씨가 초코파이를 비롯한 간단한 선물을 보내자 추석 다음날(16일) 블라디미르에게서 답신이 왔다.

블라디미르가 군함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보내왔다.
 블라디미르가 군함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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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포시에트해변에서 해류병을 발견한 블라디미르씨(맨왼쪽)가 보내온 사진
 러시아 포시에트해변에서 해류병을 발견한 블라디미르씨(맨왼쪽)가 보내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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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잘 받았어요. 정말 고마워요. 보내준 사진과 비디오 잘 보았어요. 우호적인 글이 좋았고 당신 나라 섬들이 정말로 아릅답네요! 선생님이었다고요? 학교도 보았어요. 해류병은 몇 개나 투하했고 몇 개나 회수했나요? 보내준 초코파이를 보고 내 아이들이 매우 행복해 했습니다. 내 꿈은 범선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효웅씨가 2014년부터 지금까지 투하한 해류병은 780개다. 현재까지 회수된 건 13개. 2014년 울릉도 남쪽에서 투하한 것이 19일 후에 일본 돗토리현 오시노츠해변에서 발견돼 연락이 왔고, 이번 러시아에 이어 한국 동해안에서 11개가 회수돼 연락이 왔다.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청라아시아워터파크에서 열렸던 이효웅씨의 '이사부와 독도 사진전'(7.29~8.31)을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독도사진전을 열 계획이다. 현재는 잠실종합운동장 지하철 통로에서 열리고 있다.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청라아시아워터파크에서 열렸던 이효웅씨의 '이사부와 독도 사진전'(7.29~8.31)을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독도사진전을 열 계획이다. 현재는 잠실종합운동장 지하철 통로에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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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는 또 다른 의미를 낳을까? 이효웅씨는 요즈음 또 다른 일을 시작했다. 자신의 손으로 제작한 배와 카약을 타고 독도를 열 번 돌며 촬영한 독도의 생생한 사진 100여점을 모아 전국순회사진전을 열고 있다. 죽기 전까지 의미 있는 일을 하겠다는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태그:#해류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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