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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북보다 부드럽고, 여행 에세이보다는 간결한 '묻고 답하는 여행기'. 남의 여행에서 가장 궁금한 가격 정보를 기본으로, 여행 가기 전 후루룩 읽을 수 있는 베트남 여행기를 몇 편에 걸쳐 작성합니다. - 기자말
라오차이 트레킹에서 만난 프랑스 여행자들. ⓒ 박혜경
베트남 사파 트레킹 중 만난 풍경. ⓒ 박혜경
Q1. 베트남 사파 트레킹은 어땠어?
트레킹 가기 전, 호텔 등에서 진행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할지 말지 고민했다. 그러다 판에 찍힌 것보단 내키는 대로 걷고 싶어서 혼자 출발했다. 이날 총 6시간 정도 걸었는데, 다음에 간다면 그룹 투어 프로그램으로 갔다오고 싶다. ㅎㅎ

라오차이 마을까지 다녀왔는데, 솔직히 좀 힘들더라. 날씨도 변덕을 부려서 갑자기 비가 쏟아지고, 사파 마을로 돌아올 땐 길까지 잘못 들었다. 나폴레옹도 아닌데 엉뚱한 산에 올랐다가 '어, 이 산이 아닌가벼' 하고 내려오는 '웃픈(웃기고 슬픈)' 상황. 차량과 점심 등을 제공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길 권한다.

Q2. 사람들이 투어로 많이 다녀?
그런 것 같더라. 내가 갔을 땐 나이 많은 프랑스들이 많았다. 사파가, 프랑스가 베트남을 지배하던 시절 개발한 휴양지여서 그런가 싶다. 유창한 불어를 구사하는 베트남 가이드와 함께 다니는 그들은 뷰포인트에서 사진을 찍고는 다시 차를 타고 이동했다.

사파에 사는 소수민족 아주머니들이 투어 가이드를 자청하기도 한다. 마을 입구에 서 있다가 관광객이 오면 가이드를 해주겠다고 따라붙는 식이다. 말동무도 해주고, 멋진 뷰포인트를 안내하기도 한다. 대신 투어가 끝나면 자신들이 만든 물건을 사달라고 요청한다. 선택의 문제인데, 과한 정도가 아니라면 흥정을 통해 응해볼 만하다는 생각.

그룹 투어를 하지 않더라도, 중간중간 탈 것을 적당히 이용하면 확실히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워낙 오토바이가 많은 동네라 오가는 길에서 '오토바이 탈래?'라는 제안을 많이 받게 된다. 깟깟 마을에서 사파까지 돌아오는 길이 오르막인데 이때 이용해도 좋다(내가 헉헉대며 걷고 있는 길을 다른 여행자가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칠 때 기분이란...).
베트남 사파 트레킹 중 만난 풍경. ⓒ 박혜경
베트남 사파 성당이 뒤로 보인다. ⓒ 박혜경
Q3. 트레킹 가면 소수민족들이 뭘 사라고 한다며? 그럴 땐 어떻게 해야해?
나도 여행 오기 전에 절대 사지 않겠노라 다짐했던 사람 중 하나였다. '팔찌는 절대 사지 말아야지' 했다. 사봤자 잘 하지 않을 걸 아니까... 근데 샀다. 그것도 3개씩이나. ^^; 그중 하나는 트레킹에서 만난 소수민족 할머니에게서 산 건데, 도저히 안 살 수가 없었다. 선한 눈빛으로 계속 권하는데 그냥 뿌리치기가 참 힘들었다.

"나에게도 좋고, 당신에게도 좋은 가격이에요. 5만 동만 주세요."

결국 지갑을 열었다. 내가 만 동 짜리와 천 동 짜리를 긁어 모아서 드리자 할머니는 텅 빈 내 지갑에 마음이 짠하셨는지 오색끈 팔찌 하나를 선물로 주셨다(내가 어제 깟깟마을 아이에게 2만 동 주고 산 그 오색 팔찌를!). 그러고선 내 손을 잡고는 고맙다고, 정말 고맙다고 연신 말씀하셨다. 내 맘이 다 뭉클해졌다. 그래봤자 1000~3000원 남짓하는 가격이다. 기념품이라 생각하고 하나 구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Q4. 이날은 어디어디 갔어?
라오차이 트레킹한 날은 워낙 오래 걸어서 그냥 쉬었다. 그 다음날엔 사파 시내에 있어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함롱산, 사파호수를 둘러보고 핫하다는(?) 카페도 가봤다.
베트남 사파 함롱산 입구. ⓒ 박혜경
베트남 사파 함롱산 풍경. ⓒ 박혜경
Q5. 함롱산은 갈 만해?
입장료가 생각보다 비싸더라. 7만 동, 우리나라 돈으로 3500원인데 공원처럼 잘 꾸며놨다(색다르게 생긴 미키마우스와 톰과 제리 조형물도 있다). 사실 함롱산 가는 건 전망대에서 보는 사파호수 풍경 때문인데, 이날은 정말 흐렸다. 전망대에 올라 시내 쪽을 바라보니 뿌연 흰 도화지 한 장만 있더라. 거기에서 2시간 동안 기다렸다.

Q6. 왜 2시간씩이나 기다린 거야?
잠깐이면 안개와 구름이 걷힐 줄 알았다. 근데 안 걷히더라... 조금만, 조금만 하면서 기다린 게 2시간이 돼 버렸다. 비까지 오고, 풍경은 안 보이고 참 난감했다.
베트남 사파 함롱산에서 2시간을 기다려 본 사파 호수 풍경. ⓒ 박혜경
안개 낀 사파 성당. ⓒ 박혜경
Q7. 그렇게 오래... 견딜 만했어?
나랑 같이 기다리던 베트남 청년들도 1시간 반이 넘어가니까 포기하고 내려가더라. 비까지 내려 날씨는 추워지는데 당시 난 반팔, 반바지, 샌들 차림이었다. 이렇게까지 오래 기다릴 줄 모르고 외투도 챙겨가지 않았다. 한 베트남 사람은 그런 날 보고 놀라더라.

"와... 다른 사람들은 다 외투 입고 있는데, 넌 안 추운 거지? 대단하다, 정말 튼튼하구나."

나도 추웠다. 그냥 옷이 없었을 뿐... 너무 추워서 나중엔 우비를 꺼내 입었다.
베트남 사파 인 더 클라우드 카페 1층 풍경. 2층 테라스 자리가 좋다. 하지만 비올 땐 올라갈 수 없다. ⓒ 박혜경
베트남 사파 인 더 클라우드 카페 에그 커피. ⓒ 박혜경
Q8. 사파는 어디 카페가 괜찮아?
인 더 클라우드 카페가 유명하더라. 우리가 도시에서 보는 카페처럼 세련된 모양은 아닌데, 2층 테라스 자리에서 사파의 산세를 볼 수 있다. 물론 비오면 못 앉는다. 내가 갔을 땐 비가 왔다. ㅠㅠ 여기에서도 에그 커피를 파는데, 가격은 하노이보다 2.5배 비쌌다.

내가 간 다른 한 곳은 판시판 테라스 카페였다. 여기에도 야외 테이블이 많다. 망고 스무디 같은 메뉴를 먹었는데 괜찮았다.

사파에서 자주 갔던 굿모닝 베트남 식당에서 핀드립 커피를 마시기도 했다. 어디든 앉아 조용한 풍경을 보며 한 잔 하길 추천한다. 시내 상점에서 엽서를 사서 편지까지 쓰면 더 좋다(물론 엽서도 하노이의 2배 가격이다).
베트남 사파 식당 풍경. ⓒ 박혜경
베트남 사파 식당에서 마신 핀드립 커피. ⓒ 박혜경
Q9. 하노이 돌아갈 버스표는 어디서 샀어?
숙소에서 터미널까지의 택시 서비스를 포함한 티켓을 팔더라. 편하게 숙소에서 샀다. 대신 여유있게, 적어도 하루 전날 오전에는 사자. 기차를 탈 계획이라면 라오까이역으로 가야 하는데, 거기까지 가는 미니버스도 예약할 수 있다(라오까이역까지 가는 일반 버스도 있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이용 가능하다).

Q10. 그래서 얼마 썼어?
사파에서 쓴 나머지 2일치 가계부 공개!

4월 20일
- 사파 소수 민족 팔찌 2개 10만 동(한화 5000원)
- 라오차이&타반 트레킹 입장료 5만동(2500원)
- 라오차이 트레킹 물과 음료수 2만 5000동(1250원)
- Phuong Nam Hotel 35만 동(1만 7500원)
- 굿모닝 베트남 식당 점심 : 베트남식 소고기 볶음 국수, 라오까이 비어 7만 8000동(3900원)
- 망고 2개 3만 동(1500원)
- 리틀 사파 레스토랑 저녁 : 칠리 새우, 하노이 비어 11만 3000동(5650원)
∴ 총 74만 6000동(3만 7300원)

4월 21일
- 함롱산 입장료 7만 동(한화 3500원)
- 굿모닝 베트남 식당 점심 : 소고기 볶음밥, 블랙 커피 7만 5000동(3750원)
- Phuong Nam Hotel 35만 동(1만 7500원)
- 엽서 2장 2만 동(1000원)
- 인 더 클라우드 카페 에그커피 5만 동(2500원)
- 22일 하노이행 버스 23만 동(1만 1500원)
- 판시판 테라스 카페 망고 스노우 3만 동(1500원)
- 리틀 사파 레스토랑 저녁 : 비프 스테이크 위드 브레드&칩스, 하노이 비어 13만 3000동(6650원)
∴ 총 95만 8000동(4만 7900원)
태그:#베트남 여행, #베트남, #사파, #사파 여행, #베트남 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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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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