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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9일부터 사흘 동안 홍대 앞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었습니다. 게스트하우스(guest house)는 손님들이 싼 값에 머물 수 있는 단순한 숙박 시설을 말합니다. 비슷한 말로 민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민박은 가정에서 남는 방을 이용하여 손님들에게 간단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어쩌면 민박은 우리나라의 옛 사랑방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신촌 부근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간판입니다. 간판이 비교적 작아서 쉽게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신촌 부근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간판입니다. 간판이 비교적 작아서 쉽게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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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마을에 있는 사랑방은 양반집 문간방으로 마을 사람들이 저녁밥을 먹고 모여서 정담을 나누거나 옛날이야기를 하고, 새끼를 꼬면서 노는 방이었습니다. 이 방은 늘 여행자들의 공간이었습니다. 나그네들은 사랑방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대신 여행자들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거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마을 사람들에게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요즘 일본 젊은 학생들이나 한류 팬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홍대 앞 부근 게스트하우스를 많이 이용합니다. 일본에서 출발하기 전부터 주로 앱을 이용하여 미리 사정을 알아보고 예약을 하고 이용합니다. 저 역시 학생들이 이 게스트하우스를 많이 이용한다는 말을 듣고 몸으로 겪어보았습니다.

홍대 앞 게스트하우스라고 하지만 홍대 앞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홍대 앞을 중심으로 합정이나 신촌 둘레, 그리고 충무로를 비롯하여 서울 시대 이곳저곳에 게스트하우스가 많았습니다. 게스트 하우스는 호텔이나 여관처럼 화려한 네온사인 간판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집 앞에 간단한 간판이 놓여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이용하는 게스트하우스 세면장에 있는 치약이나 세제도 여러 나라 것들입니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이용하는 게스트하우스 세면장에 있는 치약이나 세제도 여러 나라 것들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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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공개된 주소나 휴대전화, SNS를 통해서 서로 예약을 하거나 연락을 합니다. 민박처럼 남는 방을 이용하여 방을 빌려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 집을 게스트하우스 용으로 개조하거나 게스트하우스 용으로 지어진 건물이 많았습니다.

또 하나 게스트 하우스는 이용자별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여자용 게스트하우스, 영어권 서양사람, 중국어권 중국사람, 일본사람 따위로 이용자를 구분하여 전문화된 곳이 많았습니다. 분야별 언어 서비스는 기본입니다. 영어권 서양 사람들을 위한 게스트 하우스는 영어로 대응하고, 영어 자료 따위를 두고 있습니다. 머무는 사람들 역시 서로 정보를 교류하기도 합니다.

서울에 찾아오는 외국 사람들을 모두 호텔이나 여관에 머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외국 손님들에게 필요한 외국어 서비스 역시 한꺼번에 모두 해결할 수 없습니다. 전문화된 게스트하우스에서 외국 손님을 받아들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서로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다양한 한국 문화를 겪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입니다.

          게스트하우스(Time Travelers Party)는 혼자 이용할 수 있는 곳도 있지만 여러 사람이 이용하기 때문에 대부분 이층 침대가 놓여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Time Travelers Party)는 혼자 이용할 수 있는 곳도 있지만 여러 사람이 이용하기 때문에 대부분 이층 침대가 놓여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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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게스트하우스들은 찾아오는 외국 손님들을 위해서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혼자 머물고 싶은 손님들에게는 약간 비싼 값으로 혼자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기도 합니다. 또한 어학연수나 어학 강사 일을 위해서 긴 기간 이용하는 손님들을 위한 시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곳에 따라서 시간제로 외국 손님들이 직접 게스트하우스 일을 도와주면서 머물기도 합니다.

          게스트하우스에는 거실처럼 여러 사람이 모여서 서로 정보를 나누거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게스트하우스에는 거실처럼 여러 사람이 모여서 서로 정보를 나누거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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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최근 중국 여행자를 비롯한 외국 손님들이 갑자기 늘어서 도쿄나 교토, 오사카 등에서는 민박을 합법화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일본 사정이나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 여행자 때문에 원성이 일기도 합니다. 마을에 쓰레기가 늘어나거나 밤늦게까지 소리를 지르며 노는 여행자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주민들이 불만을 말하기도 합니다.

오래전 사랑방에 머물던 나그네를 대접하고, 그들에게 바깥소식을 듣고, 정보를 주고받았던 것처럼 외국에서 온 손님을 잘 대접하고, 편하게 쉴 수 있고, 놀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외국 손님들이 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에 외국에 알려졌고, 관심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게스트하우스에 따라서 빨래를 할 수 있는 세탁기가 놓여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찾아간 게스트하우스(Time Travelers Party)는 빨래도 할 수 있고 손님이 이용한 이불을 빨아서 널기도 하는 곳이었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 따라서 빨래를 할 수 있는 세탁기가 놓여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찾아간 게스트하우스(Time Travelers Party)는 빨래도 할 수 있고 손님이 이용한 이불을 빨아서 널기도 하는 곳이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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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누리집> Time Travelers Party 게스트하우스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timetravelerhongdaehostel, 2016.9.13.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게스트하우스, #서울, #민박, #홍대 앞,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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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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