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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다운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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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다운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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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0일(토) 오후 서울시청서소문별관 후생동에서는 '꽃다운 친구들'(아래 꽃친)이라는 이름의 독특한 프로그램 설명회가 열렸습니다. 꽃친은 '중학교 졸업 후 바로 진학하지 않고 1년 동안의 방학을 보내기로 결심한 청소년과 그 가족들의 모임'입니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 첫 대상자를 모집하는 설명회를 연 후 11가족이 함께 모여 누구도 가지 않은 첫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8개월의 시간을 보냈고, 이 날 두 번째 참여자를 위한 소개의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설명회는 '온 가족의 균형있는 삶을 위한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임종화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의 모두 발언으로 시작됐습니다. 1기에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과 가족들의 생생한 체험담과 인터뷰, 프로그램 소개 영상 상영, 2기 모집 안내 및 질의응답 시간으로 두 시간여 동안 진행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가족들이 설명회에 참석해 경험담을 경청했습니다.

 꽃다운친구들 관심가족 설명회 모습
 꽃다운친구들 관심가족 설명회 모습
ⓒ 이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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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친'을 기획/운영하고 있는 이수진 대표 가족은 아일랜드의 전환학기제, 영국의 gap year 등에서 힌트를 얻어 자신들의 딸과 함께 보냈던 '1년의 쉼'의 경험을 기반으로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번 설명회에선 청소년 시절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만의 속도로 1년을 살아보게 하는, 우리 나라에선 상상같은 일을 현실로 만들어 가고 있는 이 가족과 공동체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모두 발언을 맡은 임종화 공동대표는 균형과 항상성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통해 항상성이 깨진 우리 사회의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한 사람들이 이곳에 모인 것이라 말했습니다. 임 대표는 '학생들의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행복 중 어느 것이 중요한가? 공부와 쉼(놀기) 중 어느 것이 중요한가?'라고 물으며 미래의 행복과 공부에 극단적으로 치우쳐 있는 우리 나라 교육 현실을 진단했습니다. 또 '꽃친'을 통해 아이와 그 가족이 삶의 균형을 찾아갈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임종화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 모두 스피치
 임종화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 모두 스피치
ⓒ 이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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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대표는 1995년 교실의 붕괴를 경험했던 교육 현장에서 시작했던 대안학교 운동과 그 결실들(대안학교, 혁신학교, 자유학기제 등)을 언급하며 '꽃친'는 실험적 운동이 우리 나라 교육 문제를 풀어가는 씨앗이 될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그는 또 몇 년 전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덴마크의 애프터스쿨(Afterskole)과 한국의 대안교육 운동을 예로 들면서 '꽃친' 특징을 소개했습니다.

'꽃친'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방학'이라는 개념과 '가족과 함께하는 것'이었습니다. 교실에서 잠시 떠나 자발적인 배움을 경험하고 자신과 원하는 삶에 대해 생각하고 새로운 사귐의 시간을 갖는 것, 그리고 부모와 친밀하기 어려운 우리 나라 현실에서 가족과의 친밀함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꽃친'만이 가진 장점이라 생각됩니다. 임 대표가 말한 것처럼 이와 같은 실험이 향후에 우리 공교육 체계에 도입되기를 기대합니다.

모험과도 같은 여정에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들과 부모님들은 이 시간 동안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설명회에선 '꽃친' 1기에 참여하고 있는 어머니 한 분의 솔직한 경험담과 두 청소년, 그 부모님들의 인터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꽃친'은 가족 동행이라는 독특한 컨셉입니다. 부모님들이 꼭 함께해야 했습니다.

정신실(1기 김채윤 엄마)님은 일찌감치 진로를 선택해 고생하며 준비해 합격했던 예고 진학을 포기하고 딸에게 1년이란 쉼의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예고에 가도 꽃친에 가도 아쉬움은 있을 것 같아. 내가 선택한 걸 하고 싶어'라는 딸 채윤의 말에 '꽃친'을 선택했고, 8개월을 지내고 있는 지금 행복해 하는 딸을 보며 자신도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늦잠을 자고, 드라마와 웹툰을 섭렵하며, 의미 있어 보이지 않는 시간을 보내는 자녀를 바라보며 엄마는 도를 닦는 경험도 하고 계시다고 덧붙였습니다.

 꽃다운친구들 1기 참여가족 인터뷰
 꽃다운친구들 1기 참여가족 인터뷰
ⓒ 이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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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어진 1기 참여자 청소년 두 명(지우, 채윤)과 그 부모님들과의 인터뷰에선 자녀와 부모님의 경험을 한 자리에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우와 채윤 둘 다 올 해 보내고 있는 1년의 방학이 자신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며 만족스러워 했습니다. 한편 지우 아빠와 채윤 엄마는 아이들이 정말 아무것도 안하는 모습을 목격하며 경험하게 되는 답답함을 유머스럽게 이야기 하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나름대로 자신의 리듬에 맞게 시간을 보내는 자녀들을 보며 만족한다고 말했습니다.

자녀의 8개월 방학을 지켜보고 있는 지우 아빠는 이전보다 아이와 이야기할 시간이 많아지고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면 나누기 어려운 대화도 할 수 있게 된 것이 변화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꽃친' 과정을 통해 다른 부모님들을 만나며 배우는 점들도 유익하다 했습니다. 한 가지 아빠로서 유의해야 할 점도 조언했는데, 놀고 있는 아이를 지켜보면서 마음의 어려움을 겪게 되는 아내를 잘 돌보아야 한다고.

방학을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을 맞이하고 있는 지우와 채윤은 그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지우는 자신이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심심할 때 '세바시'영상을 보며 내용을 정리하기도 하고, 할머니에게 그림을 배우는 시간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채윤은 계획없는 하루를 살고 있으며, 한강을 산책하거나 카페나 서점에 가서 시간을 보내거나 순간 순간 떠오르는 일을 하며 지내는 일상이 마냥 재미있다고 합니다. 두 친구의 대답에서 참여자들의 다양한 개성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1년의 방학을 마치고 나면 아이들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가 이 프로그램에 대한 궁금증 중의 하나일 것 같은데요. 채윤이는 일단 학교로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검정고시를 준비해 고졸 증명서까지는 받고 자신이 하고싶은 음악을 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차근히 준비해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반면 지우는 학교로 돌아가 공교육 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라 합니다. 한 살 어린 동생들과 지내는 것이 조금 걱정되기는 하지만 2학년에 친구들이 있으니 괜찮다고 하네요.

우리 나라에선 가보지 않았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꽃친' 친구들과 그 가족들. 이들은 마냥 어릴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는 자율성 있는 삶을 경험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그 관계 안에서 부모들 역시 배우며 성장하고 있는 개척자들입니다. 이들의 모험적 혹은 실험적 경험이 우리 교육을, 나아가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모습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소중한 씨앗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꽃친 2기 모집 꽃친 2기 모집
▲ 꽃친 2기 모집 꽃친 2기 모집
ⓒ 꽃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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