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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120여 명을 태운 인천의 한 여객선이 선체에 구멍이 난 채 운항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1일 인천시 옹진군 대이작도를 떠나 인천항으로 들어오는 코리아스타(494t급) 여객선이 승봉도 선착장에 부딪혀 구멍이 난 채로 운항을 계속해 승객들이 1시간 30분가량 공포에 떨었다.

'후미로 자리 옮겨라' 외엔 아무 조치 안 취해

이날 오후 2시 대이작도를 출발한 코리아스타는 2시 20분께 승봉도 선착장에서 후진을 하다가 그대로 들이받아 선체에 5㎝가량의 구멍이 생겼다.

승객들에게 "배에 이상이 생겼으니 선체 후미로 자리를 옮겨 달라"는 방송을 한 선장은 다시 배를 출발시켜 자월도에서 또다시 승객들을 태웠다. 전체 탑승객은 선원들까지 120여 명이었다.

통상적으로 인천항운항관리센터, 해경 등에 사고 사실을 알리고, 가까운 섬 선착장으로 이동해 배를 점검·수리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선원들은 선사, 센터, 해경 등 어떤 곳에도 알리지 않은 채 평소와 같은 속도로 전진했다.

이 때문에 승객들은 불안에 떨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선원들은 혹시나 있을 안전사고와 관련, 대피로 설명이나 구명조끼 등 안전장치 사용에 대한 안내도 해주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배는 오후 3시 50분께 인천항으로 입항했다.

승객 A씨는 "선원들이 배 밑으로 들어가 보더니 물이 샌다고 했는데, 뒤쪽으로 가라는 말은 위험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말 아니냐"며 "섬사람들이 많이 타고 있어서 아무 말 안 하고 속으로 겁을 삭이고 참은 것이지, 외부 관광객들이 많았으면 배 안은 세월호 때처럼 아수라장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실을 안 인천항운항관리센터는 잠수부를 불러 이상 여부 확인에 나섰다. 센터 관계자는 "운항에 지장이 있었을 만큼의 고장인데 보고하지 않은 것이라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사 관계자는 "사고 정도에 따라 선장이 판단해 정상 운항이 가능하다면 선사나 다른 곳에 보고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호일보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코리아스타, #대이작도, #승봉도, #자월도, #연안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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