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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그 뒤 5년. 멀쩡했던 강이 죽고 있습니다. 1000만 명 식수원인 낙동강 죽은 물고기 뱃속에 기생충이 가득합니다. 비단결 금강 썩은 펄 속에 시궁창 깔따구와 실지렁이가 드글거립니다. 혈세 22조원을 들인 사업의 기막힌 진실. '4대강 청문회'가 열리도록 '좋은기사 원고료 주기'와 '서명운동'에 적극적인 동참을 바랍니다. 이번 탐사보도는 환경운동연합, 대한하천학회, 불교환경연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공동 주최하고 충남연구원이 후원합니다. 4대강 특별취재팀의 활동은 페이스북에서 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말]
달성보 직하류 300여 미터 아래서 채집한 실지렁이. 환경부 지정 4급수(아주 오염된 물로 수돗물로 사용할 수 없다) 지표생물인 실지렁이가 지난 26일 화원읍 사문진교 아래서 발견된 후 28일 달성군 논공읍의 달성보 직하류에서 또 발견됐다. 이미 낙동강에 실지렁이가 서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전수조사가 꼭 필요해보인다.
▲ 달성보에서 발견된 실지렁이 달성보 직하류 300여 미터 아래서 채집한 실지렁이. 환경부 지정 4급수(아주 오염된 물로 수돗물로 사용할 수 없다) 지표생물인 실지렁이가 지난 26일 화원읍 사문진교 아래서 발견된 후 28일 달성군 논공읍의 달성보 직하류에서 또 발견됐다. 이미 낙동강에 실지렁이가 서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전수조사가 꼭 필요해보인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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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실지렁이'는 사문진교 아래에서만 사는 게 아니었습니다. 달성보 아래 시궁창 펄 속에서도 꿈틀거리며 살아 있었습니다. 실지렁이는 환경부가 정한 최악 수질 지표종입니다. 더 아래도 떨어질 것이 없는 4등급입니다. 영남 1300만 명이 걸러 먹는 식수원에 비상이 걸린 겁니다. 

지난 5박 6일간의 4대강 독립군 특별취재단의 활동을 마치고 28일 다시 가본 낙동강은 전날 비가 온 탓인지 강물이 제법 불어 있었습니다. 짙은 녹색 빛깔의 녹조 띠도 다소 무뎌진 듯했습니다. 가끔 불어오는 바람을 따라 물결이 일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특별취재단 낙동강 탐사팀이 단독보도한 실지렁이가 생각났습니다. 실지렁이를 발견한 곳은 사문진나루터 인근 낙동강입니다. 그곳은 강정고령보와 달성보 사이 낙동강으로 화원유원지가 있어 인근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끔찍했습니다.

특별취재팀 활동의 여독을 추스르자마자 달성보로 달려갔습니다. 달성보 강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물장화를 싣고 강으로 내려갔습니다. 물컹물컹한 강바닥이 느껴졌습니다. 시궁창 냄새가 풍기는 펄이었습니다. 강이 흐르지 않자 각종 유기물과 조류 사체들이 강바닥에 그대로 가라앉고 그것이 썩으며 층을 이룬 것입니다. 금강을 지켜온 김종술 기자는 펄층에 실지렁이가 산다고 귀띔해줬습니다.

낙동강에서 한 삽을 퍼자 시커먼 뻘이 올라왔다. 그 썩은 검은 뻘 속에 실지렁이가 살고 있었다.
 낙동강에서 한 삽을 퍼자 시커먼 뻘이 올라왔다. 그 썩은 검은 뻘 속에 실지렁이가 살고 있었다.
ⓒ 박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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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삽을 떴습니다. 강변에 악취가 풍기는 펄을 부어놓고 혼자 쭈그려 앉아서 뒤졌습니다. 실지렁이는 실처럼 가늘고 작아서 두 눈을 부릅떠야 찾을 수 있습니다. 한참을 뒤적이다 결국 펄 한쪽에서 실지렁이를 발견했습니다. 낙동강의 두 지점에서 실지렁이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맨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4대강 사업 이전에는 금빛 모래톱과 은빛 여울이 있던 자리입니다. 영남인들이 지금도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낙동강입니다.  

이명박씨, 당신은 강을 먼발치에서만 바라보지만, 강은 결코 인간과 멀리 있는 게 아닙니다. 심각한 녹조 현상으로 강물 속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맹독성 물질이 녹아들고, 강바닥은 펄로 뒤덮여 썩었습니다. 실지렁이 같은 최악의 지표종을 키우고 있습니다. 물고기와 같은 수생생물이 멸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닙니다. 강이 죽으면 결국 강에 기대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 인간도 살 수가 없습니다.

4대강 청문회를 열어야 합니다

24일 오전 충남 세종시 금강 세종보 하류에 있는 마리나 선착장에 실지렁이가 보이고 있다. 실지렁이는 환경부가 정한 환경오염 최하위 등급인 4등급 지표종이다.
 24일 오전 충남 세종시 금강 세종보 하류에 있는 마리나 선착장에 실지렁이가 보이고 있다. 실지렁이는 환경부가 정한 환경오염 최하위 등급인 4등급 지표종이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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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은 한반도의 젖줄이자 혈맥입니다. 국토의 혈맥이 막혀 있는데, 그 국토가 온전한 기능을 할 수 있을까요? 그 위의 인간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또 4대강은 인간으로 치면 인체의 대동맥입니다. 그 대동맥이 지금 막혀 있습니다. 피가 순환하지 않고 있습니다. 생명체에 피가 돌지 못하면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누가 낙동강을 이렇게 만들었나요? 국민의 절대다수가 반대했지만 4대강 사업을 강행한 이명박씨, 당신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당신이 훈포장을 준 4대강 공신들이 모두 불려 나와 그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4대강 사업을 심판하는 청문회가 열려야 이 지긋지긋한 죽음의 행렬을 멈출 수 있습니다.

우리 '4대강 독립군'은 당신을 청문회장에 세우는 그 날까지 멈추지 않겠습니다. 4대강의 안타까운 죽음의 현장을 고발하고, 4대강 사업의 추악한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이게 정의이고 상식입니다. 이 길에 수많은 시민들이 응원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누리꾼이 '좋은 기사 원고료'와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에게도 부탁드립니다. 현재(1일 오전 9시) 4대강 독립군에게 전달하는 '좋은 기사 원고료'는 목표액의 68%인 2054만8000원이 모였습니다. 1339명이 1000원부터 10만 원에 이르기까지 4대강 청문회에 대한 마음을 모아주셨습니다. 또 청문회 청원 서명은 6672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좀 더 많은 분들이 이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카톡이나 페이스북으로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캠페인 페이지에 링크를 전파해주셨으면 합니다.

4대강 독립군은 상식이 승리하는 날까지 4대강 문제를 깊이 파헤치고 대안을 만들겠습니다.

[이전 기사 보기] 4대강 청문회를 열자


태그:#4대강 청문회를 열자, #낙동강, #실지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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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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