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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1일 오후 갑을오토텍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는 천안시 중심가에서 가두 선전전을 벌이며 천안 시민들에게 관심을 호소했다.
 8월 31일 오후 갑을오토텍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는 천안시 중심가에서 가두 선전전을 벌이며 천안 시민들에게 관심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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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오토텍 노사갈등으로 노동자들은 가족과 본의 아니게 이별한 상태다. 이러자 가족들은 단문 메시지 서비스인 카카오톡에 이른바 '단톡'방을 만들고 아는 이들을 알음알음 초대했다. 갑을오토텍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는 이렇게 꾸려졌다.

가대위는 노사갈등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노동청 천안치정, 아산경찰서,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등 관할 관청을 빠짐없이 찾아다니며 사정을 호소했다.

8월 31일 오후 갑을오토텍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는 천안시 중심가에서 가두 선전전을 벌이며 천안 8시민들에게 관심을 호소했다.
 8월 31일 오후 갑을오토텍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는 천안시 중심가에서 가두 선전전을 벌이며 천안 8시민들에게 관심을 호소했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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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31일, 천안은 아침부터 빗줄기가 강하게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 네 명의 가대위 회원들은 비에 아랑곳 하지 않고 천안지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이들은 "사측의 노조파괴 공작에 대형로펌인 '김&장'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검찰이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검찰을 성토했다. 이 가운데 A씨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대위)는 법원만 아니라 노동청에서도 매일 시위를 벌인다. 아빠들이 김&장이 개입한 증거를 확보해 검찰, 노동청 등 관계 기관에 전해줬다. 그럼에도 이들 기관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다. 이곳에서 시위를 하다보면 지나는 분들이 격려를 해주신다. 그러나 정작 반응해야 할 검사들은 눈길도 주지 않고 가버린다."

이날 기준 갑을오토텍 사측의 직장폐쇄는 37일째, 그리고 직장폐쇄 이전 노사분규는 52일째다. A씨는 갈등이 길어지는 이유로 사측의 대체생산을 지목했다.

"지난해에는 (갈등이) 3주 만에 해결됐다. 납품업체인 현대자동차가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이야기가 다르다. 사측이 미리 다 준비해 놓았다. 한 예로 지난 해 사측은 관리직을 많이 채용했다. 현재 갑을오토텍 생산직 노동자수가 400여 명 수준인데 관리직이 250여 명이다. 노동청도 관리직이 많다는 점을 인정했다. 알아보니 사측은 관리직을 채용할 때 '현장에서 일할 수 있겠냐?'고 물었단다.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사측의 노조파괴와 불법채용을 관계기관이 수사해 줬으면 좋겠다."

갑을오토텍 투쟁은 생존권을 위한 싸움

8월 31일 오후 갑을오토텍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는 천안시 중심가에서 가두 선전전을 벌이며 천안 시민들에게 관심을 호소했다.
 8월 31일 오후 갑을오토텍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는 천안시 중심가에서 가두 선전전을 벌이며 천안 시민들에게 관심을 호소했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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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1일 오후 갑을오토텍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는 천안시 중심가에서 가두 선전전을 벌이며 천안 시민들에게 관심을 호소했다.
 8월 31일 오후 갑을오토텍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는 천안시 중심가에서 가두 선전전을 벌이며 천안 시민들에게 관심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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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대위는 이날 오후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천안시 중심가인 종합터미널 앞에서 '사태해결은 폭력이 아닌 교섭', '불법직장폐쇄 철회', '폭력을 멈추라'는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가두 선전전을 벌였다. 가대위 김미순 위원장은 지나는 시민들에게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연봉 8400만 원이라 불리는 귀족노조 조합원 아내 김미순입니다. 저는 정말로 우리 아이 아빠가 다른 주머니를 찼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다음에 드는 생각은 그럼 8400만 원은 두들겨 맞아도 되고, 피 흘려도 되고, 살인의 위협을 느껴도 경찰이 보호하지 않아도 되냐는 것이었습니다. (중략)

현혹되지 말았으면 합니다. 8400만 원이란 말을 떠들썩하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보수언론과 경영진들이 나서서 다투듯이 연봉을 부풀리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노동자들의 삶과 생명을 지키는 투쟁을 깎아 내리고, 탄압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언론이 이야기하고 경영진들이 이야기하는 귀족노조니 밥그릇 싸움이니 이런 말들에 현혹되어선 안 됩니다. 우리 아빠들, 죽을 뻔 했고 가까스로 자기 목숨 지켜낸 지 1년입니다. 또 거리로 내몰겠다고 경영진들이 불법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게 어떻게 밥그릇 싸움입니까?"

이런 움직임에도 갑을오토텍 사측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양새다. 지난 25일 갑을오토텍 관리직 사원 150여 명은 서울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임 이철성 경찰청장에게 "700여 명의 임직원과 협력업체 1만9천여 명의 가족들을 위해 신속한 공권력 투입으로 회사의 생존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노조의 파업으로 400억의 생산차질이 생겼다는 게 사측의 주장이다.

사측은 또 관리직 사원의 대체생산이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민수 이사는 지난 8월 21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심지어 숙련도가 떨어지는 관리직 직원이 대체생산을 하는 것이 더 생산성이 높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 갑을오토텍 지회(아래 지회)와 가대위는 '생존권 투쟁'이라고 맞섰다. 김미순 가대위 위원장은 천안시민들에게 "지금 저지해야 할 대상은 경영진이며, 그들의 몰지각한 노조파괴 불법행위이며, 삶을 짓밟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호소했다.

일단 공권력 투입 가능성은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이철성 신임 경찰청장이 지난 8월 2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어느 일방, 사측의 이야기만 듣고 들어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지회는 '사측이 폐업이란 극단적 선택을 할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8월 31일 갑을오토텍 가대위의 거리 선전전에는 정의당이 정당연설회를 열고 이들을 지원했다. 이날 연설회엔 이정미 의원이 참석해 천안시민들에게 관심을 호소했다.
 8월 31일 갑을오토텍 가대위의 거리 선전전에는 정의당이 정당연설회를 열고 이들을 지원했다. 이날 연설회엔 이정미 의원이 참석해 천안시민들에게 관심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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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가대위의 거리 선전전에는 정의당이 정당연설회를 열고 이들을 지원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갑을오토텍은 경영진이 다섯 번 바뀌었지만 매년 성장해 왔다, 이는 20년 넘게 현장을 묵묵히 지켜온 노동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 뒤 "그런데도 사측은 노동자들을 내쫓을 궁리만 한다"며 사측을 질타했다.

이어 "여기 거리에 나온 가대위 회원들은 천안 시민이고 여러분들의 이웃이다, 이분들이 어떻게 부당한 일을 당하고 있는지 귀 기울여 주고 바로잡아야 한다는 여론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태그:#갑을오토텍, #가족대책위원회, #대체근로,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청, #이정미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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