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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서울 사옥.
 한진해운 서울 사옥.
ⓒ 한진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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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선사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한진해운은 31일 오후 4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개시를 신청했다. 서울지법은 한진해운 법정관리를 파산6부에 배당하고 이날 저녁 한진해운 임원 등을 불러모아 회생절차를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1일에는 서울 한진해운 본사와 부산 신항만 등을 찾아 현장 검증과 대표자 심문에도 나서는 등 최대한 신속하게 기업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법원은 한진해운이 국내 해운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그 파급효과를 고려해 회생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한진해운이 청산 절차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진해운이 계속 운영하기보다 정리했을 때 얻는 가치가 더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도 사실상 청산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앞서 한진해운의 채권단도 30일 회의를 통해 만장일치로 신규자금 지원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더 돈을 들여 봤자 한진해운이 회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는 말이다.  

이러한 우려에 벌써부터 해외에서는 한진해운의 선박을 가압류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31일에는 한진해운의 컨테이너선 '한진로마'가 싱가포르 항구에 가압류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독일 선주사의 요청을 받은 싱가포르 법원이 가압류를 결정하면서 이 같은 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해외 주요 항구에서는 접안비용 등의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 하에 한진해운 선박의 입항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국내 관련 업계의 파장도 만만치 않다. 특히 부산 지역 경제가 깊은 시름에 빠졌다. 한진해운이 부산을 거점으로 성장해온 만큼 관련 산업에 미칠 악영향이 현실화되고 있다. 부산시가 나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이다. 지역 경제계와 시민사회단체까지 나서 유동성 자금 확보를 통한 회생을 주문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

직격탄 맞은 부산지역 경제... 한진해운 회생 촉구

한진해운 부산 감만터미널.
 한진해운 부산 감만터미널.
ⓒ 한진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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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경제계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관련 업계에 도미노처럼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환적화물 감소 등으로 부산항의 매출이 7~8조 원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량 실직사태도 걱정거리다.

31일 부산시는 바쁘게 움직였다. '부산항 해운항만·물류 비상대응반'을 운영해온 부산시는 관련 업체들의 자금 유동성 지원과 고용 안전 대책을 짜느라 분주했다. 서병수 부산시장도 이날 오후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해운 사태에 대한 부산시의 입장을 직접 밝혔다.

서 시장은 "국내 1위의 대표적인 국적 선사인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서 시장은 채권단과 정부가 한진해운 문제의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 시장은 정부에는 "실효성 있고 강력한 항만 물류 지원 종합대책을 적극 추진해 달라"고 부탁했다. 더불어 금융지원과 실업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는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을 끊기로 한 채권단을 비판하고 있다. 부산항을사랑하는시민모임 등 20여 개 단체는 31일 성명을 내고 "각계각층의 우려가 들끓었음에도 불구하고 걱정과 우려에 대한 한마디 해명 없이 (지원 중단) 결정을 내리는 무책임함에 가슴 깊이 절망하고 분을 참을 수 없다"고 밝혔다.

지역 상공계는 유동성 자금 지원을 촉구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이날 따로 공식 입장을 내고 금융권 채권단에 "해운업의 산업적 특성을 반영한 탄력적인 유동성 지원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자금 지원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부산시도 그동안 부산항만공사, 금융계와 함께 2000~3000억 원 규모의 자금 지원도 논의해왔지만, 한진해운의 회생 가능성이 낮은 시점이라 섣불리 돈을 풀지 못했다.

일단 지역 상공계와 시민단체는 '한진해운살리기시민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범시민결의대회를 진행하는 등 사태의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힘을 모아나간다는 계획이다.


태그:#한진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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