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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 '청춘의 꿈'인 '헬조선'... 취업 기숙학원 알아보니

지난 8월 22일 한 언론은 극심한 취업난으로 인기인 취업 기숙학원의 성행 실태를 전했다. 이 보도로 촉발된 기숙학원의 실태는 각 방송에서 앞다투어 주요 뉴스로 다뤘다. 기사에 따르면, 수능 재수생 중심이었던 기숙학원이 이제는 경찰·소방 공무원 준비는 물론 의학전문대학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원으로까지 발전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이런 취업 기숙학원은 '스파르타식'으로 하루 24시간 규율이 대입학원보다 더 엄격해 휴대전화 사용이나 이성 교제 시에는 퇴출까지 각오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 기사에 달린 2000여 개의 댓글 중 추천 순위에 오른 댓글 하나가 유독 눈에 띈다.

"이렇게 인간 본성까지 정서적으로 제한당하며 공무원 준비를 하니, 정작 되고 나서는 보상 차원에서 업무는 뒷전이고 연금에 수당 챙길 궁리만 하고 비리에도 한없이 약해지는 것은 아닌가?"

그랬다. 외박도 한 달에 고작 한두 번, 젊은 청춘들이 이런 창살 없는 감옥생활을 자처하는 건 그만큼 취업이 간절하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최근에 '철밥통'을 꿈꾸며 수백 명의 원생들이 기숙하며 공부한다는 유명 기숙학원의 실태를 알아봤다.

'휴대전화 NO, 인터넷 NO, 이성 교제 NO, 유흥 NO….' 이것은 육군사관학교의 규율이 아니다. 지난 2014년 개원한 한 공무원시험 기숙학원에서 엄격하게 내세우는 4무(無) 원칙이다. 최근엔 사관학교도 생도의 이성 교제에 대한 예규 완화를 검토하는 추세지만, 이 기숙학원만큼은 이 규율을 어기면 어김없이 나가야 한다.

'OO 공무원 양성원'의 경우, 학원 내 이성 교제 시 1회 경고 후 시정되지 않으면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퇴소가 원칙. 인터넷사용이나 음주 등 정해진 규칙을 어겼을 경우에도 벌점은 물론 벌금에 퇴소까지 각오해야 한다. 이러한 기숙학원에서는 규정을 어겨 강제 퇴소 때에는 환급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수험생 스스로 이러한 것들을 모두 감수하고 스스로 입소했을 테지만, 이런 과도한 규제는 독려 차원이라고 보기엔 오히려 자율성 침해가 더 우려되는 부분이었다. 한 달 숙식비를 포함 수강료도 학원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적게는 70만 원대에서 수백만 원까지 달했다.

대부분 유명강사를 초빙하여 수업을 진행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체육관, 잔디 구장, 트레이닝 센터까지 갖춘 아파트형 공무원 기숙학원까지 등장했다. 누리집의 커뮤니티에는 합격자들의 수기가 넘쳐난다.

오죽하면 합격을 위한 일념으로 사생활까지 포기하고 기숙학원까지 갔겠냐 싶지만, 청년들이 공무원을 선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안정적 일자리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수당을 합친 공무원의 평균 연봉은 직장인보다 훨씬 높을 뿐 아니라, 정년보장에 은퇴 후 일반연금보다 많은 공무원연금까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기숙학원에까지 청춘을 바치며 합격한 수험생들로부터 숭고한 공무원관과 사명감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일까. 규율 속에서 오로지 시험준비에만 매달려 합격 노하우만 전수한 수험생에게서 애초에 국민을 위한 존중과 배려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이 모든 현실은 전적으로 신분 상승과 권력의 통로가 되는 듯한 '착각'을 심어준 기성세대의 탓이다.

어느 공무원의 말처럼 '99%의 개·돼지'가 아닌 한국사회 1%가 되기 위해 청춘의 모든 것을 다 바쳐야 하는 '헬조선'의 불편한 현실이 안타깝다. 공무원의 길이 '청춘의 꿈'이 되는 이 사회에서 창조도 변혁도 결코 불가능하다.

"인간은 평생 공부한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공부가 '무엇'이며,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는 공부하지 않는다. (중략) 그리고 가능하다면 자신이 지금 공부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의식하고, 목적을 중심으로 공부할 것을 권한다." - 천재들의 공부법(조병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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