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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불은 위험하다!

소듐고속로와 사횽후핵연료 재처리 연구 중단해야
16.08.30 18:24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지난 5월 산업통상부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현재 각 핵발전소내에 임시저장되고 있는 사용후 핵연료의 처분부지를 2028년까지 확보한다는 게 골자인데 한마디로 그때까지 미룬다는 내용이다. 당장 2019년부터 월성핵발전소부터 시작하여 발전소내 임시저장소가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는데 또다시 미룬다는 것은 정부의 책임감 없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으며 또한 그만큼 사용후 핵연료 처리문제가 우리 힘으로 해결하기 힘들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전의 원자력연구소에서는 사용후 핵연료의 영구보관 기간을 줄이고(10만년보관->300년보관 : 플루토늄과 아메리슘 등의 수명이 긴 방사성폐기물을 소듐고속로에서 태워버려 보관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 사용후 핵연료를 재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재처리한 사용후 핵연료를 소듐고속로에서 원료로 사용)하여 사용후 핵연료 문제를 해결한다며 파이로 프로세싱 실험과 소듐고속로 개발 실험 등을 시행한다고 한다.

대전의 원자력 연구소 원자력 연구소 간판 ⓒ 이경호

이 지점에서 그 주장의 사실여부와 소듐고속로가 무엇인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소듐고속증식로'란 원자로 종류의 하나로써 일반 원자로의 경우에는 2~5% 우라늄-235를 원료로 하며 냉각제와 감속제로 물을 사용하여 감속 중성자를 만들어 우라늄-235와 충돌시켜 핵분열을 시키는 반면에 소듐고속증식로의 경우에는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후 만들어진 MOX(플루토늄-239 + 우라늄-238의 혼합체)를 원료로 하며 냉각제로 액체상태의 소듐(나트륨)을 사용하고 고속중성자를 플루토늄에 충돌시켜 핵분열을 일으키는 원리이다.

또한 이론상으로는 고속중성자가 MOX에 함께 들어있는 우라늄-238에 충돌하여 플루토늄-239를 지속적으로 증식시킬 수 있으며 이 플루토늄이 다시 핵분열을 일으켜서 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다. 그래서 고속로찬성론자들은 이 고속로를 한번 원료를 넣으면 수십년동안 계속 운전할 수 있다며 꿈의 원자로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소듐원자로의 경우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로 소듐의 위험성, 즉 소듐은 120도 고온(고속로내에서 소듐은 500도로 유지된다.)일 경우 공기중에서 자연 발화되며 물과 반응하면 폭발을 일으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소듐은 다루기 힘들고 화재 발생시 물로도 진압을 할 수 없어 후쿠시마 사태와 같은 비상사태가 발생할 때에도 대처방법이 없다. 또한 액체소듐은 불투명해서 원자로 내에서 사고가 발생시 육안으로 볼 수가 없어 대응을 하기가 무척 힘들다. 일례로 일본에서 개발된 몬주 고속로는 소듐폭발사고로 수년간 정지되었고 재가동 하자마자 원자로내 운반장치의 낙하사고로 다시 정지되었으며 이 낙하사고는 불투명한 소듐내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사고를 처리하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현재까지도 몬주고속로는 운행정지 상태이며 언제 재가동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하루유지비만 5000만엔 이상이 투입되고 있다고 한다.

두 번째 위험은 플루토늄의 높은 방사능이다. 만약 소듐 원자로의 사고로 플루토늄이 노출될 때에는 우라늄보다 수만배의 방사능이 방출되는 재앙을 맞이하게 된다. 플루토늄은 0.26mg만 흡입해도 사망에 이르는 방사능을 가지고 있으며 사고로 노출된 소듐에도 고농도의 방사능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고속로 작업자들의 안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세 번째로는 고속중성자로 인한 문제이다. 고속로의 용기는 고속중성자의 지속적인 충격으로 훨씬 빨리 노후화되며 그만큼 방사능 누출의 가능성이 높다. 또한 고속중성자로 인한 핵분열 폭주 가능성이 높으며 일반 원자로는 제어봉과 붕소수로 핵반응을 제어할 수 있지만 고속로에서는 제어봉만으로 제어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고속로 개발론자들이 이야기 하는 주장중 '고속로내 플루토늄의 자체증식 후 핵분열 원료로 사용'은 현실화되기 힘들다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라늄-238이 플루토늄-239로 증식까지는 가능하나 바로 원자로에서 핵분열을 일으킬 수 없으며 고속로에서 생성된 플루토늄-239를 꺼내어 재처리과정을 거쳐야만 다시 고속로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장반감기 핵종을 소각시켜 사용후 핵폐기물 처리에 유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아직 정확한 실험결과도 없을뿐더러 소각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소각후 나오는 다른 핵폐기물총량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영구처리 해야 되는 부지를 확보하는 것은 현재상황과 별반 차이가 없게 된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수조원의 비용을 들여 고속로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또 하나의 4대강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체르노빌 30주기 탈핵 기자회견 모습 지난 4월 26일 대전시청압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모습 ⓒ 이경호

일본, 프랑스, 미국, 영국, 독일 등 기존 기술보유국에서는 지난 60여년간 고속로 개발에 10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도 결국엔 모든 사업을 포기하고 마무리 지었다. 현재는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운전과 연구가 중단 상태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위험하고 경제성마저도 떨어져 연구할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원전 선진국들이 포기한 사업을 다시 원점에서 연구한다는 것, 과연 현명한 판단인지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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