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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에 양배추와 계란을 듬뿍 넣어 상큼함과 부드러움이 동시에 느껴진다.
 샌드위치에 양배추와 계란을 듬뿍 넣어 상큼함과 부드러움이 동시에 느껴진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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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을 찾는 묘미는 먹거리에 있다. 시장을 기웃거리며 이것저것 구경하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지만 무엇보다 그 으뜸은 맛있는 먹거리를 찾는 것이다. 어린 시절 읍내에 가는 엄마를 따라 나선 이유도, 5일장에 간 엄마를 동구 밖에서 무작정 기다렸던 이유도, 이제와 생각해보면 다 맛난 먹거리 때문이었다.

여수 진남시장이다. 한참을 시장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걷다 문득 걸음을 멈췄다. 번철 위에 놓인 샌드위치가 발길을 붙든 것이다. 고것 참 맛나게도 생겼다. 아주머니에게 샌드위치 한 개를 부탁했다.

샌드위치 한 개 손에 쥐고 덥석 한입... 그 느낌 그대로

샌드위치 한 개를 손에 쥐고 덥석 한입 깨물었다.
 샌드위치 한 개를 손에 쥐고 덥석 한입 깨물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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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가 참 맛나게 생겼습니다. 가게 한 지 오래 되셨나 봐요."
"우리집 김밥도 맛있어요. 시장에 소문났답니다. 샌드위치는 한 3년 되었습니다."

샌드위치(토스트) 한 개(2000원)를 손에 쥐고 덥석 한입 깨물었다. 풍부한 양배추의 상큼함과 부드러운 빵의 식감이 물씬 느껴진다. 처음 봤던 그 느낌 그대로다, 맛있어서 기억해두려고 아주머니에게 샌드위치 가게 이름을 물었다. 그런데 별다른 이름이 없단다. 그냥 제일횟집이라며 횟집 간판을 손으로 가리킨다.

"이거 맛있는데요, 샌드위치 가게 이름이 뭐예요."
"가게 이름이 없어요. 그냥 제일횟집이에요."

아주머니는 횟집 앞에서 빵을 구워 샌드위치를 만들고 김밥을 말고 있었다.
 아주머니는 횟집 앞에서 빵을 구워 샌드위치를 만들고 김밥을 말고 있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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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것 참 맛나게도 생겼다.
 고것 참 맛나게도 생겼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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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담긴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어린 시절 행복했던 순간을 잠시 떠올려본다.
 추억이 담긴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어린 시절 행복했던 순간을 잠시 떠올려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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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는 횟집 앞에서 빵을 구워 샌드위치를 만들고 김밥을 말고 있었다. 김밥도 맛있다며 사가라고 했지만 점심을 먹은 지 얼마 안 되어 다음을 기약했다. 그만 샌드위치에 필이 꽂혀 샌드위치만 맛을 본 것이다.

오랜만에 맛본 샌드위치에서 어린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오른다. 언제 올지도 모르는 5일장에 간 엄마를 동구 밖에서 한없이 기다렸던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도, 샌드위치를 처음 맛봤을 때의 그 신선한 충격도... 모든 것이 다 새롭고 아름답다.

가끔은 이렇게 시장 길거리에서 주전부리도 하고 살자. 한 달에 한두 번쯤은 재래시장을 찾아가 우리네 이웃들의 사는 모습도 엿보고 그들과 함께 살가운 얘기도 나누며 살자. 추억이 담긴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어린 시절 행복했던 순간을 잠시 떠올려본다.

참 먹음직한 샌드위치에서 어린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오른다.
 참 먹음직한 샌드위치에서 어린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오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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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진남시장 제일횟집이다.
 여수 진남시장 제일횟집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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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여수 진남시장, #샌드위치, #재래시장, #맛돌이, #제일횟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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