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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치원과 초ㆍ중ㆍ고교 전체 교사의 10%를 넘는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기간제 교사에 대한 차별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 지 오래다. 이는 인천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기간제 교사는 정규직 교사의 휴직ㆍ파견ㆍ연수ㆍ정직ㆍ직위해제 등으로 결원이 생기거나 특정 교과를 한시적으로 담당하는 교사가 필요할 때 기한을 정해 채용한 사람(=교사자격증 소유자)을 말한다. 특히 육아휴직 교사가 늘면서 기간제 교사 채용이 늘고 있다.

기간제 교사는 담임을 맡거나 담당 업무를 부여받는 등, 정교사와 다르지 않는 일을 한다. 그러나 상당한 차별을 받고 있고, 계약기간이 잘 안 지켜지면서 신분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시사인천>은 인천지역 기간제 교사들을 만나 차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개선해야할 사안을 두 차례에 걸쳐 보도하고자 한다. - 기자 말

인천에서 기간제 교사로 4년 정도 일하고 있는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고 계약기간 도중 학교를 그만뒀다.

올해 1학기 때 계약을 맺고 근무하던 학교에서 계약기간 중간에 채용 시 공고한 내용과 다르게 계약하자고 했기 때문이다. 채용 시 '여름방학을 제외한 1학기와 2학기(내년 2월까지)로 나눠 계약한다'고 공고했는데, '여름방학을 포함해 올해 12월까지만 계약하겠다'고 여름방학을 며칠 앞두고 통보한 것이다.

A씨는 출산휴가(3개월)를 받은 교사 대신 기간제로 채용됐는데, 해당 교사가 '1학기 출산 휴가를 하고 여름방학에 복직했다가 다시 2학기에 휴직하겠다'고 했다가, 갑자기 '여름방학에 복직하지 않고 계속 휴직하다가 12월에 복직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새 학기를 3월에 시작하는 학교에서 1~2월에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는 경우가 없어, A씨는 1~2월을 무조건 쉴 수밖에 없다. 두 달을 쉬어야하고, 설 상여금도 못 받는 등의 금전적 손해도 있지만, 학기말(2월)까지 마치면 다음에 계약하기가 좋은 터라, 그만 두고 나왔다.

A씨는 "수업이 없는 방학기간에는 기간제 교사에게 월급을 주기 싫어서 방학을 제외하고 쪼개기 계약을 한다"며 "이뿐 아니라, 방학기간에는 수업하지 않으면서 월급을 받을 수 있으니 휴직했다가 방학기간만 복직해 월급을 챙겨가는 정교사들 때문에 쪼개기 계약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서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려면 1년 단위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그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에 인사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학생들도 학기 중간에 가르치는 교사가 바뀌거나 담임이 바뀌면 생활기록부 작성 등에서 불이익을 볼 텐데,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간 강사로 일하고 있는 B씨는 8월 31일까지 일하기로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19일까지만 일을 해달라'는 연락을 이틀 전에 받았다. 이렇게 계약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중간에 일방적으로 '그만 나와 달라'는 통보를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B씨는 말했다.

기간제 교사 C씨는 "학생들과 여름방학 때 좋은 체험학습장을 가기로 약속했는데, 방학기간에는 (기간제 교사로) 계약이 돼있지 않다보니 학교의 허락이 나지 않아 학생들과 한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고 답답했던 사연을 털어놨다.

기간제 교사 D씨는 학생들에게 기간제 교사로 낙인이 찍혀 담임교사를 맡고 있음에도 지도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학교가 홈페이지에 '기간제 교사 모집' 공고를 냈고, 정교사들의 말실수 등으로 학기 초부터 기간제 교사로 알려지면서 학생들을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담임교사들은 보통 학기 초에 학생들을 어떻게 장악하느냐로 1년간 지도를 잘 하느냐 못하느냐를 판가름 하는데, 기간제 교사임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이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이다.

D씨는 "기간제 교사임이 알려지면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그럼에도 학교가 고의는 아니지만 홈페이지에 기간제 모집 공고를 올려 기간제 교사임이 알려지게 하거나 학기 초 학생들과 인사를 할 때 기간제 교사라고 소개하는 경우엔 난감하다"고 말했다.

기간제 교사들은 학교의 쪼개기 계약, 학생들에게 기간제 교사임이 명시되면서 지도의 어려움, 방학기간 계약이 돼있을 때 부당한 근무를 강요하는 문제 등을 주요하게 개선해야할 점으로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http://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태그:#기간제 교사, #인천시교육청, #쪼개기 계약, #정규직 교사, #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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