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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6일 MBC 뉴스데스크가 살인진드기가 길고양이서 발견됐다며, 길고양이와 사람 간에도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다음 아고라에선 악의적인 편집이라며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청원이 벌어지고 있다. 8월 30일 오전 10시 46분 현재 7972명이 서명했다.
 8월 26일 MBC 뉴스데스크가 살인진드기가 길고양이서 발견됐다며, 길고양이와 사람 간에도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다음 아고라에선 악의적인 편집이라며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청원이 벌어지고 있다. 8월 30일 오전 10시 46분 현재 7972명이 서명했다.
ⓒ 다음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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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6일, MBC 뉴스데스크는 '살인진드기, 길고양이서 발견'이라는 헤드라인으로 진드기를 통해 옮는 위험한 바이러스에 대한 보도를 내보냈다. 일명 '살인진드기'란 야생 참진드기 중 0.5%가 치명적인 SFTS 바이러스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FTS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으로 혈소판과 백혈구가 감소하는 증상이 나타나며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어 치사율이 약 30%에 달하는 위험한 질병이다.

서울시에서는 이 진드기의 서식지를 찾기 위해 길고양이의 중성화 사업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중성화수술(TNR)을 하려고 포획한 길고양이의 SFTS 감염 여부를 확인해 진드기 서식지를 찾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양이에게도,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는 이 진드기 바이러스에 대한 MBC의 보도는 "사람전파 가능성 우려"라는 자막으로 마치 길고양이가 살인진드기의 숙주이며 고양이가 사람에게 접촉할 경우 위험하다는 뉘앙스로 전달돼 현재 많은 애묘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보도 이후, '길고양이가 사람에게 위험하니 잡아 없애야 한다', '우리 동네에 만질 수 있는 길고양이가 있는데 어디다 신고해야 잡아가냐'는 등의 의견이 일고 있는 탓이다. 정말 길고양이가 사람에게 위험 요소인 걸까?

서울대 연구팀은 '동물과 사람 사이의 전염사례는 아직 없다'고 언급했으며 참진드기 중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참진드기는 0.5%로 매우 낮다. 물론 SFTS가 치명적인 질병인 것은 분명하지만 길고양이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겨 위험에 빠뜨린다는 것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다.

MBC 보도에서도 역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염 사례에 대해서는 언급했으나 '고양이에서 사람'으로의 감염에 대한 근거는 밝히지 못했다. 현재 한국고양이보호협회에서는 이러한 보도가 길고양이에 대한 혐오감을 조성하는 악의적 편집이라고 주장하며 정정 보도를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MBC 뉴스 시청자 게시판에도 '길고양이에 대한 마녀사냥을 중지하라'는 정정 보도 요청이 다수 올라왔다.

그렇지 않아도 고양이는 임산부가 키우면 아이를 유산할 수 있다는 억울한 누명에서 아직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양이의 배변을 통해 배출되는 기생충의 일종인 '톡소플라즈마'는 사실상 사람에게 감염될 확률이 거의 없으며, 오히려 덜 익힌 고기나 씻지 않은 채소 등으로 감염될 확률이 더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사실이 알려지며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졌고, 임신을 하면 고양이를 버리는 경우도 많다.

마찬가지로 길고양이의 존재 자체가 사람에게 SFTS를 옮겨 위험하다는 식의 보도는 사실 여부와 달리 길고양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조장할 수 있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들 역시 살인진드기를 노출시키는 것으로 공격받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위험한 참진드기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기 위해서는 풀숲에서 긴 옷을 입고, 풀숲 위에 옷을 내려놓거나 눕는 행동을 자제하는 예방법을 알리는 것이 더욱 합리적일 것으로 보인다.


태그:#길고양이, #살인진드기,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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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개 고양이 집사입니다 :) sogon_about@naver.com

공연소식, 문화계 동향, 서평, 영화 이야기 등 문화 위주 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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