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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김밥 프랜차이즈에 대한 쟁점은 정말 많다. 쌀, 참기름, 단무지, 당근 등등. (상기 이미지는 자료사진으로 기사 내 언급된 김밥과는 무관합니다)
 이 김밥 프랜차이즈에 대한 쟁점은 정말 많다. 쌀, 참기름, 단무지, 당근 등등. (상기 이미지는 자료사진으로 기사 내 언급된 김밥과는 무관합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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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한 프리미엄 김밥 프랜차이즈 B 분당ㅎ점. 영업을 끝낸 밤 11시, 그동안 매장 오픈하느라 제대로 한자리에 모이지도 못했던 가족들이 케이크 위 초에 불을 붙이고 함께 소원을 빌었다.

2014년 11월 김밥집 영업을 개시했다. 난생처음 해보는 장사였다. 하루 250여만 원의 매출, 게다가 12월 초 김밥집 메뉴가 방송을 타면서 인기를 끌었고, 없어서 못팔 정도로 흥했다.

26년가량 직장생활을 마치고 불안했던 미래. 고생스럽지만, 이렇게 열심히 일하면 곧 안정을 되찾고 제2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시작할 것만 같았다.

매장 운영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겼는데, 2월부터 소위 '오픈빨'이 사라지며 매출이 줄기 시작했다. 덩덜아 시간적 여유도 생겨 인근 점주들과 연락하면서 본사 행태에 대한 의문이 싹트기 시작했다.

"왜 기존의 좋은 쌀을 왜 변경했지?"
"매출은 높은데 왜 통장에 돈은 없지?"
"왜 말도 안 되는 걸 강제로 사용하라고 하지?"

이런 이야기가 오갔다. 이런 질문을 본사에 해도 돌아오는 답변은...

"본사 정책입니다. 위반하면 계약해지됩니다."

그후 여름철에 맞는 신메뉴가 필요하다는 요청은 묵살됐다. 식재료에 컴플레인을 걸면 "점주님만 그러세요"라고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매출은 점점 더 하락해 본사에 대한 불신이 쌓여가고 있었다.

통장 잔고는 가난해지는데, 광고비를 강제 청구한다고?

그러던 2015년 12월 중순. 본사 담당자로 부터 광고비를 2016년 1년간 38만 원씩 매월 걷을 것이고, 동의하든 안 하든 강제로 청구한다는 전화 연락을 받게 됐다. 전화를 받은 나는 분노가 폭발해 본사의 '갑질'에 대응하기 위해 가맹점협의회를 조직하기로 마음먹었다. 2015년 12월 말 네이버 밴드를 만들고, 전화 연락을 통해 전국 가맹점주들을 한 데 모아 소통이 가능토록 했다. 그리고 2016녀 1월, 총회를 거쳐 협의회를 정식 발족시켰다.

소통이 시작된다. 거의 모든 점주들이 본사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해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2015년부터 아무런 공지 없이 사용을 강요하고 내용증명을 남발했던 참기름이 프리미엄 김밥집 OOO 대표가 만든 회사로 업체 변경된 일과 게다가 씻어 나왔다고 선전했던 쌀이 바람으로 털어서 나온 쌀이었고, 게다가 언론에 좋은 벼라고 홍보해놓고 혼합미를 제공해왔다는 주장도 접할 수 있었다. 가맹점주들은 분노했다.

결국 가맹점주들은 경기도 불공정 상담센터에 방문해 집단 민원을 제출하고, 3월 말에는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언론에 우리의 억울함을 알리고, 공정위에 신고했다.

"폭력 말고 상생"는 대표... "이미 지속적으로 한 얘기, 왜 안 바뀌나"라는 점주

언론 보도가 나간 뒤 업체 대표는 SNS를 통해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공장을 만들어 젊은 직원들이 참기름 짜는 걸 눈으로 확인하고 내보낸다" "오가닉 친환경 식품기업과 손잡고 훌륭한 철학을 가진 쌀을 납품받는다" "폭력적인 대화보다 상생하는 대화를 환영한다"라면서 억울해 했다.

하지만, 이를 본 다른 점주는 "지역의 전통 있는 장인이 짠 참기름을 납품한다고 해놓고선 공지 없이 수도권에 있는 한 공장에서 참기름을 생산하더라, 하지만 우리는 매장에 전통 방식 참기름 사진을 걸어놓고 있다" "참기름 공장 견학을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본사는 묵묵부답이다" "두 차례에 걸쳐 쌀 업체가 변경됐고, 바람에 씻은 쌀이라고 하더니 업체 홈페이지에는 '두어 번 씻어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해놨다, 본사의 설명과는 앞뒤가 맞지 않았다" "본사 교육자료에 가맹점주는 악당으로 묘사됐다, 1년 이상 지속적으로 요구한 것들은 왜 지금까지 바뀌지 않는지 궁금하다" 등의 이야기로 반박했다.

급기야 본사는 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던 나를 2016년 3월 17일 자로 계약해지 한다고 일방 통보해왔다. 나는 생계유지를 위해 계속 영업을 했는데, 본사는 상호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5월 내 손을 들어줘 본사가 부당하게 계약을 해지했음을 인정했다.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의 피해를 보는 건 막아야 겠다는 생각으로 요즘도 지속적으로 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본사 갑질에 대해 대응하고 있고, 본사의 잘못된 생각이 바로 잡힐 때까지 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다. 우리의 행동으로 올바른 가맹사업으로 자리잡길 바라면서 이 글을 적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공모 '나는 자영업자다' 공모글입니다.



태그:#가맹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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